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그를 처음 시작하시거나, 아니면 자신이 맞는 빌드를 쓰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혹시나 있을까봐, 또 복습도 할 겸 각 종족 상대로 많이 쓰이는 저그의 초반 빌드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제 실력이 그리 높지는 않아 미진하거나 틀린 설명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양해해주시고 바로 지적해주세요.

아, 만약 스타2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이 있다면 '뒤로가기'를 누르시고, 테란이나 프로토스 게시물을 보시길 권장합니다. 언데드를 해보지 않으셨다면 여태껏 느끼지 못한 두통과 스트레스에 휩싸일 수도 있으니까요.

시작합니다.


1) 테란전
    a) 선못
    선부화장보다는 가난하지만 테란의 초반 압박에서 벗어나고 주도권을 쥐고 싶을 때 사용하는 빌드들입니다.
        i) 6못
        시작하자마자 미네랄 200을 모을 때까지 일벌레를 찍지 않고 바로 산란못을 건설, 이후 일벌레 2기를 확충해주어 7/10 상황을 만들고 산란못이 완성되면 6저글링을 찍고, 그 다음 가스트릭으로 2링을 더 찍어서 러쉬를 가는 빌드입니다. 러쉬를 갈 때는 보통 일벌레를 다 대동해서 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테란이 정찰만 하면 막히기에 불안정한 빌드이며, 그런고로 추천하지 않는 초반 빌드입니다.

        ii) 14못-13가스 (15못-14가스)
        최근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탈다림 제단에서 임재덕 선수가 쓴 적이 있구요, 예전 5병영 사신이 저그를 썰고 다닐 때 자주 보였던 빌드입니다. 여왕으로 사신을 한 번 쫓고, 그 다음 발업링으로 쫓고, 그 다음 바퀴로 쫓아야 했기에 이런 빌드를 많이들 사용했었는데, 사신이 너프되어 큰 효용성을 보이지는 못하는 빌드입니다. 선부화장을 하기엔 무섭고, 선가스 하기엔 싫거나 어쩔 수 없을 때 사용하면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금속도시 짧은 거리인걸 정찰했는데 나는 선가스를 하고 있지 않다면 한 번 쯤 써볼만한 빌드입니다.

        iii) 14가스-14못
        보통 '선가스 빌드'라고 많이 알려진 매우 범용적인 빌드입니다. 그만큼 많은 갈래가 있는데요, 제일 많이 알려진 것이 14/14/21, 즉 14가스-14못-21부화장의 빌드오더입니다. 14가스-14못을 한 뒤 일벌레 1-2기를 확충, 15/18쯤 대군주를 누르고 산란못이 완성되면 여왕과 저글링 4-6기를 동시에 눌러주고, 가스가 100이 되면 일벌레를 가스에서 빼고 발업을 눌러줍니다. 인구수가 21-22쯤이 되면 미네랄 300이 모이고 그 돈으로 앞마당을 가져갑니다. 빠른 발업이 되므로 테란의 초반 압박에서 자유롭고, 역으로 앞마당을 가져가지 않고 더블링 올인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나오는 빌드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 빌드의 단점은 아무래도 가난하다보니 정찰력과 눈치가 갖추어져있지 않으면 화염차나 밴시에 휘둘리기 쉽다는 점입니다.
        이것 외에도 '동래구식 빌드'가 또 있는데, 기본적인 틀은 같습니다만 가스를 모두 빼지 않고 한 마리를 남겨둔 뒤 다시 가스가 60쯤 되었을 때 진화장을 바로 짓고, 공업을 눌러주는 빌드입니다. 빠른 공2업을 통해 단순 뮤링으로 상대 해탱 진출병력을 제압하는 것이 목표이죠.
        어쨌건 제일 많이 쓰이는 초반 빌드 중에 하나이며, 저그를 플레이하시면 즐겨쓰게 될 빌드 중 하나입니다.

    b) 선부화장
    부유한 출발으로, 초반에는 수세에 몰리더라도 슬기롭게 위기만 넘기면 압도적인 물량을 뿜어낼 수 있는 빌드입니다.
        i) 15부화장-14못
        가장 흔한 선부화장 빌드입니다. 가스 타이밍은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15/14/14, 즉 15부화장-14못-14가스로 최대한 빠르게 발업을 눌러주려고 합니다. 거의 확실하게 들어올 벙커링만 일벌레를 동원하여 잘 막아주면 두 개의 부화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많은 라바 수로 테란의 머리를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젤나가동굴이나 지금은 사라졌지만 샤쿠라스고원 같이 러쉬거리가 어느정도 되는 맵에서는 15부화장-15못 출발도 가능합니다.

        ii) 15부화장-17못
        한 때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빌드입니다만, 현재는 상대 테란이 "먼 러쉬거리 + 2병영 시작이 아닐 것"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을 시켜줄 때에만 사용가능합니다. 그럴 경우 건설로봇을 모두 동원한 치즈를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기사도 연승전에서도 한 저그 분이 15부화장을 가져가고 산란못을 지을 돈을 모으고 있다가 상대가 금속도시 대각에 가스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바로 17까지 일벌레를 찍고 산란못을 짓는 것을 보여주었죠. i)에 나온 빌드보다 당연히 더 부유합니다.

        iii) 15부화장-17가스
        GSL 신맵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빌드인데요, 부유하게 시작하면서도 극단적으로 산란못을 늦추고, 그러면서도 그만큼 발업 타이밍을 앞당긴 "선부화장의 선가스" 빌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발업이 빨리 되니 테란을 역으로 압박할 수 있는 시간이 빨라지겠지만, 그만큼 링이 늦으므로 초반 압박을 심하게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 토스전
    a) 선못
    사실 프로토스의 초반 병력 압박은 별게 없습니다. 먼저 앞마당을 가져간다 해도 그걸 견제하려면 토스도 상당한 자원 손실을 감수하고 관문을 땡겨짓거나, 아니면 전진 2관문 올인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럼 왜 산란못을 먼저 짓느냐, 하면 바로 '광자포' 때문입니다. 모든 래더 맵들이 광자포 러쉬를 하기에 용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고, 특히 금속도시 같은 경우는 광자포로 미네랄 필드까지 침범할 수가 있기 때문에 몹시 위험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거리 같은 경우는 10관문을 먼저 올린 뒤 선부화장을 보고 바로 제련소를 지은 프로토스의 치즈에 패배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위험합니다.
        i) 6못
        테란과 동일합니다.

        ii) 8못
        6못의 어이없는 성공확률에 지치셨습니까? 모든 걸 다 걸고, 심장 박동 수가 150까지 상승하며 속으로 빌고 또 빌며 시전한 올인을 토스 유저가 지나가는 날파리에게 파리채를 휘두르는 것 만큼의 경의도 보이지 않으며 무심히 건설한 수정탑 하나로 무위로 돌리는 것에 분노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여기, 스2 버전 5드론인 8못이 있습니다. 인구수 8에 돈을 모아 산란못을 짓고, 인구수 9까지 일벌레를 누르고 대군주를 생산합니다. 그 뒤 저글링을 8마리까지 생산하여 프로토스를 압박하며 이후 운영 or 올인을 선택하는 빌드입니다. GSL이나 그런 공식 리그에서 사용된 것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래더에서는 그럭저럭 볼 수 있는 빌드입니다. 어느 정도 피해를 주면 불리하더라도 운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겠네요.

        iii) 13못-15가스
        GSL 오픈 시즌 때는 꽤나 많은 저그유저분들이 즐겨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새는 잘 보이지 않더군요. 뭐랄까,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그저 무난한 빌드입니다. 13못-15가스-16(17)부화장 순서를 밟은 뒤 여왕을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가스 조절은 해줬다가 여왕이 생산되면 다시 넣어주면 됩니다. 만약 상대 토스가 제련소더블을 하려한다는 것을 미리 눈치챘으면 부화장 대신 여왕+바퀴 소굴을 올려주며 한번에 7-8바퀴를 뿜어내서 뚫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형주 선수가 보여주었었죠.

        iv) 14가스-14못
        선가스 빌드입니다. 테란전과 비슷하지만, 토스전에는 역장의 존재와 광전사의 존재 때문에 14/14/21 빌드 외에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빌드는 GSL에서도 매우 자주 보이는 빌드이죠. 선가스는 무난한 빌드입니다만, 심시티로 저글링을 틀어막아버리는 제련소 더블에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프로토스가 선연결체를 가져가더라도 견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v) 15못
        나는 부유하게 하고 싶다. 프로토스의 광자포를 걱정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부유하게 하고 싶다, 혹은 내가 앞마당을 가져가려는데 상대 토스가 수정탑과 탐사정으로 깔짝거리는 것이 너무 싫다는 분들은 15못을 하시면 됩니다. 15부화장을 가져가려는데 상대가 선제련소인 것을 봤다, 아니면 상대가 내 본진으로 부화장을 짓기 전에 정찰을 왔다면 이 빌드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GSL에서 본 기억은 없지만 가스가 늦어 4차관에 조금 취약하다는 것 말고는 큰 문제가 없으며, 상당히 부유하게 시작할 수 있는 빌드라 고수 분들도 많이 씁니다. 15산란못-16부화장이 일반적입니다.

    b) 선부화장
    어찌되었건 성공만 한다면 선앞이 선못보다 좋은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광자포의 압박으로 인해 엔간히 거리가 먼 맵(종착역)등이 아닌 이상에야 테란전 처럼 심하게 배를 째는 것은 힘듭니다.
        i) 15부화장-14못
        프로토스 전에서는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 선부화장입니다. 15부화장-15못까지는 가능할 지 몰라도 이 이상 산란못이 늦어져버리면 12관문 이후 제련소를 올린 프로토스의 치즈에도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냥 이 빌드를 쓰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겁니다. 테란전과는 달리 가스를 그렇게 빨리 가져갈 필요는 없고, 일벌레를 충분히 찍어준 다음 인구수 18이나 그 이상이 된 상태에서 가스를 가져가도 됩니다.



3) 저그전
은 선가스가 킹왕짱입니다. 선가스 하세요.




"금전적인 이득이 그리 큰 것 같지 않은데 왜 무리하게 선부화장을 해서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느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딱 잘라 말씀드리자면 선못과 선부화장의 가장 큰 차이는

라바를 모두 활용하면서 세 번째 멀티를 가져갈 자원이 남느냐, 남지 않느냐 입니다.

물론 선못도 관리 좀 해주면 멀티를 가져갈 수야 있지만 상당히 빠듯하죠. 일벌레를 한 번에 열 기씩 충원하기도 힘들구요.




여기까지가 널리 쓰이는 빌드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구요, 미진하거나 빠진 구석,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박성준 화이팅!



P.S. 가스가 네 개라 가스 타이밍이 상당히 애매한데,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경우 번식지 누르면서 2가스, 2가스 채취 시작하면 4가스 가는 것이 무난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