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08 22:54:31
Name kimera
Subject 이런 프로게이머가 나왔으면.....
지금까지 정말 많은 프로게이머가 나왔고, 그들은 많은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참으로 많은 타입의 프로게이머들이 나오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선수들의 모습에서도 아마추어티가 많이 났고, 경기중계도 뭔가 어설픈 것이 많았습니다.(정말 초기에 나왔던 투니버스배 때의 복장을 보면, 코스프래하고 게임하는 엄한 한국인이라는 비웃음 달린 코맨트를 날리던 일본인들이 이해가 갔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선수들의 모습도 프로티가 확실히 나고, 각각의 팀들도 나름대로 고유의 "느낌"과 특징을 가지게 되어 개임이 하면서 즐기는 것이 아닌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성공한 스포츠에나 가능한 선수들의 아이콘화와 그들의 플레이가 단순히 실력의 경연이 아닌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가지고 관중에게 감동을 주는 점은 앞으로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그리고 비교적 짧은 역사에 비해서 어마어마한 수준의 깊이와 양을 자랑하는 데이터 분석과 상황에 따른 해석은 왠만한 10~20년의 역사를 가진 프로스포츠에 비견될만하다고 생각합니다.(특히나 이곳 PGR은 그 독보적인 역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양적으로 질적으로 발전한 프로게임계를 보면서 묘하게 초기에는 있었다가 지금은 사라진 유형의 게이머들이 상당히 그립고는 합니다.

그 그리운 유형의 게이머는 "렌덤" 유저입니다.

내일 있을 온게임넷의 결승경기에서 살짝 얼굴을 비출 최진우 선수가 우승을 했던 종족이죠.(물론 그분은 저그 중심의 렌덤이었습니만...)

선수들의 능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그리고 프로게이머가 되는 선수들의 하루평균 개임양이 극도로 높은 수준으로 많아지면서 사라진 타입의 선수들이죠.

렌덤대신 그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렌덤 만큼 귀한 "스위치"선수들입니다만, 스위치 선수들로는 과거의 그 렌덤 선수들이 가지고 있던 매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프로리그에서는 가끔 팀플전에서 렌덤을 선택해서 개임을 하는 게이머가 있지만, 1:1에서는 없습니다.

제 4의 종족이라던 렌덤은 사라져 버렸죠.

렌덤이기 때문에 가질수 있는 매력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나 초반에 옵저버 화면이 렌덤 종족으로 해서 어떤 종족이 나왔는지 모르는 그선수의 화면을 보여줄 때의 스릴이라는 것은 정말로 뭐라 말하기 어려운 쾌감이 있습니다.

거기에 상성상 불리한 종족이 나왔음에도 렌덤이라는 장점(초반에 상대방이 무슨종족이지 모름으로 인해서 생기는...)으로 인해서 승리할 경우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동시에 차오르죠.

프로게임계가 좀더 커지고 그리고 좀더 그 범위를 넓혀 가려면 그 선수층이 두터워야 하고,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3종족 플래이어와 스위치 타입의 플래이어 이외에 올 렌덤 플래이어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기만 하는 렌덤은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 출중한 수준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는 렌덤 플레이어가 필요한 겁니다.

렌덤 플레이어는 사실 나오기 어렵습니다. 남들보다 더 연습을 해야하고, 상대방도 상대종족이 뭐가나올지 몰라서 고민하지만 그 고민은 양날의 검으로 자신도 해야만 하니까요. 사실 그것이 승률이 높은 렌덤 유저가 나오기 어렵고, 그와 동시에 렌덤유저가 한종족으로 고정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원인이죠.

현재 온 렌덤이 가능해 보이는 선수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가 PGR과 기타 다른 게시판에서 본바로는 "홍진호", "나도현", ""조용호", "이재훈"선수정도만 어느정도의 가능성이 있는 것 같더군요.

전 뛰어난 렌덤 선수가 하늘에서 툭 하고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먼저 열거했던 선수들 중에서 필요에 의해서 다른 종족을 선택하고, 그것이 발전해서 결국 높은 승률의 렌덤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PGR이나 다른 방송의 게시판들을 보면 이런식의 발전을 아예 막아버리는 논조의 글들이 보입니다.

저그 플래이어는 어디에서도 저그만 해야하고, 태란 플레이어는 태란만 해야한다는 식의 이야기죠. 물론 자신의 종족을 좋아하고 그종족을 플래이하는 선수가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선수의 가능성와 새로운 미래를 하나의 종족에 가두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뛰어는 렌덤 유저를 기다립니다. 부디 그 시작을 완전히 막지는 말아 주세요. 이기기 위해서 종족을 버렸다. 또는 특정맵에서 종족을 바꾸는 것은 기본을 무시하는 행동이다라는 비난은 작게는 그 선수를 좋아하는 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고 크게는 그선수의 미래의 가능성을 막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프로게이머와 프로게임계의 발전을 막는 것일 수가 있습니다.

나도현선수, 박경락선수, 박상익선수, 주진철 선수들이 종족을 바꾼 것에 대해서 비난하는 글들에 뎃글을 달아보려고 하다가 최진우 선수가 곧 컴백한가는 것과 제가 정말로 보고싶어하는 타입의 게이머에대한 이야기도 할겸 해서 이렇게 글로 적습니다.

전 제 4의 종족이라 불리는 렌덤 플레이어를 기다립니다.

뭔가 새로운 희망을 남겨두고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from ki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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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08 22:57
수정 아이콘
한때 기욤선수가 랜덤유저로 우승했었죠. 최진우선수보단 기욤선수가 더 랜덤유저로 가깝게 보이네요.

뭐, 이 글에 대한 입장을 쓰자면 프로게이머가 랜덤으로 우승한다면 그건 진짜 대단한겁니다. 축구로따지면 골키퍼도 하고 공격수도 하는 격이 된다고 할까요. 그건 정말 힘들죠. 남들보다 3배이상의 노력을 해야하니...

안그래도 실력이 평준화 된 이시점에서 랜덤유저가 나오기는 정말 힘들듯 싶네요. 나온다면 프로게이머계의 '펠레'가 탄생하는 셈이겠죠.
용가리통닭
03/11/08 23:00
수정 아이콘
제가 프로게이머 하면 랜덤유저할텐데..
잘하는종족 플토 -->테란 --> 저그
03/11/08 23:03
수정 아이콘
랜덤 우승자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승률 50%를 넘는 랜덤 유저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죠. 그런 선수가 있다면 후원회라고 결성해서 도울 겁니다.
프로게임계와 이 게임 문화가 제가 손주 볼 때쯤에는 사라져서 그저 그때는 그랬지 하고 추억만으로 놓고 싶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넓고 깊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은 글이죠.
한국에 귀국해서 일을 하게 되면,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의 후원회라도 만들어서 선수층을 두껍도록하고 싶습니다.
정말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거죠...
진공두뇌
03/11/08 23:10
수정 아이콘
랜덤 유저는 저도 늘 보고싶다고 생각한 종류의 게이머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런 랜덤유저였던 기욤선수를 매우 좋아하지요)
KPGA 2차투어때 조용호 선수와 나경보 선수가 3판 2선승제의 경기를 가졌었는데... 1:1 상황에서 같은 소속이던 두 선수가 경기전에 '막판에서는 랜덤을 하자'고 해서 결국 랜덤전이 벌어졌는데 두 선수 모두 껄끄러워하는 프로토스가 나왔었죠-_-;; 그때 나경보 선수의 표정이 아주 재미있었던 기억이 갑자기 나는...
TheMarineFan
03/11/08 23:10
수정 아이콘
이현승 선수 화이팅 ^^
03/11/08 23:35
수정 아이콘
저도 랜덤선수, 또는 스위치 랜덤선수가 많아지는 것에대해서는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은 죽-_-어도 없습니다. 허나, 불특정 맵, 불특정 상대를 만났을 때는 A라는 종족을 하던 선수가.. 특정한 맵, 특정한 상대를 만났을때 B라는 종족을 골라서 게임을 한다는 것에조차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어떤 팬들은 어떤 '선수' 자체를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은 또다른 어떤팬들은 그 '선수가 지휘하는 A라는 종족'을 보고싶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요..
대박드랍쉽
03/11/09 00:26
수정 아이콘
랜덤하면 역시 ChRh죠..^^
가무스
03/11/09 00:3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랜덤의 이점이 많이 사라진것이 가장 크겠죠. 요즘선수들은 종족을 모른다고 크게 당황하는 일도 없고 하두 많은 경기를 뛰는지라 온게임넷 무대같은 경우에는 종족별 연습이 다 잘되있는 편이라 랜덤의 이점이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Classical
03/11/09 00:33
수정 아이콘
ChRh... 그가 랜덤했을 때 itv2차리그 우승했는데... 그립네요
Terran_Mind
03/11/09 02:09
수정 아이콘
랜덤유저로 가장 유명한건...전성기때의 김동준 선수가 아닐까 하는데요..(물론 방송경기인 온게임 넷에선 부진하셨지만, 그 외 여타 대회에선 정말..놀라울 만한 성적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ChRH의 랜덤 시절의 모습도...감동이었죠..ㅠ_-~
Terran_Mind
03/11/09 02:11
수정 아이콘
앗..오타입니다.ChRH->ChRh..;;
03/11/09 02:20
수정 아이콘
ChRh<- 예전 일요일 아침에 itv랭킹전 할때 졸린 눈 비벼가며 이 선수의 연승을 지켜봤었죠. 그 때 저그유저야? 테란유저야? 하던 생각이..(프로토스로 하신것 중 기억나는 경기가 없어서^^;) 그 때 테란으로 센터bbs도 하셨었는데.. 최고의 랜덤유저죠(1.07때까지만) 물론 김동준해설도 유명한 랜덤유저죠.
이관호
03/11/09 03:12
수정 아이콘
저도 랜덤하면 Chrh님이 생각나요^^;
이동익
03/11/09 11:35
수정 아이콘
'순수랜덤'유저가 우승하면 말 그대로 대박입니다. -0-
하드코어질럿
03/11/10 11:40
수정 아이콘
온겜넷에서 종족 통보를 금하면 좋겠어요. 즉 경기 1분전에 종족을 밝히는 것으로 하면 정말 좋을텐데...그러면 랜덤 유저가 지금보단 할만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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