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7/22 16:33:08 |
Name |
Apatheia |
Subject |
[잡담] 어제처럼. |
비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비라는 것이 가져다 주는 정서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장마인지 아닌지도 아직 정확히 구분이 되지 않는 날
빗방울이 떨어지는 창가에 앉아
예전에 비만 오면 듣던 노래 한 곡을 틀어놓고
조금은 쓰게 내려진 원두커피 한잔을 마시고...
그간 다른 일들에 치여 보지 못했던
밀린 게임들을 몇 게임 살펴보았다.
이거든 저거든, 누가 이긴 게임이든...
승자와 패자의 질펀한 땀냄새가 배어났고
더러는, 피비린내 비슷한 처절한 비명소리도 그 안에서 들리고 있었고.
더러는 이 곳을 떠났다 하고
더러는 이 곳을 떠나겠다 하고
더러는 이 곳에 남아있다 상처만 받았노라고 한다.
화면에 비치는 그들은
어린 시절 만화에서 보았던 지구를 지켜야 할 사명을 타고난 전사와도 같이 보이지만
그들을 둘러싼 현실은 나의 것과 다르지 않기에
꼭 그 틈새만큼, 이곳은
이 곳을 지켜온 이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나 하는
다소 두서없는 멍한 생각도 잠시 머리를 스쳐간다.
인생은 전투고
게임도 전투고...
전투에서의 로망이란, 사실은, 감정적인 사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 모르지만
아직 난, 장기전 끝 힘든 승리에 가슴 뭉클해 하고
강자를 쓰러뜨리는 약자에 열광하며
권투중래끝에 재기한 강자에 박수를 보내는
조금은 비합리적인 게임팬이고 싶다.
지나간 월드컵때의 내가 그러했듯이.
...'생활'에는 결국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그래서 떠난다 떠나겠다 말은 하면서도 결국 버리지 못하는 건
이 곳에 우리들이 어딘가에 파묻고 떠나온 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Apatheia, the Stable Spirit.
PS. 아래, Let It Be님의 글을 읽고 떠오른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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