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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19 04:06:16
Name 도대체
Subject 승리 후 멋쩍은 웃음이 보고싶습니다.
막 cyon 챌린지리그 재방송이 끝났습니다. 생방송으로는 리그를 챙겨볼 수가 없어서 주말을 이용하곤 하고 챌린지리그는 예전처럼 잘 챙겨보질 못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마음인지 잠을 미루고서라도 보고 싶더군요. 이주영 선수, 손영훈 선수, 성학승 선수, 한승엽 선수가 나왔습니다.
그 중 제가 특별히 평소에 응원하던 선수는 없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성학승 선수를 열심히 응원하고 있더군요. ^^;; 그 다음 승자전에서는 한승엽 선수가 이기기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성학승 선수는 과정에 상관없이 그저 승리하기만을, 한승엽 선수는 어디든 올라가서 마음껏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를 바랬습니다. 두 선수의 상대선수를 응원하신 분들이 많지만 이렇게 대놓고 표현할 수 있는 건,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져 먼저 gg를 치는 일이 많았던 두 선수이기 때문이지요.
무대에서 제대로 된 게임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라 할 수 있겠지만, 단순히 게임을 하는 능력으로만 본 실력에서는 절대 떨어질 선수들이 아니라 믿습니다. 그런데 왜, 방송경기에서는 늘 안타깝게 지고 마는지 아쉬웠습니다.
3g 모자란 그들의 모습... 그건 정말 실력일까? 운일까? 노력이 부족한 걸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

나는 왜 이런 고민을 하는걸까?? ^^;;

그 선수들의 모습에서 현재 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죠. 현저히 지능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안 해봤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뭔가 부족한 제 모습에 대한 아쉬움이 괜히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투영되어 그 선수의 승리가 곧 나의 승리가 되는 양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던 거죠.
이런 제 마음이 이상한 것일수도 있지만 이것이 제가 게임을 계속해서 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챌린지나 마이너에 얼굴은 자주 비추면서 듀얼이나 메이저 결정전에서 늘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확 치고 올라가 주길, 한동안 슬럼프였던 선수들이 예전의 강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주길 바랍니다.
자신감 없는 눈빛 대신 파워게이지 꽉 찬 멋진 모습으로 승전보를 전해주길, 모니터 혹은 브라운관 앞에 앉아 두 손 모아 응원하는 우리에게 쿨한 웃음 한번 날려주길 바랍니다.
이 글을 올리는 새벽녘까지 열심히 연습하는 모든 선수들, 파이팅입니다!!! ^^

p.s 1. 글이 많이 부족하지만 좋게 봐주세요. 응원글 꼭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

p.s. 2. 어떤 선수와 붙어도 꼭 응원하고픈 선수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신데렐라 테란 김현진선수. 명경기 끝에 승리하는 모습만 앞으로 보여주세요!!!

p.s. 3. 추운 겨울 따끈한 하루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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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Lemon
05/01/19 05:41
수정 아이콘
저도 종종 제 자신보다 프로게이머들을 더 걱정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쓴웃음을 짓곤 합니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선수들 모두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예선, 챌린지, 마이너, 스타리그 16강...에서 정체되어 있는 선수들을 보면 언제나 마음이 아픕니다. 다들 힘내세요!
아케미
05/01/19 08:07
수정 아이콘
아이고 한승엽 선수…T_T;;
가끔은 정말 내가 왜 저들을 응원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을, 팬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를 사랑하기에 다시 TV를 켭니다. 어쩌면 저도 도대체님처럼 그들의 승리에 제 승리를 얹어놓은 건지도 모르지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쏙11111
05/01/19 09:16
수정 아이콘
한습엽선수의 경기를 보면 느끼는거지만 항상 뒷심이 부족한듯 보입니다
초중반까지는 정말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 역전당하는 경기를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죠...
뒷심만 키운다면 당당한 스타리거가 될수도 있을텐데...힘내시길...
2...Hell
05/01/19 09:24
수정 아이콘
뜬금없이;;; 이주영 화이팅 (again 스타리거로~)
souLflower
05/01/19 13:20
수정 아이콘
저는 한승엽선수와 이주영선수가 올라가길 바랬는데 그 두선수가 최종전에 붙더군요...ㅡㅡ;결국 이주영선수를 3g더 응원하고 말았네요...한승엽선수가 알케미스트에서 조금은 맥없이 무너진게 안타깝네요...
퀸오브저그
05/01/19 20:00
수정 아이콘
전 TV채널을 돌리다가 한승엽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으면 이런 생각을 하게됩니다. '경기시작한지 몇분이나 됬지? 30분 넘어갔다고? 한승엽지겠군.' 혹시 한승엽선수도 자신에게 너무 얽매이는게 아닐까요..
Timeless
05/01/19 20:57
수정 아이콘
궁금한 것이 있는데, 왜 온게임넷은 경기 끝나고 패자 얼굴부터 보여주고 승자 얼굴을 보여주나요? 엠게임은 경기 끝나고 승자 얼굴부터 보여주던데 말이죠.

제가 게임 안보는 여자친구한테 '아, 온게임넷 성격이상하네. 왜 진 사람 저런 안타깝고, 허탈한 표정부터 보여주나.' 이랬더니 여자친구는 '졌으니까 방송에라도 오래 나오라는거 아니야?' 이러더라구요. 일순간 '그..그런가..'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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