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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1/19 15:32:46
Name BK_Zju
Subject [일반] [성경이야기]이스라엘 서쪽 vs 동쪽의 내전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도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단 동쪽 길르앗 땅의 입다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던 암몬 족속과의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전투 전 불리한 상황으로 인해 심적으로 몰렸던 입다는 실언을 함으로써
자신의 유일한 무남독녀를 잃게 되었고, 그 슬픔으로 인해 온 길르앗이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또 요단강 서쪽의 에브라임이 시비를 털러 옵니다... 시비를 터는 이유는
[왜 암몬 족속과 싸울 때 우리를 부르지 않았음??]
이미 에브라임은 기드온 시대에 비슷한 상황에서 시비를 털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시비는 그때와 약간 성격이 달랐는데..

기드온 시대에 걸었던 시비는 그래도 나름 예의가 있었습니다.
그때도 에브라임은 기드온이 혼자 적과 열심히 싸울 동안 관망만 하고 있었고,
기드온이 1차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고, 적을 추격하려는 그 찰나에 갑자기 등장하며
“왜 우리를 안불렀음? 우리도 불렀으면 용감하게 싸워서 적을 물리쳤을 거임!!”
이라는 말도 안되는 트집을 부리며 아직 전투가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리 전리품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기드온은 적을 완전히 섬멸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우선 에브라임의 비위를 맞춰주기로 했고,
따라서 거의 다 잡은 적의 잔여세력의 추격을 에브라임에게 맡기며 그들이 적 군대 장관의 수급을 취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다 시대의 에브라임은 기드온 시대와 2가지 면에서 크게 다른 점이 있었는데,

1. 기드온 시대에 에브라임은 뒤늦게나마 전투에 참가하려는 의지가 있었고,
그렇게 참가해서 적 군대 장관의 수급을 취하는 공을 세우기는 했음.
--> 입다의 시대에는 입다가 적을 완전히 섬멸할 동안 끝까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2. 기드온 시대에 에브라임은 단순 전리품에 대한 시비만 있었습니다.
--> 입다의 시대에 에브라임은 전리품에 대한 시비가 아니라 아예 [길르앗을 완전 멸망시키겠다]고 말하며 길르앗을 통째로 먹으려고 했습니다.



에브라임이 기드온 시대와 달리 이런 행동을 취한건 3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지난번 기드온 시대 때 에브라임은 적들의 군대장관의 수급을 취하고 좋아했었는데,
당시 기드온은 아예 적의 본진을 공략해 적들 왕의 수급을 취하였고,
이로 인해 모든 영광이 에브라임이 아니라 기드온에게 돌아갔습니다.
때문에 욕심이 많은 에브라임은 이번에는 입다가 적을 완전히 섬멸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최종 전리품이 확정되면 그때서야 전리품 전체를 요구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2. 기본적으로 에브라임은 요단강 동편 = 길르앗 세력을 매우 멸시하며 차별했습니다.
그들은 길르앗 사람들을 가르키며 말하기를
[길르앗의 조상들은 옛날 요단강 서쪽으로 공격하기 무서워서 도망쳤던 낙오자들]
이라고 조롱하였습니다.
--> 하지만 실제 역사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요단강 동쪽 세력들 = 르우벤, 갓, 므낫세 절반 지파는 비록 약속의 땅 요단강 서쪽의 땅을 기업으로 받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그들이 서쪽 땅에 공격하는 것이 겁나서가 아니였고,
오히려 그들은 자기들 기업도 아닌 요단강 서쪽땅을 형제들을 위해 함께 싸워준 용맹하고 의리있는 조상의 후손이었습니다.
그런데 약 300년이 지난 현재 에브라임은 어떤 역사 왜곡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용맹하고 의리있던 요단강 동쪽 형제들의 진심을 왜곡하며 멸시하고 있었습니다.


3. 이번 전투에서 입다는 너무 많은 전리품을 얻었습니다.
입다는 이번 전투에서 단순히 적의 침략을 물리친 것 뿐만 아니라
적을 계속 추격하며 아예 암몬 족속의 땅까지 점령하였습니다.
그 점령한 성읍이 무려 20개나 되었고, 그 중에는 [민닛] 이라는 지방과 [아벨 그라밈] 이라는 지방도 있었습니다.

[민닛]은 나중에 에스겔 27장 17절에 다시 언급이 되는데 특산물이 [밀] 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밀은 당시 가나안 지방의 주식이었는데 요단강 동쪽에는 산지가 많아 목축하기에는 좋지만 농사를 짓기에는 좋지가 않습니다.
인구가 많아질수록 어찌되었든 다량의 안정된 탄수화물이 필요하고,
따라서 요단강 동쪽의 세력들은 밀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요단강 서쪽 세력에 종속화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민닛]은 그 부족한 요단강 동쪽에서도 몇 없는 농사가 되는 지역이었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밀은 요단강 서쪽의 블레셋 평야 & 이스르엘 평야의 곡창지대의 밀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던 곳이었습니다.

또한 [아벨 그라밈]은 그 뜻이 [포도원의 평원]입니다.
당시 물이 부족한 가나안 땅은 포도주를 만들어 수분을 보충할만큼 포도주가 중요한 자원이었는데,
역시나 포도의 주 생산지는 요단강 서쪽에 몰려 있었습니다.
아벨 그라밈은 요단강 동쪽에서도 포도 농사가 가능한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길르앗 vs 암몬 전투로 인해, 암몬은 자신들의 가장 핵심 지역인 민닛과 아벨 그라밈을 상실했고,
반대로 길르앗의 입다는 민닛과 아벨 그라밈을 확보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요단강 서쪽 세력에게 아쉬운 소리 할 필요가 줄어드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그럴리는 없겠지만 입다를 필두로 길르앗 세력이 요단강 서쪽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하며 자립을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까지 온겁니다.





이런 3가지 이유로 인해 에브라임은 이참에 길르앗을 아예 통째로 먹으려고 군대를 일으킵니다.
[동쪽 형제들이 암몬 족속에게 18년 동안 핍박 받고 있을 때는 한번도 군대를 일으키지 않았다가, 이번에 동쪽 형제들을 아예 먹으려고 군대를 일으킨 겁니다.]
그런데 이 군대의 숫자가... 최소 50,000명은 넘는 엄청난 대군이었습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무시무시하냐면..
여호수아 시대 가나안 입성할 때의 에브라임 지파의 성인 남성 총 인구가 고작 32,500명입니다.

yHIAGDJ.png

전에도 설명 드렸듯이 저 32,500명은 당시 에브라임이 확보 가능한 최대 인구였는데,
1. 하늘에서 만나 치트키가 내렸기 때문에 애를 아무리 낳아도 식량 걱정이 없었고
2. 모두들 천막 생활을 했기 때문에 부동산 박탈감이 없이 평등했고
3. 애를 많이 나을수록 나중에 가나안 정복 시 더 많은 땅을 분배 받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미친 듯이 애를 낳던 시절입니다.

실제로 가나안 입성 이후 사사기가 끝날 때 이스라엘의 인구는 이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약 60만명 -> 40만 2천명으로 줄음)

자 그럼 이때의 에브라임은 사실상 인구가 32,500명보다 많을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고대 시대 전투의 동원율은 보통 10% 정도이고,
이전 여호수아 전투때에도 이정도 동원율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즉 에브라임은 정말 무리해서 병력 동원해봤자 10,000명이 최대일텐데...
에브라임은 어떻게 이때 최소 50,000명이 넘는 군대를 동원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에브라임의 동쪽 정벌은 단순 에브라임 지파 하나의 뜻이 아니라
사실상 요단강 서쪽 세력 전체의 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에브라임이 가장 세게 발언을 했을 것이고,
다른 서쪽 지파들도 이에 동조하여 지원군을 어느 정도 주지 않고서는 저런 대규모 병력이 모일 수가 없습니다.
가나안 입성시 요단강 서쪽 지파의 총 인구수가 약 49만명이기 때문에,
동원율 10%를 생각하면 5만 병력의 이유가 충분히 설명이 됩니다.


결국 이 전투는 사실상 요단강 서쪽 vs 동쪽의 전면전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에브라임을 필두로 요단강 서쪽 세력들은 이 중요한 전투를 하는데 하나님의 의견도 묻지 않습니다.
그들은 알아서 동쪽 지파들을 정죄했고 오로지 동쪽 땅의 전리품을 탈취하는 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입다는 분노하며 에브라임에 대항해 군대를 모집하며 대항합니다.
병력은 말도 안되게 부족하고... 또한 이미 암몬과 18년간 전투하며 이미 피폐해진 동쪽이었지만,
이런 서쪽 지파들의 횡포에 더 이상은 참지 않았습니다.

[이런 형제들의 비극적인 내전 속에 여호와 하나님은 과연 누구의 편이었을까요?]

하지만 이때 여호와 하나님은 침묵하셨고,
결국 이 내전은 오직 사람의 뜻에 의해 요단강을 사이에 두고 피비린내 나는 살육전이 됩니다.

비록 수는 적었지만 이미 18년간 실전 경험이 있는 군대 + 입다가 무남독녀를 잃으면서 지켜낸 땅을 꿀꺽 하려는 서쪽 세력들에 대한 분노로 똘똘 뭉친 길르앗 세력에 비해
에브라임을 위시한 요단강 서쪽 세력들은 단지 전리품이나 챙기려는 잡도둑 집단이었기 때문에
전투는 요단 동쪽 = 입다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문제는 요단강입니다.
서쪽 지파들은 동쪽 지파들을 공격하기 위해 요단강을 건너왔습니다.

NinwmhI.jpg


그리고 전투에서 패했으니 다시 요단강을 건너서 돌아가야 합니다.
문제는 이때는 아직 요단강을 건널 만한 다리를 만들 기술이 안되니 사실상 배를 타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전투에서 이긴 길르앗 세력들은 재빨리 요단강 나루턱 = 즉 배가 다닐수 있는 항구를 모두 점령하며
퇴각하는 에브라임 군사들을 놓치지 않고 죽이려고 했습니다.


YyyLFck.jpg


문제는 요단 동편 = 길르앗 사람들도 사정이 생겨서 배를 타고 요단강을 건너야 할 일이 있을수도 있잖아요?
억울한 길르앗 민간인을 죽이면 안되고, 이 당시에 지금 같은 주민등록증이나 호패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길르앗 사람들은 요단강을 건너려는 사람들에게 아래 단어를 발음 해보게 합니다.

[쉽볼렛]

요단 동쪽 길르앗 사람들과 요단 서쪽 사람들은 이미 300년간 요단강이라는 자연 지형물에 의해 사투리가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당시 요단 동쪽 사람들은 SH = 쉬 발음이 가능했지만,
요단 서쪽 사람들은 SH = 쉬 발음이 안되고 [S = 시] 발음만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요단강을 건너는 사람 중에 길르앗 사람들은 쉽볼렛을 쉽게 발음하며 강을 건넜고,
에브라임을 비롯한 요단 서쪽 사람들은 [십볼렛]이라 발음했기 때문에 정체가 탄로가 강을 건너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이때 죽은 에브라임 사람의 (사실상 요단 서쪽 연합군) 숫자가 무려 42,000명이나 되는 엄청난 학살극 이었습니다.

이 42,000명은 사실상 요단 서쪽의 젊은 남자 전원이며, 요단 서쪽 인구의 약 10% 정도가 몰살당한 엄청난 학살입니다.
물론 전쟁의 원인은 오로지 에브라임을 위시한 서쪽 지파들의 탐욕에 있기는 했습니다만.. 조금은 살려 두거나 포로로 잡아도 될 것을... 죽여도 너무 많이 죽이기는 했습니다.
그만큼 길르앗 지방 사람들의 뿌리 깊은 멸시의 역사로 인한 복수심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입다가 대단한 면모를 보입니다.

성경은 절대로 복수를 악하다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복수야 말로 성경에서 강력하게 주장하고 이행하는 논리입니다.
성경의 기본 이론은 [뿌린대로 거둔다]입니다.
복수 역시 뭔가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보복을 하는 겁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고, 선을 행했으면 복을 받습니다.
죄를 지었다가 선을 행했다고 해서? 지은 죄에 대한 벌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인류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벌로 무조건 죽어야 하며,
아무리 하나님의 사랑이 크다고 한들 이 논리를 깰 수는 없었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 대신 그 벌을 받아 죽는 걸로 대체를 한겁니다.

그럼 뿌린대로 거두는 = 보복이야 말로 참된 진리인데, 왜 성경에서는 사람들보고 복수하지 말라고 한걸까요?
그 이유는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100% 맞은 대로 복수를 못하고,
대부분 150% 혹은 200%의 복수를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한 대 때렸습니다.
그럼 나도 상대를 한 대 때리면 얼핏 보면 성경 논리상으로는 아무 문제 없는 뿌린대로 거두는 보복이지만...

내가 한 나라를 대표할 정도의 실력있는 축구 선수인데,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한 대 맞아서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고,
하필이면 나의 실력이 최전성기 일 때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입어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즉 나는 단순 1대를 맞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평상시에 맞은 1대와는 차원이 틀립니다.

더군다나 내가 보복할 상대방은 딱히 잃을 것이 없는 별 볼일 없는 축구 선수라면?
내가 보복으로 1대 때려서 상대방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는다고, 그가 받을 피해가 내가 받은 피해랑 같을까요?
최소 10대 이상은 때려서 전치 16주, 혹은 전치 1년 정도로 불구를 만들어야 공평하려나요?
얼마나 피해를 줘야 공평한지 그 기준을 누가 잡아야 할까요?


복수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이며 선을 잘 맞춰서 알맞게 복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통 복수의 기회는 1번 정도이고...
기껏 복수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상대방이 받은 피해가 내가 받은 피해보다 훨씬 경미하면??
사람은 본전인 상태로는 살수 있어도, 손해를 보면서 살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이왕 복수 한번 하는거 가급적이면 안정적이게 자기가 생각하는 본전보다 조금 더 큰 피해로 상대방에게 보복하려는 습성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현대 국가에서는 사적 복수를 금지하고, 반드시 법정 판결을 통해 공평한 복수를 하라고 명령합니다.

하나님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복수를 잊지 않으십니다.
쪼잔하신 하나님은 수만년이 지나도 절대로 죄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벌을 내립니다.
다만 사람은 위와 같은 이유로 그 보복의 범위를 컨트롤 하기가 힘드니
그 유명한 로마서 12장 19절의
[니가 직접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에게 맡겨라. 공명정대하신 하나님께서 직접 갚아줄거다] 라고 말씀이 나오는 겁니다.


입다의 경우를 다시 살펴봅시다.
입다는 지금 그야말로 복수의 화신입니다.

1. 자기 형제들이 암몬에게 18년간 핍박 받을 때 요단강 서쪽 세력들은 전혀 도와주지 않았고

2. 서쪽 세력의 도움 없이 암몬 족속에게 이길 수 있을까? 라는 심적 압박에 자신은 실언을 하여 무남독녀까지 잃었고

3. 그런데도 서쪽 세력들은 나에게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날 탓하면서 이참에 날 멸망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그 전투에서 입다는 대승을 하였고, 서쪽 세력의 모든 군대를 전멸시킵니다.
입다가 정말로 복수의 화신이이라면 이참에 요단강을 건너 서쪽 세력을 싸그리 진멸시켜도
서쪽 세력 입장에서는 딱히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서쪽 세력들의 행위는 악했고 입다의 분노는 강했습니다.

하지만 입다는 절제하며 그의 복수를 딱 [요단강을 건너 침공한 자들을 죽이는 것] 까지로 멈춥니다.

입다가 가장 훌륭했던 점은 어쩌면 암몬 족속을 물리친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상황에서 복수를 멈추고 절제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도 속으로는 분명 이 정도로 만족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니.. 쳐들어온 놈들 죽이는 거은 너무나도 당연한거고.. 내 슬픔을 최소 저들도 어느정도는 느끼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수만번도 넘게 들었겠지만, 그는 그 이상의 복수는 하나님께 맡기면서 절제하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사기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는 이런 복수를 절제하지 못해서 생기는 비극을 보게 됩니다.]

이런 훌륭한 대인배적인 모습으로 인해 입다는 요단강 동쪽의 지도자를 넘어서서 이스라엘 전체의 사사로 6년간 통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성경에서 입다를 평가 할 때 그가 실언으로 딸을 잃고, 동포를 죽이는 학살을 벌였음에도 [여전히 그를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평가합니다.


그리고 6년이 지나 이스라엘의 구원자 입다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실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입다가 조금만 더 오래 이스라엘을 통치했다면?
아마 동서 갈등이 봉합되고, 이스라엘을 힘을 합쳐서 그들의 진정한 적 - 블레셋을 정벌할 힘을 키웠을지도 모릅니다.

전에도 살펴봤지만 보잘것없던 암몬이 이스라엘을 괴롭힐수 있던 원동력은 서쪽에 있는 블레셋의 경제적인 지원이었습니다.
요단강 서쪽 세력들은 사실 동쪽의 입다를 공격할 게 아니라 서쪽 블레셋에 신경을 써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많이 아쉬운 타이밍입니다.
블레셋은 비록 강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통일이 안된 상태였으니까요..

결국 블레셋의 암몬 지원은 나름의 소득이 있던 셈입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동쪽 세력은 18년간 핍박 받으며 초토화 되었고,
이스라엘 서쪽 세력은 42,000명의 젊은 남자들이 몰살당하며 순식간에 나라를 부양할 젊은이들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군대를 일으킬만큼 내부 정리가 끝나지 않았던 블레셋은 이제 다음 작전으로 직접적으로 이스라엘의 경제에 관여합니다.
입다가 살아있었다면 이에 어느 정도 대항했겠지만..
그는 딱 6년 = 이스라엘의 내전의 피해를 겨우 복구하려는 찰나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블레셋의 악독한 경제 침략으로 이스라엘은 40년간 블레셋 사람의 지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이것은 이스라엘이 악을 행하자 하나님께서 블레셋을 통해 벌을 주신 겁니다.])


자 그동안 사사기를 계속 살펴보았습니다.
계속 반복이죠?
1. 이스라엘이 죄를 짓는다.
2. 하나님께서 다른 이민족을 강하게 만들어서 이스라엘을 괴롭힌다.
3. 이스라엘이 괴로워하며 회개한다
4. 하나님께서 사사를 세워 이스라엘을 구원한다.
5. 사사가 죽고 이스라엘이 다시 죄를 짓는다.

사사기 스토리는 이 공식의 반복인데...
드디어 이 공식이 깨집니다.
위의 1번 2번의 과정까지는 실행이 되어서,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40년간 괴롭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딱히 괴로워하지도 않고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습니다??]

마치 이때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냥 블레셋의 지배에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그건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침공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천천히 지배하였기 때문일 겁니다]

한편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지 않자 하나님께서도 나름 당황을 합니다??
도움을 청해야 사사를 보내서 구원을 해줄텐데 도움을 요청하지 않네?
이거 이스라엘을 더 x쳐야 하나??

이런 배경 속에서 이스라엘 비운의 외로운 영웅 - 삼손이 태어납니다.
다음 시간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지배한 경위와 삼손이 왜 그런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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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9 16:29
수정 아이콘
사실 사사기의 저 공식은 좀 과장해서 말하면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간 뒤 구약이 끝날 때까지 전통(…)이긴 합니다. 그 기간이 길어지거나 사사가 아닌 예언자로 바뀌거나하는 소소한 업데이트는 있을지언정 말이죠 흐흐
22/11/19 16:31
수정 아이콘
오옹 그렇군요
닉네임을바꾸다
22/11/19 16:51
수정 아이콘
뭐 사실 중간기나 신약이라고 크게 다를것이냐는 별도고...
22/11/19 20:18
수정 아이콘
신약이 저 공식에서 벗어난 점은 결국 유대인들이 “회개하지 않았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은 건, 물론 최종 결정은 빌라도를 포함한 로마였지만 그 결정에 이르기까지 유대인들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에 대해 회개하지도 않았죠.

결국 예수가 승천하고 불과 백년도 안되서 유대계 국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구요.
22/11/19 20:58
수정 아이콘
쉬려고 피지알 왔는데 요즘 공부했던 부분이 사사기라...
덕분에 다시 한 번 복습하고 갑니다.흐흐흐흐
여수낮바다
22/11/19 22:48
수정 아이콘
잼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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