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7/27 10:09:11
Name 가브라멜렉
Subject [일반] 예전 기억. (수정됨)
( 진솔하게 작성하기 위해 반말체로 적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요즘 웹소설을 기준으로 해서 PGR에 글을 꽤 많이 적는다. 글 연습도 할 겸 ...

거기에 내가 사회를 보는 시선도 조만간 작성할 생각이다. ( 첫빠는 이준석 대표에 관한 글로 한번 적을 예정 ... )

이렇게 글로라도 나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기도 하고.

( 물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조심해야겠지만 ... 크크 )

하지만 나 자신의 예기에 관한 건 가급적이면 안 적을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경중은 다르지만 각자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 있고 .. 그것을 감내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니깐.



그런데 ...얼마전에 '유퀴즈' 라는 프로그램에서 출연했던 사람 중 '김종기 이사장' 이라는 분이 나왔다.

가만히 보니 예전에 관심을 가졌었던 '푸른나무재단'의 이사장님이 아닌가?

안그래도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재단인데 .. 한동안 잊고 있다가 프로그램을 통해 재단의 정식 명칭을 알게 되어 ..

얼마 전에 가입하고 후원을 시작했다. 뭐.. 재단 특성상 횡령 등 뻘짓만 안한다면 .. 여력이 되는 한 계속 후원할 생각이다.

----------------------------------------------------------------------------------------------------------------------->>>

예전에 책에서 이 양반의 이력을 봤는데 ... 삼성에서 임원 출신이였던 나름 잘 나가는 엘리트셨더라.

그런데 .. 아들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을 하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

어떤 의미로든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험난한 길로 나가는 게 쉽지 않았으리라. 그만큼 자식을 사랑했다는 의미기도 한 것 같고...

내가 이 사람이였으면 자식의 죽음이 계기가 되었다 하더라도 .. 이런 길로 쉬이 나갈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존경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


얼마전에 자식이 폭력을 당하는 것 같다고 자게에 글이 올라왔고 .. 지금은 본 내용을 삭제했지만 ..

부모 입장으로써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된다 .. 왜나하면 나 자신이 학교폭력의 피해자였으니깐.

제 3자 입장에선 여러가지 방안을 내놓고 단호해져야 된다고 조언할 수 있지만 ...

어떠한 일이든 자신의 문제가 되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나마 .. 어떠한 경우든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하셔야 된다고 짤막하게 글을 적었다.

다른 건 몰라도 학교폭력에 관한 문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 나 자신이 피해자였으니까.

자식의 입장에서 먼저 이해를 한다면 부모가 어떤 선택을 해도 자식은 이해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

내가 경미한 수준으로 시작해서 강도가 세질 때 까지 학교폭력을 당한 시기가 .. 초등학교 4학년 ~ 중학교3학년 때 까지였다.

공부를 못하고 .. 운동도 못하고.. 성격도 내성적이지 .. 늑대들의 타겟이 되기 딱 좋지.

구타 / 은따 / 왕따 거의 3종세트로 다 당해봤다. 그런데 ... 그걸 안 부모님은 위로를 해주지 못할 망정 .. 나를 바보취급 하시더라.

나는 지금도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그때의 기억만큼은 나에게 비수가 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선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할 때 보다...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외면받았을 때의 기억이

나에게 더욱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

군대에서 당했던 폭력보다 학창시절의 폭력이 기억에 훨씬 남아있다.

만으로 34살이 된 지금도 .. 많이 희석이 됬지만 .. 그때의 기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트라우마는 직접 겪어보지 못하면 남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 자신이 쓸모없고 세상에서 버려진 느낌 .. 평생 가족과 타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살아야 될 느낌 ..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얽혀있기 때문에 .. 어떤 의미에서는 죽을 때까지 치유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마치 종이를 한번 구긴 후 다시 펴면 모양은 그대로여도 안의 구겨진 속살은 그대로 남는 것 처럼.


----------------------------------------------------------------------------------------------------------------------->>>

물론 .. 나이가 들어 사회생할을 하다보면 결국 세상은 복마전 (伏魔殿) 임을 느끼게 된다. 다만 .. 거기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마음의 힘을 키우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다. 학교폭력의 기억이 남아있는 사람은 복마전에서 버틸 힘이 ..

아예 없다고 봐야겠지 .. 결국은 아무리 자기가 애를 써도 근본적인 마음의 치유가 안되면 .. 인생의 패배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처단과 더불어 ...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구제를 할 생각이 과연 있을까 싶다.

----------------------------------------------------------------------------------------------------------------------->>>

그런 의미에서 김종기 이사장님의 행보에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하는 바이다.

뭐 .. 잡설이 길었는데 .. 결국 부모의 입장에서 맞서 싸우든 도망치든 간에 .. 일단 자식의 입장에 서서 충분히 위로해주고 난 이후에...

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자식의 마음이 죽어가는데 그것부터 살릴 생각을 해야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다음에 .. 법적으로 싸우든 .. 가해학생을 찾아가 감방 갈 각오하고 사지를 분질러 놓든 ... 자식을 자퇴시키고 검정고시를 하게 하든 ..

하면 된다. 그렇게만 해줘도 자식의 마음은 매우 안정될 것이며 ..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많이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로 ..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지금도 학교폭력과 왕따에 시달리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어른으로써 ... 스스로의 삶에 부딪혀 피해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에 좌절했지만 ...

이런 재단을 통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이 ... 기분이 매우 좋다.

아무쪼록 피해학생들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를 할 것이다.


----------------------------------------------------------------------------------------------------------------------->>>

이 세상의 피해학생들이여.. 너희들은 절대 가치 없는 사람이 아니다. 삶이란 게 결국 굴곡이 있는 거라 ..

지금 당장 버티면 나중에 괜찮아질 거라는 대책없는 말을 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다만 .. 이렇게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정 아니다 싶으면 맞서 싸우지 말고 도망쳐도 된다. 스스로의 목숨과 삶을 꼭 소중히 하거라.

인생은 결국 ...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법이니깐. 너희들에게 심심한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제3지대
22/07/27 13:05
수정 아이콘
학폭에 대한 인식이 예나 지금이나 뭐 그럴수도 있지 식으로 슬그머니 넘어가려고 하는걸 보면 학폭이 줄어드는거 조차 힘들어 보입니다
지금이라도 가해자를 죽일수있다면 기꺼이 죽이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더 잔인한 표현을 하고 싶지만 참겠습니다
가브라멜렉
22/07/27 14:33
수정 아이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피해자가 용서를 하는 걸로 죄를 면책 해주는 게 아닌 ..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받은 고통에 상응하는 처벌을 마친 다음에 용서를 했으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136 [일반] 물에 빠진 막내 구하려다...진안서 일가족 3명 사망 [61] 톤업선크림13212 22/07/28 13212 1
96135 [정치] '건희사랑' 팬클럽 회장 강신업이 회장직을 내려놓습니다. [53] 눕이애오13241 22/07/28 13241 0
96134 [정치] 이준석이 '내부총질'을 한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472] 에이전트S25981 22/07/28 25981 0
96133 [일반] 7월 FOMC 요약: 침체냐 둔화냐를 고민해야될 시기 [27] 김유라10341 22/07/28 10341 11
96132 [일반] 다이어트와 나르시즘. [15] 김아무개6621 22/07/28 6621 16
96131 [일반] 한산 4dx 관람기 : 탑건한테 양보 안 해도 된다 [11] 오곡물티슈8255 22/07/28 8255 0
96130 [일반] 당근을 이용한 다이어트 운동법 [6] B와D사이의C6093 22/07/27 6093 1
96129 [일반] 폴란드 방산협약 - 우크라이나전 반사이익 [88] 부스트 글라이드12817 22/07/27 12817 17
96128 [일반] 한국투자증권, 3년간 1억4089만주 불법공매도 [97] Leeka15136 22/07/27 15136 25
96127 [일반] 현대배경 무협소설 3편 추천. [46] Getback12732 22/07/27 12732 3
96126 [일반] BA. 5 유행 전망 - 불행과 다행 사이 [42] 여왕의심복12463 22/07/27 12463 95
96124 [일반] 한국인 기대수명 83.5세로 증가 [81] 톤업선크림12081 22/07/27 12081 1
96123 [일반] 한산 용의 출현 관람 후기(스포 엄청 많음) [23] 에미츤귀여웡8544 22/07/27 8544 0
96122 [정치] 이준석, 문자논란에 "오해 여지없이 정확히 이해" [231] Davi4ever25442 22/07/27 25442 0
96121 [일반] 예전 기억. [2] 가브라멜렉6427 22/07/27 6427 10
96120 [일반] 루머: AMD. 8월 라이젠 7천 시리즈 발표 예고 [18] SAS Tony Parker 9101 22/07/27 9101 1
96119 [일반] 이시국 일본 출장 후기 [31] likepa11471 22/07/27 11471 20
96118 [일반] 최근 애니메이션 보면서 재밌던 작품 간단 후기(약스포) [10] 이브이8472 22/07/26 8472 4
96117 [정치] NLL때 진짜 재미 많이 보셨나봐요 [148] 전자수도승26245 22/07/26 26245 0
96116 [정치] 이준석은 왜 윤석열을 밀었는가 [366] 스토리북25071 22/07/26 25071 0
96115 [일반] 아래 만화 얘기가 나와서 써본 '웹소설' 검열 기준 [58] kartagra15017 22/07/26 15017 13
96114 [정치] [단독]尹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바뀌니 달라져” [625] 팅팅42396 22/07/26 42396 0
96113 [일반] 만화책 검열, 그리고 소비자의 권리 [60] 로각좁12459 22/07/26 12459 4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