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포럼 기사입니다.
사상 첫 프로게이머 출신 공군 전산 특기병으로 선발된 강도경, 조형근, 최인규가 12일 진주에 있는 공군 교육 사령부로 입대했다.
프로게이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특기병 자격으로 입대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강도경은 10일 밤차로 고향인 진해에 내려와 부모님, 친구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 진주로 출발한 강도경은 군부대 앞에서 머리를 자르고 낮 2시에 입대했다.
부산에 거주하던 조형근도 부모님, 친지들과 함께 당일 오전 진주에 합류했다. 최인규는 동료 박윤서와 함께 12일 새벽 서울 신사동 삼성전자 숙소를 떠나 입대 장소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경과 조형근 등 소속 선수 두 명을 공군에 입대시키는 한빛 이재균 감독도 진주까지 내려와 입대를 지켜봤다. 이 감독은 입소대 정문을 통과하는 두 선수를 차마 지켜보지 못하고 등을 돌려 눈가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강도경은 “2년여 동안 열심히 군생활하고 무사히 다녀와서 e스포츠를 위해 다시 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돌아오겠다”며 “팬들도 e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조형근도 “건강하게 군생활 마치겠다”고 말했다.
남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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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진주)=이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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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우주기사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마니아 가운데 '강도경'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세대 프로게이머이자 '저그 대마왕'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H.O.T-Forever.
1999년 데뷔 이후 2000년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그는 이후 '2001 KPGA 9월 Tour' 우승, '2002 Ghem TV 2차 스타리그' 우승 등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며 활동했다. 또 최근에는 7년 동안의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감하고 소속팀이었던 한빛 Stars에서 코치직을 맡기도 했다.
강도경은 은퇴의 주된 요인 이었던 병역의무를 다하기 위해 공군 'e-스포츠병'으로 12일 진주 공군 교육 사령부로 입대했다. '게임'이 'e-스포츠'로 변화되는 과정을 몸소 체험했던 e-스포츠계의 맏형 강도경. 우주에서는 지난 7일 군 입대를 앞둔 강도경과의 마지막 데이트를 가졌다.
우주 : 이제 곧 입대인데 어떻게 지냈어요?
강도경(이하 도경) : 얼마 전 죽마고우랑 여행을 갔다 왔어요. 아직까지 해외를 한 번도 못 나가봐서 군대 가기 전에 한번 가보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천에 옮겼죠. 물론 그 친구는 제대한지 한참 됐고요. 뭐 저도 특별히 마지막 여행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좀 쉬고 싶었어요. 아무튼 일본이랑 필리핀을 갔다 왔는데 오히려 물가가 더 낮은 필리핀에서 돈을 더 많이 쓴 것 같아요. 일본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타코야끼(문어구이)를 실컷 먹었죠. 아마 40개는 먹었을 거에요. 그리고 필리핀에서는 마침 도착한 날부터 태풍이 불어와서 바다에는 못 들어가고 호텔 안에 있는 수영장에서만 놀 수 있었죠. 근데 뭐 두 곳 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우주 : 다음 주 월요일이 입대라고 들었는데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 만났어요?
도경 : 여태까지는 e-스포츠 쪽이 아닌 저의 순수한 사생활에 연관된 사람들을 다 만나고 다녔어요. 제가 경남 진해가 고향이거든요. 고향 친구들도 만나고 친척 분들께도 인사드리고 그랬죠. 이제 입대 전까지는 전직, 현직 프로게이머들 열심히 만나고 들어가려고요.
우주 : 처음 데뷔할 때만 해도 'e-스포츠'라는 단어가 없었잖아요? 지금 이렇게 e-스포츠로 자리 잡은 것에 대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도경 : 제가 이끌어 온 것은 아니지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얘기하자면, 지금 프로게이머들은 정말로 생활환경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대기업들의 게임단 창단과 스폰서쉽 등등이 활성화되면서 연습실 환경도 좋아지고 연봉 등 대우도 좋아졌잖아요. 그 대신 연습도 체계적으로 굉장히 많은 양을 소화하고 있고 또 '공(公)과 사(私)가 확실히 구별되는 것도 사실이죠. 예를 들어서 예전 같으면 프로게이머 중에 누가 군대 간다고 하면 거의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따라왔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잖아요(웃음).
우주 : 입대하는데 배웅 안 해줘서 서운해요?
도경 : 아뇨. 지금은 각 팀마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가지고 정해진 시간에 따라 연습하고 있고 그 흐름을 깨면 안 된다는 걸 제가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서운하지는 않아요. 제가 그 친구들 비는 시간에 맞춰서 찾아 가야죠. 그리고 제가 어디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주 : 1999년에 데뷔해서 게이머 생활을 정말 오랫동안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도경 : 솔직히 모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그만큼 오랫동안 게이머 생활을 했으니까... 뭐, 그래도 꼽으라면 역시 큰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가 기억에 남네요. 처음 숙소가 생겼을 때도 기억에 남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작은 곳이었지만 우리들만의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그 자체가 너무 기뻤어요. 뭐든지 '처음'이라는 것이 가장 기쁜 것 같아요. 지나온 모든 일들이 세세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하나하나의 장면들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정말 소중한 추억들인 것 같습니다.
우주 : 늦게 군대를 가는 만큼 프로게이머, 각종 방송활동, 그리고 최근의 코치직까지 또래 친구들이 쉽게 해볼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는데 후회는 없나요?
도경 : 제가 선택했던 길이니만큼 후회하거나 뒤돌아보면서 아쉬워하지는 않아요. 물론 게임결과야 항상 '아~이렇게 할 걸'하고 후회하는 적이 많았지만요(웃음). 좋은 경험들이었다고 생각하고 제 나이에서 해볼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 볼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합니다.
우주 : 게이머 생활이나 방송활동, 코치까지 여러 가지 경험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좋았나요?
도경 : (생각에 한참 잠기더니)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어요. 그렇지만 역시 게이머 생활을 할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네요. '프로게이머 강도경'이 가장 멋있었다고 생각해요.
우주 : 요즘 대단한 실력을 가진 신인들이 많은데 선배 게이머로서 어떻게 생각해요?
도경 : 하하, 원래 이 바닥에는 좀 그런 게 있어요. 프로게이머 할 만큼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나이가 어릴수록 그 실력이 더 잘 발휘되는 면이 있죠. 겁이 없어서 그런가?(웃음)
우주 : 그럼 현재까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올드게이머들은 정말 대단한 거네요?
도경 : 일단 프로게이머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든 그렇지 않든 항상 꾸준히 연습해서 계속 승부를 벌인다는 그 자체가 대단한 거죠. 물론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이름도 날리고, 연봉도 많이 받고 다 좋지만 그만큼 한번 삐끗하면 그 시련은 훨씬 커요. 그 반대의 경우도 성적이 안 나오는 자체로 굉장히 힘들죠. 저 역시 그런 기분들을 모두 겪어본 만큼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죠.
우주 : 특별히 친분이 있는 게이머가 있다면요?
도경 : 어떻게 순위를 매길 수는 없고요. 일단 우리 팀(한빛)원들과 모두 친하고 예전부터 게임을 했던 사람들과는 거의 다 친해요. 지금 신인들은 저랑 나이차이도 많이 나거든요. 7~8살 차이가 나고 그러니까 쉽게 친해지기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사적인 자리에서 술도 같이 먹고 그러면서 친해지는 계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게 많이 없어졌어요.
우주 : 예전과 달라진 부분, 어찌 보면 낭만적인 부분이 많이 사라졌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얘기 좀 더 해주세요.
도경 : 예전에는 스타리그 결승을 한다고 치면 거의 모든 프로게이머가 결승전에 다 같이 관전을 하러 갔어요. 다들 모여서 응원도 하고 경기를 지켜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설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같이 즐거워했는데 요즘은 다 게임단별로 움직이니까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죠. 그때는 경기 끝나고 나서 서로 경기내용에 대해서 웃고 떠들면서 질책도 하고 속으로는 '다음번에는 내가 저 자리에 올라가야지'라는 각오도 생기고 그랬어요. 물론 술도 한잔씩 하면서요.
예전에 한빛 숙소 근처에 IS팀 숙소가 있었는데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자주 어울려서 놀았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임)요환이 형, (박)정석이, (이)윤열이, 당시 막내였던 도현이등 지금도 만나면 그때가 정말 재밌었다고 얘기하곤 하죠.
우주 : 요즘 한빛이 'SKY 프로리그 2006' 전기리그에서 성적이 썩 좋지 않아요. 지켜보는 마음이 좀 편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도경 : 사실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한때 정상의 자리에 있었던 한빛팀이 계속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후진양성을 잘 해놓고 나왔어야 하는데 저를 비롯한 주축멤버들이 다 빠져 버리게 된 것 같아서 그 부분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해요. 한자리 한자리가 비워지면 바로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차근차근 톱니를 맞물려야 하는데 저도 그렇고 (김)선기도 그렇고 너무 갑자기 공백을 만들어버린 것 같아요.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 앞으로 한빛의 남은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잘 해낼 거라고 믿고요. (이)재균이 형도 원래 열심히 하는 형이니까 저도 믿고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우주 :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그리고 팬들이 이제 군대에 가면 많이 섭섭해 할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도경 :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기보다는 팬들에게 그냥 감사할 뿐입니다. 누가 큰 선물을 주고, 누가 많이 찾아와 주고 팬들이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일단 '강도경의 팬'이라는 그 자체가 너무 고마워요. 제가 지금 군대에 가지만 e-스포츠 병으로서 종종 소식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함께 해온 날보다 함께 해나갈 날들이 더 많으니까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잘 있다가 돌아오겠습니다.
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던 강도경은 인터뷰 내내 특유의 밝은 웃음을 보여 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처음에는 '군대이야기는 지금 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며 마치 초월한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인터뷰 도중 '이런 건 군사기밀이라서 기사에 나가면 안돼요', '일단 거기에 가면 제가 제일 막내니까 조심스러워요', '태권도를 잘해야 하나요'등 스스로 참지 못하고 사실은 '나 곧 군대가요, 어떡하죠'라고 걱정하는 것이 드러나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군대에 다녀온 경험자로서 단언하건대 강도경이 지금까지 보여준 성실함만 그대로 보여 준다면 그곳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13일에 열리는 토고와의 월드컵 경기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
1세대 프로게이머이자 최초로 'e-스포츠병' 보직을 맡게 될 강도경, 앞으로 해나갈 군 생활도 건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머지않아 e-스포츠계로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해 본다.
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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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강도경선수.
입대하셨군요..어디서든 잘 적응하시고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글이 하나도 없어서 제가 올렸습니다..
기사가 두 곳 이라 말머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저렇게 했습니다만 혹시 틀렸다면 적절하게 고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따로 올리기도 그렇고..
몰라서 그런거니 살살 알려주세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거든요 ..전 정말 두려워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