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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27 20:28
져주고 참고 아이를 가진건 아니고 아무생각없이 살다가 애가 생겨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른 것보다 [제 아이를 제가 좋아하지 않을 경우] 를 고민하고 계신게.. 저의 몇년전 모습이라 이부분에 대해서만 제 케이스 설명드릴게요. 서두에 말씀드린것처럼 저는 애에 대한 고민없이 신혼을 즐기다가 생기니 낳은 케이스 입니다. 근데 전 애가 태어난 순간에도 아무런 감동이 없었고(물론 감동한척 연기는 했습니다.) 애가 아빠라고 할때도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냥 애가 울면 짜증나고 애때문에 여행못가고 제 인생 희생하는게 너무 아까웠어요. 그래서 전 제가 소시오패스인가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때쯤 애에 대해서 고민하는 후배들한텐 딩크족을 추천했죠.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퇴근해서 문열면 달려오는 딸이 너무 이쁘고, 여행가서 즐거워하는 딸을 보면 돈쓸맛이 납니다. 예전엔 호텔도 리츠칼튼이나 힐튼 같은 인스타용만 다녔다면, 지금은 애가 즐거워하는 키즈프렌들리 리조트만 찾아다녀요. 제 인생이 사라지고 딸을 위한 인생을 사는 기분이지만 아직까진 전혀 후회되지 않습니다. 주변에도 애낳으라고 추천하고 있구요. 이러다가 딸이 사춘기가 와서 관계가 소원해지면 다시 현타올거라 예상하고 있지만, 그냥 그때는 다시 제가 주인공일 삶을 살자는 마인드입니다. 물론, 또 애가 생겨서 그 시기가 더 뒤로 간 것 같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첫째 때문에 둘째는 계획하고 가졌으니 제 선택에 책임져야죠.
25/08/27 20:29
아이가 싫다까진 아니고 큰 생각은 없었는데 낳고나니까 한동안 육체적으로 힘들긴해도 훨씬 삶이 다채로워지고 풍요로워진 것 같긴 합니다.
물론 그냥 아이로만 그런게 다 생기는건 아니구요. 와이프와 어떤 가정을, 관계를 만들어가냐가 중요한 것 같긴해요. 퀘스트에 곧잘 비교하게되는데. 와이프와 삶에서 주어지는 수많은 퀘스트를 같은 파티로 잘 해결해나갈 수 있는 서로의 성품이고 상태라면 아이는 정말 비교할 수 없는 삶에 주어지는 축복이 될꺼라고 생각합니다. 롤에서 같은 편끼리 남탓해봐야 남는거 하나 없는 것처럼 힘들어도 다시 정비하고 한타하고 결국 이겨내야하는게 가정인 것 같긴해요.
25/08/27 20:30
나온 아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비참한 상황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거기까지 가는 경우를 보면 보통 외부적인 요인들이 극히 따라 주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 같습니다.
디테일하게 가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결국 경제적인 부분으로 귀결이 되는 것 같긴 하고요.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왠만하면 결국 사랑하시게 되긴 할 겁니다.
25/08/27 20:47
애기 둘 키우는 중이지만, 육아는 정말 사랑과 정성 없으면 못버티거든요..
조심스럽지만, 지금 스탠드를 유지하신다면 절대로 말리고 싶습니다. 글쓴분께도, 아기한테도 서로 힘든일이 될거 같습니다.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시작한 저도 엄청 힘들거든요 ㅠㅠㅠㅠ 하지만 힘든것과는 별개로 정말 어마어마한 벅찬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는것은 확실합니다!
25/08/27 20:51
내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은 그 어느것보다 소중한 경험입니다. 감히 비교할수 있는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글쓴분과 비슷하게 부모님과 데면데면한 사람임에도..아이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25/08/27 21:07
위에 긍정적인 댓글들이 많이서 일부러라도 좀 부정적으로 달아봅니다.
도덕책 기준으로 보면 가족간에 부부간에 불화가 일어나면 안되요. 다들 서로 사랑하고 위해주며 살아야죠. 하지만 뉴스를 보면 부모가 자식을 죽이거나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경우도 나옵니다. 어라? 이게뭔가 싶죠. 인간은 원래 그래요. 원시시대부터 인류는 동물들처럼 그러고 살았어요. 근데 문명사회가 되서 사회를 구성하고 살려니까 도덕이나 종교같은걸 만듭니다. 사회를 유지시켜야 하거든요. 보통 자기 자식 낳아보면 다르다고들 하죠? 도덕에서 배워서 그런게 아니라 유전자에 새겨져 있으니까 그런거에요. 동물들도 자기 새끼 돌보는 것처럼. 근데 그러지 않은 동물들도 있거든요. 또는 나는 그런 유전자가 약하거나 변형된 상태일수도 있고요. 위에 "나도 애들/타인한테 관심 없었는데 낳아보니 다르더라" 한 분들 있죠? 그분들도 '자기 자식을 대하는 유전자'가 실제로 낳기전에는 발현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결론이 뭐냐구요? 답은 없어요. ① 낳아보고 부딫쳐보고 "아 나에게도 자식을 돌보는 유전자가 있었구나"를 나중에 깨닫거나 / ② "아 역시 나한텐 그런 유전자가 약하거나 없었구나"를 확인하고 20년동안 관심없는 자녀를 키워야 할 짐을 짊어지거나 / ③ 1,2번을 확인하러 들어가는 리스크가 너무 커서 그냥 현상태에서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살아야지를 선택해도 되요. 결국은 인생은 선택이에요. 다만 가지않은 길에 대한 기회비용을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하셨으면 해요.
25/08/27 21:26
어렵네요.
현재 사실혼 관계인지 아니면 결혼을 생각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헤어지는 전제하에서 이야기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여자친구분이 임신한 상태에서 글쓰신 분 본인이 결혼을 안한다 하더라도 여자친구 분이 출산을 하겠시다라고 막말로 결정한다면 본인이 하실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여자친구 분이 출산을 하시면 아이를 사랑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유무없이 부양이나 양육비 문제가 반드시 생깁니다. 냉정한 말로 친자가 아닐 경우에야 소송 걸어서 해결하면 기분 나빴다 정도지만 현재 상황은 쓰신 이 본인의 범위에서 넘어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가불기인데요.. 결혼을 하냐 아니면 헤어지고 얘낳고 양육비는 주느냐인데 지금 여자친구분은 애도 그렇지만 애를 낳아서 결혼해서 강한 유대감을 만드는게 목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은 글쓰신 분 본인이 생각하시는 문제없는 여자친구와의 결별은 없을거라 봅니다.
25/08/27 22:04
그동안 책임져 온 게 많은 삶을 사신 것 같아요. 꽤 독립적인 분이실것 같고.. 능력도 있으실것 같고..
쓰신 글 읽다 보니 자기 책임이 늘어나는게 싫은 마음이신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고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추천드려요. 꼭 자녀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인생에 큰 도움이 되실 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25/08/27 22:06
딩크였다가 아이 생기신 지인분(남자)이랑 이야기 나눠본 적이 있는데 그분은 제가 원했던 아이는 아니라..하면서 씁쓸하게 살짝만 웃으시더라구요. 사실 사회생활하면서 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없으면 낳지 않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 25/08/27 23:46
가지 않은 길을 알순 없습니다. 그래서 인생도 인생에서의 선택도 어려운 문제 같아요. 선택은 본인이 하는거고 그 선택의 결과도 본인이 받아들이는거니까요. 그리고 그 선택이란건 그 사람의 타고난 성향, 살면서 형성된 가치관/경험이 다 녹아있는거라 다른 사람 의견은 결국 참고만 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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