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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6/03 23:15:06
Name ManG
Subject 골수 정석팬 입장에서 본 Reach VS GoRush
저그 상대로 2 : 7 의 안 좋은 전적을 가지고 있는 '포르테'

'가로' 만 걸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경기 감상 시작.

- 이긴다 이긴다 이긴다 이긴다 -




'가로' 가 나왔다.

- 순간 내 볼은 홍조를 띄고 -




박정석의 프로브가 가로로 정찰을 올거라 예상한 박태민은

프로브의 예상 정찰 경로로 오버로드를 보내지만

박정석은 상대가 '대각' 에 위치할 경우, 준비해 온 다른 전략이 있는 듯

'대각' 방향으로 프로브 정찰을 시작한다.

곧 상대가 '대각' 방향에 있지 않음을 파악한 박정석은 전진 2게이트를 시전.

- 찬스가 올 것 같다 -




당연히 오버로드의 시야에는 프로브가 들어오지 않고,

'세로' 혹은 '대각' 이라면 "12드론 앞마당" 을 준비해 온 박태민.

과감히 앞마당을 시도.

찬스가 왔다.

- 이기면 4강. 지면 듀얼토너먼트로 추락 -




원 질럿, 원 프로브가 박태민 본진으로 난입.

드론은 잡지 못했지만, 드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망다닌 것만으로도 자원 채취에 피해를 줬다고 볼 수 있는 상황.

'차라리 후속 질럿과 합류해서 싸웠으면'

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지만, 이미 지난 상황 어쩔 수 없고.

애초에 전진 게이트로 약간의 압박만을 주고 빠른 멀티를 생각했던 박정석은 앞마당 넥서스 소환.

- 좋아 좋아 괜찮아 괜찮아-




질럿의 압박으로 많은 저글링을 생산한 박태민.

분명히 상황은 박정석 쪽으로 약간 기울어버린 듯 하지만,

그 질럿의 압박 속에서도 라바와 자원을 남기는 모습을 보이더니

박정석의 앞마당 넥서스를 확인한 순간,

순식간에 드론을 확충하여 뒤쳐진 자원 상황을 추격한다.

- 운영의 마술사 박태민 -




그리 빠르지 않은 저그의 테크트리.

그리고 그 저그의 테크트리를 늦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프로토스의 테크트리.

적절한 타이밍의 스타게이트.

그리고 당연히 튀어나오는 커세어.

오버로드 1기를 잡으며 저그 본진으로 난다.

- 아직은 약간 유리하다 -




오버로드를 잡자 마자 저그 본진으로 향해가는 커세어.

입구에 적절한 캐논 갯수.

본진과 앞마당에 적절한 캐논 갯수.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박태민의 오버로드.

저그의 테크를 확인하기 위해 날아가는 커세어.

그리고 잠깐 보여지는 옵저버 화면.

'히드라덴' 과 '스파이어' 두 테크트리가 모두 올라가 있다.

그리고,

그리고 이어져 보여지는 박정석의 개인 화면.

- 어쩔 수 없는 본진 수비. 어쩔 수 없는 자원 낭비 -




저그의 본진이 보이기 시작하며 가까이 있는 '스파이어' 가 커세어의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

분명이 조금 더 들어가서 '히드라덴' 까지 확인해야 할 커세어의 앞머리가.

커세어의 앞머리가.

방향을 틀어 본진 쪽으로 귀환하기 시작.

- 아. 낭패다 -




계속해서 보여지는 박정석의 개인화면.

커세어를 추가 생산하며,

스타게이트를 추가 소환하고,

자원 채취 지역에 캐논을 추가 건설한다.

박성준의 뮤탈리스크에 숱하게 당했던 기억에서 나오는 본능적인 반응이랄까.

- '질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




이어져 나오는 박태민의 개인 화면.

소수의 스컬지만을 생산하여 커세어를 견제하는 박태민.

뮤탈리스크에 대한 악몽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박정석은 곧이어 날아 올 뮤탈리스크에 대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허나, 박태민은 이미 럴커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상황.

완성된 럴커들과 함께 저글링이 프로토스의 입구를 조인다.

뒤늦게 추가 스타게이트 건설을 중지하고 다수의 게이트와 로보틱스를 올리는 프로토스.

- ....졌다. 남은 건 딱 한 타이밍 -




빠른 앞마당 확보, 그리고 저그의 노 견제.

당연히, 약간 늦은 타이밍이나마 다수의 질럿 드라군 물량과 리버를 확보했지만,

예상대로 좁은 입구의 불리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설상가상 셔틀 리버의 컨트롤 미스로 진출에 실패한다.

- 끝났다 -




남은 건 완전 안드로메다 찍고 깐따삐아 찍고 돌아오는 우주관광.




결국 , 박태민의 벽을 넘지 못하고

박정석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



----------------------------------------------------------------



경기를 보고 나서 짜증 내면서 홈피 다이어리에 쓴 글인데,

오늘 정석선수 스겔에서 까이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오늘 경기는 정석선수의 실력이 부족한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으로

그냥 한번 올려봅니다.

입대 후 pgr에 처음 남기는 글이네요.

다음 리그 박정석 선수의 건승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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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_Pro]T[osS
05/06/03 23:21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어쩔수 없었다고 봅니다.
얼마전 박성준 선수의 뮤탈에 당했던 상처를 잊을수가 없거든요.
박태민선수의 심리전이 제대로 맞아떨어진것 같습니다.
05/06/03 23:23
수정 아이콘
그야말로 심리전의 승리... 죠.

죽음의 조를 뚫고 나와서 만난 상대가 '운신' 이라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ㅠㅠ
GrandSlammer
05/06/03 23:44
수정 아이콘
박정석선수... 왜 그 커세어가 정찰을 하다 만건지 .... 아쉬울뿐입니다.
먹고살기힘들
05/06/04 00:02
수정 아이콘
저와는 다르게 보셨네요. 전 리버 잡히기 전까지도 할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봤을땐 박테민선수가 셔틀을 잡은 플레이가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셔틀 안잡혔으면 리버2기에 히드라와 저글링이 진형을 잡고 싸우는데 엄청난 걸림돌이 되었을 텐데 셔틀이 없어서 리버가 도망도 못가고 그냥 잡혀버렸죠.
운영도 운영이지만 순간적인 센스를 발휘한 것도 이기는데 한몫 한 것 같습니다.
Liebestraum No.3
05/06/04 00:10
수정 아이콘
오늘 박태민 선수의 플레이 중에 가장 빛났던 것은 오버로드의 운용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더군요. 오버로드 한기를 제외하고는 전혀 잃지 않았던 것 같네요. 히드라의 적절한 운용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말이죠.
05/06/04 00:20
수정 아이콘
오버로드를 잃지 않는 플레이 역시 빛났지만, 가장 빛났던건 스파이어를 짓고도 뮤탈을 뽑지 않으면서 빠른 럴커 생산에 들어감과 동시에 삼룡이 멀티를 가져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먹고살기힘들다 님 // 셔틀리버 컨트롤로 리버가 오래 살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지만, 애초에 그런 지형에서 셔틀리버 컨트롤 하기가 힘들 뿐더러 그 좁은 입구 안으로 박정석 선수를 틀어막은 거 자체가 박태민 선수의 가장 빛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리아
05/06/04 00:46
수정 아이콘
스갤에서 까이는거 신경쓰지마세요.
그 사람들 까는 맛에 사니까!!;;
Mark-Knopfler
05/06/04 00:5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차분하게 감정선(?)을 살려서 쓴 것 같네요~~
나비효과
05/06/04 00:58
수정 아이콘
역시 박성준선수에 대한 트라우마가...
『달빛향기』
05/06/04 02:10
수정 아이콘
저기 그런데 드론1기 잡히지 않았었나요 -_-a
낭만토스
05/06/04 03:28
수정 아이콘
상대 저글링 많이 뽑게 했고 안정적으로 앞마당 먹었는데, 딱 한타이밍 드라군 한부대와 다수질럿 소수아칸, 그리고 어느정도 규모의 하이템플러와 옵저버로 뚫어버리는게 가능할텐데 하템이 약간 부족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꼭 저그대 테란에서 다크스웜 한방만 더 있으면 테란 앞마당에 뿌리고 들어갈텐데 그 한방이 모잘라서 계속 전진못하는것 같은.... 오늘은 리플레이도 보여주더군요!
말코비치
05/06/04 07:14
수정 아이콘
토스유저로서, 이번 경기는 밸런스를 실감하게 하는 경기였다고 봄..
Hindkill
05/06/04 07:52
수정 아이콘
글을 참 잘 쓰시네요...
개인 사정으로 못봤지만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게...
프로토스의 가을은 언제나 짧다... ^^;
소심맨
05/06/04 11:33
수정 아이콘
또 영웅 프로토스의 가을을 기다려야 하네 ~ 싫은 여름 ^^
김명진
05/06/04 11:55
수정 아이콘
저도 게임을 봤습니다.
글을 참 잘쓰시네요.
게임 한장면 한장면이 머릿속에서 생각나게끔 해주는 문체.
따라해 봐야겠네요.
글 잘쓰는 사람들 참 부럽네요
후루꾸
05/06/04 13:32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커세어가 스파이어만 보고 돌아오는 순간
`아..........` 했더랬죠.. 크흑.
05/06/04 16:22
수정 아이콘
박성준의 트라우마.. 공감이 가네요.

아쉽지만 승자 4강에 올라있는 MSL, 그리고 차기 스타리그를 기대해 볼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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