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25 00:05:55
Name 세상 끝까지
Subject 아버지...
오늘 아버지와.. 말싸움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술을 드시고 들어오신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전 왜 그렇게 싫어보였을까요..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리고 목소리가 커져갑니다.

어머니도 목소리를 높이십니다. 방안에서 수행평가를 하고 있는 나...

그 소리들이 왜 그렇게 듣기 싫었을까요..

문을 박차고 나가서... 아버지께..' 술만 먹고 오면 유치한게 저런다. 맨날 싸우고...'

해서는 안될말을 해버렸습니다.

아버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릅니다. 그리고 저를 쳐다보십니다. 저는...

제방으로 그냥 들어와버렸습니다.

뒤 따라서 아버지께서 들어오십니다. 그리고 그리고...

저와 아버지는 말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잘못한건 나인데...

그땐 왜 그랬는지.... 결국 아버지께서 그래 내가 술먹고 들어와서 미안하다...

라고 말하시고 나가십니다. 그때 왜 난 아버지 죄송해요. 라는 말한마디를 하지 못했을까요...

아버지가 지금 얼마나 힘들어 하시는지 내가 잘아는데... 속이 얼마나 새까맣게 타시는 는지 제가 잘아는데...

또 한번 아버지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후회를..

여태까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린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대들기만하고...

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데...

.. 내일아침 일어나 아버지에게. 아빠 어제는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말을 해야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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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25 00:55
수정 아이콘
별로 관계없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제 아버지이십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우리가족을 위해서 헌신하신분이시기때문에요. 아버지께 해드린것도 없는데 해달라는건 많아서 죄송스럽습니다. 앞으론 제가 받은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더 많이 해드려야겠어요. 저도 아버지 사랑합니다-하고 아버지께직접 말해드릴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것 같아요. 좋은하루되세요.(그러고보니 pgr에서의 첫 자취네요.)
yejifafa
03/10/25 01:51
수정 아이콘
아침에 일어나 잘못했어요라고 하신다는 말씀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아버지는 그 한마디에 고된 하루가 아닌 미소지을 수 있는 하루가 될것입니다. 꼭 말씀하세요..(하시고 저한테 검사맞기 바람 ㅡㅡ;)
언덕저글링
03/10/25 03:05
수정 아이콘
그말을 하기가 정말 쉽지 않죠. 낼 아침이면 지금과는 달리 더 힘드실 겁니다. 꼭 하세요. 안하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어색하시겠지만,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하루종일 얼마나 기분이 좋으실까요.
박아제™
03/10/25 12:09
수정 아이콘
저같으면 속이 다 후련했겠네요....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했을테구요.... (님께서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닙니다^^;;)
03/10/25 14:23
수정 아이콘
아버지가 곁에 안 계시는 입장으로서는 참 안타깝네요. 언젠가 그나마의 추억으로 남을지도 모를 말다툼 한 번 나눠보지 못했으니. ^^;; 화해하시길 바래요.
i_random
03/10/25 18:01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다르겠죠..-_-;; 저의 경우는... 말하기 싫습니다..-_-;; 말도 안 통하는 고지식한면이 있으면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을만큼 이상한 행동도 곧 잘하시는 분이라서.. 어렸을 때 단지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저를 정신병자 취급하셨고,(이것 때문에 어렸을 때 마음 껏 못한 게임에 대한 한이 깊습니다.) 나이가 드시고는 옛날에는 그렇게 싫어하는 컴퓨터에 앉아서 본인이 진짜 해야 될 일도 잊으면서 바둑이나 장기를 밤새도록 하시는 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아버지인 분은 정말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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