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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11 22:03
Tech85님// 사실 이번 올림픽을 치루는 박성화감독 입장은 절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축구 선후배간의 의리때문이었다고 해도 자신이 맡고 있던 부산의 감독직을 한 달만에 때려치우고 말을 갈아탄 건 법적, 도덕적으로 분명히 잘못한 겁니다. 특히 남들의 평판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는 공인의 신분으로 전체 축구팬들의 공분을 산 건 그의 축구 경력에서 상당한 마이너스지요. 본인 자신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치루는 박성화감독의 입장은 누구보다 비장하리라 생각되었는데... 선수 탓을 하면 무엇하겠습니까. 모든 결과는 감독 자신이 떠 안고 가야지요.
08/08/11 09:45
위원장님// 감독의 생각(혹은 사기)가 선수단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말 필요없고 히딩크가 하던 여러 일들과 비교해 보면 명확하죠. 그 카리스마, 심리전, 언론플레이....... 감독이란게 축구만 가르치는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었죠.
08/08/11 11:22
LovelyPeach님// 오타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위원장님// 선수들이 못봤다하더라도 문제입니다. 전국시대님(맞나요.ㅠ) 말대로 감독님 스스로가 이탈리아는 우리로썬 너무 강하다고 믿는데 따르는 선수단이 감독님의 어투, 손짓, 눈등을 보고 못느꼈을리가 없지요.
08/08/11 12:28
라즈님의 말씀은 지극히 타당합니다.
축구를 비롯한 기타 구기 종목에서 감독의 역량은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경기를 하는 사람은 선수의 몫이 되겠지만 선수가 플레이를 하기 위한 모든 조건, 예를 들면 선수의 선발, 경기 시의 선수의 활동 영역 지정, 상대팀에 대한 분석과 대처, 자기 선수에 대한 심리적인 고양과 안정, 여기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축구 철학을 선수에게 심어주겠죠. 그리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선수는 그라운드 안에서 자신의 플레이만 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감독들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이후의 우리나라 감독들에 대한 생각은 자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분노를 넘어 측은함까지 듭니다. 히딩크 이전의 한국 감독들의 인터뷰는 열이면 열, 자신의 전술은 완벽했는데 선수들의 기량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하였지요. 히딩크는 한 번도 선수탓을 한 적이 없습니다. 2002년 성공이후에 한국 감독들의 오만함이 약간 수그러들었다 싶더니 요즘에는 이렇게 인터뷰하지요. 자신들도 히딩크와 똑같은 조건이었다면 월드컵 4강을 달성할 수 있다구요. 이 얼마나 오만함의 극치입니까. 타인의 뛰어남을 인정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줄은 모르고 오로지 비생산적인 비난하는 한국 축구의 풍조 속에 욕을 먹는 것은 선수들 뿐입니다. 선수들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감독이 경기 전에 이번 이탈리아 전에서는 수비에 열중하라고 해서 열중했고 무승부에 전념하라고 해서 전념했고 수비와 미드필더는 하프라인을 넘지 말라고 해서 올라가지 않았을 뿐인데요. 전반 15분이 지나고 나서 한국의 전술을 파악한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강점인 선수비 후역습을 버리고 과감하게 미드필더와 양 윙백들의 오버랩을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허리 부위에서 이미 수적으로 밀린 한국 미드필더들과 중앙 수비수는 양 쪽으로 돌파해 오는 이탈리아의 윙백들을 막느라 허둥대기 시작했고 자연히 엷어진 중앙으로 골을 먹기 시작합니다. 골을 만회하기 위해 감독은 전원 공격을 지시했을테고 선수들은 예의 허둥대다가 수비 조직력까지 무너져 내립니다. 이 때부터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선수비 후역습 작전이 효력을 발하지요. 기다렸다가 찬스가 나면 빈 공간으로 돌진하면 한 번의 기회로도 쉽게 득점 기회가 오게 됩니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입니까. 박성화 감독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입니다. 국내 축구인들 중에서 박성화 감독만큼 겸손하고 공부하는 축구인도 드물지요. 저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내심 많은 기대를 했더랬습니다. 선수들의 기본기도 세계적인 수준이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프로 선수들로서 연간 많은 축구 경기를 통해서 경기 조율 능력도 향상되었으며 특히 박성화 감독 본인이 수비 조직력을 중시하는 분이라 최소한 예선은 쉽게 통과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아직 예선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이탈리아와의 경기는 그간 한국 축구가 보여주었던 감독 능력 부재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다른 감독에 비해서 전술의 실패라고 말한 박성화 감독의 솔직함은 존경하지만 역시 적자 생존의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런 순진한 자기 비판보다는 좀 더 본능적으로 교활한 모습이 보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08/08/11 18:26
박성화 감독은 단순한 이론가에 지나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분이 쓰신 칼럼을 읽어본적이 있는데 축구에 대한 지식은 상당히 깊이가 있고 해박했다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러나 실전에선 저렇게 나약하기만 하니 참 아쉽네요. 그리고 박성화 감독은 상도덕을 어긴 사람이라 인간으로써도 좋은평가를 주지 못하겠네요. 아무리 부산축구가 인기가 없는편이라지만 (옛날 대우 로얄즈 시절땐 롯데 안부러울 정도였는데 어쩌다 ㅡㅡ;;) 부산 감독을 맡은지 얼마 안되서 올대 감독직을 맡아버리는 바람에 그 소수의 부산팬들 피눈물 흘리게 했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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