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나는 정시제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멀지마 자전거로 40분 정도 걸려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수업은 평소처럼 밤 9시에 끝났습니다.
나는 검도부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10시 반까지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교길에 친구가
[조금 배 고픈데 밥이라도 먹고 가지 않을래?] 라고 물어서 같이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사실은 그 때쯤부터 슬슬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11시까지 밥을 먹고, 나는 친구와 헤어져서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혼자 돌아오는 도중, 갑자기 현기증 같은 것이 덮쳐왔습니다.
나는 근처에 있는 공원 벤치에 멍하니 10분 정도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자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다시 현기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길이 워낙 어두웠던데다, 더 늦으면 무서워질 것 같아 나는 열심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집까지 20분 정도 남은 곳에는 이발소가 있습니다.
물론 워낙 늦은 시간이라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이발소를 지나칠 무렵, 가게의 유리창의 내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이 비쳤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근처의 약국을 지나칠 무렵, 나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말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내 뒤, 짐받이 쪽에 웬 할머니가 앉아서 내 허리에 손을 두르고 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내 허리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다시 유리창을 봤지만 여전히 할머니가 보였습니다.
나는 겁에 질려 떨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또 한 번 짐받이를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가
[왜 이렇게 늦게 오는거야! 벌써 3시잖아!] 라고 꾸중을 들었습니다.
분명 나는 벤치에 10분 정도 앉아 있었을 텐데요.
나는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공원에서 몇 시간씩이나 앉아 있던 것일까요?
그 때 할머니 귀신이 달라붙었던 것인가 싶어 그 날 밤은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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