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겪은 무서운 체험이다.
다만 지금은 기억도 흐릿해져 정말 있었던 일인지조차 의심스럽지만...
그 일은 분명 저녁에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혼자서 집을 보고 있었다.
한동안 TV를 보고 있었지만, 점점 지루해져서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고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옆집 창문이 열리더니, 여자아이가 상반신을 내밀고 나를 바라보았다.
여자아이는 나보다 2, 3살 연상으로 보였다.
낯선 얼굴의 그 여자아이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지만,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 와중 여자아이는
[밖에서 놀자.] 고 나에게 권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혹시 사고가 날까 싶어 문을 잠그고 나가셨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문이 잠겨있어.]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창문으로 나가면 되잖아.] 라고 말한 뒤, 웃으면서 펄쩍 난간을 뛰어 넘어 아래 풀숲에 착지했다.
[너도 빨리 와.] 라며 손을 흔드는 여자아이를 보고, 나는
[뭐야, 간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뛰어내리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뒤에서 비명이 들렸고, 나는 방 안으로 던져졌다.
위를 올려보니 어머니가 있었다.
당시 우리 집은 3층이었다.
만약 그대로 뛰어내렸다면 가벼운 상처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그 때 어머니가 집에 조금 늦게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간담이 서늘해진다.
어머니는 내 이야기를 듣고 옆집을 찾아 갔지만, 옆집에는 노부부만 있을 뿐 여자아이는 없었다고 한다.
혹시 나의 공상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린 아이가 창에서 떨어져 숨졌다는 뉴스를 들을 때면 그 여자아이가 생각난다.
바보 같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신 주변에 어린 아이가 있다면 만약을 위해 가르쳐줘라.
[만약 창 밖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리라고 해도 절대 뛰어내리면 안 돼!] 라고.
Illust by dog_f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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