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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7/01 21:23:26
Name Golbaeng-E
Subject 지금 상황에서는 상당히 생뚱맞지만 세레모니에 관한 나의 생각
조용호선수와 박태민선수의 악수 사건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조용호선수는 지금까지 이기든 지든 게임이 끝나고 나면 악수를 청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조용호선수의 독특한 무대 매너이자, 하나의 세레모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승자든 패자든, 자기 자신과 상대 선수와 팬들에게 보여주는 세레모니요.



여러분 프로레슬링 아시죠?
무자비하고 속 시원하면서 코믹한 각본있는 드라마.
그 프로레슬링이 재미있고 흥분되는 이유는 팬들의 환호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 치열한 심리전, 화려한 기술, 격렬한 싸움, 강력하고 눈을 즐겁게 하는 피니셔. 그리고 끝에 이어지는 승자의 세레모니 때문이 아닐까요?
이중 하나만이라도 빠진다면 프로레슬링의 재미는 반감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아시겠지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세레모니를 하면 어떨까요?
이긴 후에도 진 선수와 팬들의 비난을 의식해 속으로만 기뻐하며 굳은 얼굴로 일어나야 할까요?
아니면 승리에 대한 기쁨을 팬들과 함께하며 세레모니를 해야 할까요?
선수의 승리는 경기를 펼친 선수와 소속팀만의 기쁨으로 끝나야 할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팬들과 함께하는 승리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팬카페에 글을 올린다든지, 인터뷰를 한다든지 등.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욱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세레모니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예1)
당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이겼습니다.
그리고 그 선수는 약간 상기된 듯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대기실로 들어갑니다.
진 선수 역시 약간 굳은 표정으로 대기실로 들어갑니다.

예2)
당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이겼습니다.
이긴 선수가 팬들 앞으로 와서 웃음 한번, 혹은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 또는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의 포효를 내지릅니다.
"아~ XXX선수 특유의 세레모니가 또 나왔어요~!"
진 선수는 자신에게 화가 난 표정으로 다시는 패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다짐합니다.
"예, 오늘 YYY선수 이러이러한 플레이가 좀 아쉬웠어요. 다음에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이 자리에 나오기를 바랍니다."

물론 진 선수는 가슴아프겠지요.
게임에서도 졌지만, 하부리그로 떨어질 수도 있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피씨방 예선으로 추락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세레모니가 있다면, 복수심을 갈고닦아서 차기 리그에 진출한 후 복수전을 지명하는 장면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저번에 XXX선수에게 당했던 세레모니를 그대로 돌려주겠습니다."
얼마나 화려하고 통쾌한 장면입니까.



프로라는 수식어가 붙은 스포츠 중에서 세레모니가 없는 스포츠는 없을 것입니다.
축구, 야구, 농구 등등등....
프로가 아니더라도 승자는 당당히 세레모니를 펼칩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세레모니를 한다고 해도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프로게임계에 몸담고 있고, 프로게임팀에 소속되어 있고, 프로게이머 자격을 가진 그들은 이미 "프로"입니다.
선수에게 중요한것은 물론 실력과 매너이지만, 쇼맨쉽도 어느정도 가져준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3줄요약
세레모니를 허용하자.
세레모니에 환호하자.
세레모니를 까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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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어트
05/07/01 21:25
수정 아이콘
전 세레모니 대 찬성입니다.
예전에 어떤분이 이런 글을 쓴걸 본적이 있습니다.

프로게이머 경기를 보고 난후 선수들 표정을 보면 누가 이겼는지 알수가 없다.

아마 다들 공감하실꺼라 생각합니다...
이긴사람이 이긴마음을 직접 표출하지 못하는것만큼 승자에 대한 고문이 있을까요... 물론 진 사람이 보기엔 어쩌면 수치심 마저 느낄지도 모르지만...
진건 진거라 생각합니다. 졌으면 상대방의 세레모니를 보며 언젠간 나도 하고 말겠어... 라고 다짐하는... 그런 자세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한 세레모니는 자신의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지, 상대를 비하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바포메트
05/07/01 21:25
수정 아이콘
흠.. 제 생각에는..

세레모니를 무시해도.. 비난하지말자... (...?)
콧물테란
05/07/01 21:26
수정 아이콘
전태규선수 스타리그로 어서 돌아와주세요 !
크로캅
05/07/01 21:27
수정 아이콘
이런식의 분위기면 세리머니 했다간 매장 당할 것 같은데요.
양정민
05/07/01 21:28
수정 아이콘
전 피터 선수가 방송에 자주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죠...윙크...-_-
랩퍼친구똥퍼
05/07/01 21:29
수정 아이콘
세레모니 좋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전태규선수가 했던걸로 기억되는데 크로스벤와의 세레모니였던가 그런건 안 했으면 합니다.
05/07/01 21:31
수정 아이콘
강도경,김동수 이 두선수가 결승진출을 확정지었을때 세레모니 멋졌었죠...크..
~Checky입니다욧~
05/07/01 21:43
수정 아이콘
부커티처럼 스피너루니를..-_-
05/07/01 22:00
수정 아이콘
저도 매번 생각했는데요 도대체 경기 끝나고 이긴선수가 좋아하는데 왜 욕을 먹어야 하죠 ... 모든 스포츠 통틀어 이기고 좋아하는데 진 선수 생각 못하는 행위라고 비난 하는 경우가 있나요...뭐 개인전이야 그렇다고 쳐도 팀전에서 만큼은 이기고 선수들끼리 환호하는 모습도 보고싶네요 (결승이 아니라도요)
진공두뇌
05/07/01 22:01
수정 아이콘
http://kr.dcinside6.imagesearch.yahoo.com/zb40/zboard.php?id=game_star&page=2&sn1=&divpage=106&banner=&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71753

스갤에 좋은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박태민 선수의 팬은 아니지만 오늘 박태민 선수가 악수를 무시하거나 거부한건 아니니...
(저 글에서 보시다시피 조용호 선수도 친하지 않은 선수에게는 악수를 청하지 않는다는군요)
별 문제 아니라고 봅니다.
스트라포트경
05/07/01 23:00
수정 아이콘
~Checky입니다욧~ //큭큭.. 생각만 해도 웃기네요...최연성 선수가 이기고 스피너루니를...아 진짜 웃길것 같다는....
05/07/01 23:0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어쩔수없는 근엄한 유교적인 우리나라사람이라..
말없는축제
05/07/02 00:29
수정 아이콘
용호선수가 친하지않은사람들에게 악수를 청하지 않는게 아니라 자신이 이겼을때는 상대에게 미안해서 악수를 청하지않는걸로 알고있는데;;
05/07/02 04:45
수정 아이콘
인사나 악수도 세러모니 축에 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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