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스포츠/연예 관련글을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4/05/24 14:34:35
Name 어강됴리
Link #1 내 머릿속
Subject [연예] 아이돌 쥬리를 떠나보내며
1. 오디션 프로는 안봤어야 했다.

시작은 프로듀스 48 입니다.
역시 안봤어야 했습니다. 그전에도 그랬고 후에도 그랬고 시리즈의 2번째 시즌을 제외하면 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누구를 몰입해서 본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몰입해서 보게되었고 한 친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습 복습을 하며 짤을 퍼다나르고 만들고 감상문을 쓰고 영업을 하고 오르지 않는 등수에 속이 곯다가 탈락해서 일본으로 떠나보냈습니다.
한 일주일간 일상생활이 안되더군요 오디션 프로그램 과몰입은 무섭습니다.




2. 한국에서 데뷔한답니다.

지금은 너무나 보편적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황당했던 "문자메시지를 돈주고 팔아먹는다고?"의 모바메를 구독하면서 정병이 조금씩 치유되었고 일본에서 활동과 현지 악수회까지 참여하는 열성팬들에게 건너건너 들으면서 조금씩 상처가 회복되었습니다.
그래, 잘살아라 유튜브나 예능이나 한국에서 한두번은 보겠지.. 싶었는데 아 이게 왠걸
이친구가 말도없이 한국에 방문하더니 글쎄 생탄제 공연에서 졸업과 동시에 울림에서 데뷔한다네요
당연히 커뮤폭발, 지금이야 사쿠라도 있고 QWER의 이시연도 있지만 프듀에 과몰입하던 커뮤니티 한정 폭발시켜버렸습니다.




3. 시작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만

데뷔곡도 반응이 좋았고 행사도 몇군데 돌았습니다. 데뷔 두달만에 팬미팅을 열어서 만석을 채웠고요 그 다음은.. 뭐 아시죠 그놈의 코시국
아이돌은 원래 데뷔 2~3년차에 적자내더라도 오프행사 돌면서 팬심도 다지고 홍보도하고 그 바탕으로 나머지 연차에서 이어나가는데
망했습니다 완전히..

단순히 코시국떄문이냐 하면 반론도 물론 있을수 있겠죠 데뷔곡 이후 컴백 당시 쥬리는 타지에서 생활이 스트레스였는지 관리가 안되었습니다. 불어나는 몸과 커지는 얼굴.. 프듀떨어지고 아련할때의 쥬리가 아니었습니다. 유튜브 컨텐츠에서 다이어트 한다고 풀떼기만 먹던데 살은 대체 어떻게 찐건지, 카메라 내리고 탕수육 대짜라도 시킨건가..
알게모르게 그떄 당시 팬심이 짜게 식어버린분들 꽤 있을겁니다. 관리안되는 몸과 늘지 않는 실력, 연차가 늘어도 어색한 한국어
지나고보니 데뷔곡이 최고점이었습니다.

이른바 대형이야 몇번 성적이 안나와도 크게 타격이 없는데 중소에서 2~3번 반응이 오지 않는다는건 다음을 기약할수 없게 만듭니다.
늘어지는 컴백텀, 메말라가는 컨텐츠, 노출감소와 이어지는 인지도 저하

소속사 욕을 하는건 아주쉽고 리스크가 따르지 않으며 얼핏 정당해 보입니다.
억단위로 돌아가는 컴백에 리턴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면 그 결정 내리기 쉬울까요




4. 코시국이 끝나고 ...

드디어 오프라인 팬미팅이 개최되었습니다.
천석 규모 2일, 절반 못채웠습니다. 포도알이라고 그러죠 돌판에서 빈자리를 의미하는..
데뷔 두달만에 만석을 채우던 로켓펀치가 아니었습니다. 관객을 등지고 사진을 찍는 관객샷을 찍긴 찍었습니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았죠 아마 앞으로도 세상에 나오진 않을껍니다.

그때 직감했습니다. 이젠 힘들구나..

단콘 팬미, 아무리 세상에 몰라줘도 행사가 없어도 광고가 없어도 패션쇼에 초대되지 않아도 예능 게스트로 초대되지 않아도 유명 유튜브에 나오지 않아도 단콘, 팬미만 돌아가면 어떻게든 그 그룹은 돌아갑니다. 스스로 벌어먹을 수있다는 자생력의 증거 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되었습니다.

새로운 그룹들이 나오고 가뭄에 콩나듯 컴백시키던 대형기획사는 레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자기네 식구들을 마구 세상에 보냅니다.
궤도에 오를기회를 놓친 중소그룹은 자유낙하에 가속이 붙습니다.




5. 오디션 뺑뺑이

개인적으로 프로가 오디션 나가는건 반칙이라고 봅니다.
예능판 자체가 오디션인데 뭘 또 나가서 신인들이 노출될 기회를 가져가는가 싶은데
딱히 안나간다고 기회가 더 생기는건 아닌지라 쥬리는 또 부지런히 나가고 부지런히 떨어졌습니다.
최종라운드까지는 어떻게 어떻게 진출하나 만인의 아쉬움을 받고 당선권에  들지 못하는 역할로 그 소임을 다했나 싶습니다.





6. 그렇게 떠나가야 했나 싶지만..

갑작스런 계약 발표전날까지 숏츠를 찍고 위버스 라이브을 켰고 포켓돌스라는 메시지 앱으로 소통하며
제한된 영역이나마 할수있는걸 다하려 무던히도 애를썼습니다.

궤도에 오르지 못한 아이돌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수많은 사례가 전해주고 있기에 인연의 끝이 그리 멀지 않다고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연차를 먹어가고 컴백텀이 길어지고 노출은 줄어들고, 컨텐츠 조회수 인스타 댓글이 점점 줄어들었죠

이제는 반등하기 쉽지않다를 넘어서 어떻게 이 여정을 매조지 지을까 싶던차에 벼락같이 공지가 올라오더군요
가면 간다고 미리 언질이라도 해놓을수 있지 않았나 누구 처럼 연애하다 들킨것도 아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불화를 겪은것도 아닌 계약종료 마지막날까지 쥬리는 할수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른걸 떠나 그 어티튜드는 정말 존경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치지직이든 유튜브 채널이든 하나 파서 좀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7. 대표 쥬리

계약종료와 동시에 케이팝 케이뷰티에 관한 컨설팅회사를 설립 이미 프로필은 [UI 대표 쥬리] 가 되었습니다.
일본 아이돌 8년, 한국아이돌 5년 이라는 쥬리가 가진경험은 엔터업계에도 손꼽을만하게 적을테니
나름 업계에서 소구력이 있겠다 싶습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연습생과 엔터사를 넘어 제 3자가 활약할 공간이 있을테니 포지션을 잘 잡았다 싶습니다만...

그 말인 즉슨 춤이든 노래든 이제 무대에서 볼일은 없을테지요





8. 부채를 털어내며  

일본에서 활동 잘 하고 있는 친구 헛바람을 들게하는데 일조했다 싶어 부채감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음반을 사고 공연을 가고 메시지앱을 구독하고 팬클럽에 가입하고
제한된영역에서나마 이것이 이 친구를 이길로 끈 내 업이라 생각하고 무던히도 애쓰며 지켜봤습니다.

쥬리가 빠진 로켓펀치를 또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오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올줄은 몰랐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항즐이
24/05/24 14:37
수정 아이콘
화이팅...
VictoryFood
24/05/24 14:39
수정 아이콘
쥬리 인생 제4막을 응원합니다.
백도리
24/05/24 14:43
수정 아이콘
진한 팬심이 잘 느껴지는 글이네요. 공감하고 갑니다
발렌타인
24/05/24 14:49
수정 아이콘
8번의 부채감 이야기 하셔서 저도 고백 비슷한거 하나 합니다.
2018년 가을쯤 오사카에 간적이 있었는데, 그곳 도톤보리에서 정말 우연히 도 쥬리를 만난적이 있습니다.
미야자키 미호랑 다정하게 길을 걷고 있더군요. 열심히 따라가서 프듀 열심히 봤고 응원 많이 했다고 팬심 가득 전했죠.
그 후 얼마지나지 않아 울림 데뷔 발표 뉴스 보고 저도 엄청난 쇼크(?)를 받았습니다.

그 후 록펀데뷔, 대한외국인 최다출연 등등 보며 잘 나가고 있구나 했는데... 정말 아쉽게 됐네요...
8번의 부채감에 그래서 저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Davi4ever
24/05/24 14:59
수정 아이콘
2019년 데뷔한 걸그룹들은 팬덤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기를 코로나로 날려버린 아쉬움이 너무나 크죠.
데뷔곡에서 워낙 빅히트를 쳤던 있지마저도 코로나 타격이 없었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제가 관계자도 아니고, 쥬리가 아이돌로서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어느정도 만족도를 가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돌 커리어가 마무리된다고 해도 그 다음 페이지가 있는 거니까요. 앞으로의 행보도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greatest-one
24/05/24 15:00
수정 아이콘
(가칭)로켓단 부터 캣치 전 기수...그래도 심리적 사실상 로켓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팬미팅도 다 참석...데뷔 분위기 좀 타나했더니...그게 고점이었네요...배뚠뚠 라디오에서 멤버들 나름 잘했는데...
소위 4세대? 5세대 아이돌이 터지는거 보니 아쉽기도 하고...
프듀는 끝나고 봤는데...거의 쥬리 때문에 알게 된거나 다름없어서
인스타 보고 놀라기도 하고 올게 왔다 싶기도 하네요
그냥 지금 하던대로 그저 멀리서 응원합니다
빼사스
24/05/24 15:06
수정 아이콘
저랑 응원이 다르긴 했는데, 사실 한국에 와서 데뷔한 것만으로도 성덕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전 사에를 응원했는데 옷가게 사장님만 하고 계시네요. 그래도 부채감이란 말 동의하며, 응원합니다.
24/05/24 15:10
수정 아이콘
저도 프듀 보고 쥬리한테 관심이 생겼었는데
코시국이나 이런거 저런게 너무 운도없었던거같고
이렇게 끝난게 아쉽습니다만 그래도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14년째도피중
24/05/24 15:48
수정 아이콘
로켓펀치 데뷔 이후 쥬리가 나온 유튜브 예능은 거의 다 본 편인데 전 소녀리버스 때 이 친구가 훅 들어오더라고요. 쥬리가 나온다고 해서 봤고 지금까지 보였던 쥬리랑 굉장히 달라서 개인적으로는 인상깊었습니다. 아마 나중에 이세돌 쪽 팔 수 있게 된 것도 이 친구 때문일건데 정작 로켓펀치 쪽이나 다른 유튜브 출연도 그렇고 뭔가 꼬이고 안풀리는게 씁쓸하긴 합니다.
쥬리가 나왔던 유튜브 예능들이 솔직히 쥬리가 나와서 더 재밌던 기억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본 것은 아마도 부채감같은 게 저도 작용했나 봅니다. 그런데 얼굴이 나오지 않는 소녀 리버스에서 가장 재밌는 쥬리가 나왔다는게 아이러니기도 했어요.
24/05/24 17:21
수정 아이콘
성격은 너무 좋은데 외모가 프듀48때 이후로 계속 내리막인게 너무 아쉽습니다. 그래도 본인이 하고싶었던 도전 원없이 했겠죠?
쥬리의 3막도 응원합니다
24/05/24 20:17
수정 아이콘
동생들이라 러블리즈 이후로 유일하게 좋아하는 그룹이었는데..
뭔가 떠오르는 말이 많은데 하고싶은거 다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24/05/25 04:12
수정 아이콘
로켓펀치... 참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작 글로는 적지 못하겠네요.
부채감이 정확한 말인 것 같습니다.
그저 행복하기를 바라며 응원할 수 밖에 없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923 [연예] 어도어-민희진 타임라인 한방정리 [36] 삭제됨29453 24/05/25 29453 0
82922 [연예] [레드벨벳] 슬기 유튜브에 첫 연예인 게스트 등장 [14] Davi4ever6820 24/05/25 6820 0
82921 [연예] [아이유] 역대급 여친짤.insta (feat.뉴발란스) [14] VictoryFood10984 24/05/25 10984 0
82920 [기타] 이런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면 타인과 싸울 일이 없습니다. [10] 삭제됨8329 24/05/25 8329 0
82919 [연예] [뉴진스] 'How Sweet' 퍼포먼스 비디오 [25] Davi4ever7231 24/05/25 7231 0
82918 [스포츠] [KBO] 야구가 왜 정신병 유발 스포츠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그래프 [18] 매번같은10066 24/05/24 10066 0
82917 [연예] [뉴진스] 오늘 뮤직뱅크 컴백무대 영상 (+직캠) / 멜론 2위&5위까지 상승 [31] Davi4ever7494 24/05/24 7494 0
82915 [연예] 지락이의 뛰뛰빵빵 1화 풀버전이 나오네요 [17] HAVE A GOOD DAY6584 24/05/24 6584 0
82914 [스포츠] [KBO] 롯데는 다시 10위, 흥미진진한 어둠의 한국 시리즈 [12] 김유라7046 24/05/24 7046 0
82913 [스포츠] KBO 오늘의 끝내기.gif (용량주의) [2] SKY926185 24/05/24 6185 0
82912 [스포츠] [KBO] 광주에서 명승부가 나오네요 [17] TheZone7436 24/05/24 7436 0
82911 [스포츠] [해축] 바르셀로나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 경질 [32] 손금불산입7547 24/05/24 7547 0
82910 [연예] (속보) 김호중 구속 영장 발부 [57] Lahmpard10606 24/05/24 10606 0
82909 [연예] 발표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빠르네요. [186] 삭제됨21703 24/05/24 21703 0
82908 [스포츠] [KBO] 타자 전향 키움 장재영, 오늘 2군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20] 매번같은8266 24/05/24 8266 0
82907 [연예] [뉴진스] 'How Sweet' M/V [47] Davi4ever8883 24/05/24 8883 0
82906 [연예] 김호중 영장심사 후 유치장 대기 [30] 살려야한다9397 24/05/24 9397 0
82905 [스포츠] 클린스만 vs 대한민국 [7] 어강됴리8029 24/05/24 8029 0
82904 [스포츠] EFL 챔피온 십 결승이 돌아오는 일요일 저녁에 열립니다. [5] Anti-MAGE5419 24/05/24 5419 0
82903 [연예] 아이돌 쥬리를 떠나보내며 [12] 어강됴리7999 24/05/24 7999 0
82902 [스포츠] [KBO] 외국인 투수가 둘 다 부진한 LG [35] 손금불산입6673 24/05/24 6673 0
82901 [스포츠] [KBO] 현재 구원 투수 이닝 소화 순위 [45] 손금불산입7179 24/05/24 7179 0
82900 [연예] 아기공룡둘리 희동이 출생의 비밀(?)에 놀라는 에스파 [11] 강가딘7043 24/05/24 704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