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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1/19 23:15:59
Name ESG
Subject [일반] 노트북이 든 가방을 지하철에 두고 내렸습니다.
바로 어제 저녁 퇴근길...

회사에서 준 LG 그램 노트북 (3년전), 명함 지갑 (내 물건 중 유일한 명품), USB, 운전면허증, 법카, CMA카드 등등 암튼
겁내겁내 소중한 가방을 지하철 머리위 선반에 올려놓은 상태로 넋 놓고 넷플릭스를 보다가 5호선 거여역에 내렸습니다.

집까지 룰루랄라 걸어가다가 갑자기 허전하면서 쎄한 이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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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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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에 아무것도 없다.

"아......C발....  내 가방...."

순간 패닉이 오며, 어쩌지어쩌지.
핸드폰으로 지하철 분실물 검색하니 유실물112 ? 라는 사이트가 나오는데 이건 뭐 모바일로 가입도 안되고.

아! 다행히 제가 사는 거여역 다음역(마천)이 종점이라 누가 들고 내리지 않는한 청소하시는 분들이 찾아서 보관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역이름으로 검색하니  역전화번호가 나오네요.
바로 전화해서 방금 가방을 두고 내렸으니 찾으면 연락달라. 하고...   금방 찾을 것으로 생각하여 마천역으로 걸어갔습니다.
이 때만 해도 멘붕은 왔지만 찾을 수 있을거란 희망이 있었습니다.

마천역 관리하시는 분께 이래서 왔다 말하니 10~15분 정도 기다려보랍니다.
보통 청소하는데 그 정도 걸리고 분실물이 있으면 다 들고 올라오니 기다리시라.
.
.
.
.
30분을 기다렸는데 나오는 물건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관리하시는 분이 '지금까지 없으면 없는거다. 뭐가 들었느냐?'
'노트북이요..'  ,  '아, 그럼 들고가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 듯. 님 x 됨.'

이제 앞이 캄캄해집니다.
노트북에 들어있는 데이터들.. 백업도 안해 놨는데.. 당장 내일부터 할 일이 많은데 노트북이 없네? , 회사에 다 손배상하고 새거 받아야 하나.
(보안 정책 때문에 암호는 걸려있어서, 유출 걱정은 안 했음)

x발, 볍신새끼...왜 정신줄을 놓고... 아...  나는 결혼을 했는데 나는솔로가 왜케 재밌는거야.... 멍충이 새끼..

혼자 자책하면서 근처 파출소로 가서 유실물 신고를 하려고 갑니다.
가는 중에 어떤 남자분이 제 가방이랑 똑같은 백팩을 메고 지나가는게 보입니다.

하필 제 가방이 겁내 흔해빠진 인케이스 검정색 백팩이라 매번 출퇴근길에 같은 가방을 몇번씩 보긴 하는데...
혹시나 싶어 실례인 줄 알지만 겁내 뛰어가서 매우 정중하게,  이러저러해서 가방을 한번만 열어볼 수 있느냐? 했더니..
약간 황당해하면서 열어봐 줍니다.    
역시나 다른 내용물들...   죄송합니다 선생님 사과하고 파출소로 가던 길을 갑니다.

파출소로 가서 이러저러해서 왔다 하니, 대신해서 LOST 112에 등록을 해줍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고 나서도 찾았다는 연락이 없으면 그 때 점유이탈물 횡령으로 신고를 하던가 해라.
그 다음에 지하철 CCTV를 볼 수 있으니. 일단 기다려 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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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와서 정말 멍하니 있었습니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팀장한텐 뭐라고 말 할 것인가. 팀 옮긴지 얼마 되도 않았는데
노트북이나 잃어버리는 부주의한 놈으로 찍힐 것인가.
지하철에서 남의 물건을 들고 가는 나쁜새끼가 있냐.. 우리나라 치안이 이따구였던 것인가.. 와나..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
.

2시간 정도 흘렀습니다.
그 때 '방화역' 이라는 문구가 뜨면서 전화가 옵니다.


아!!!!!!!!!


'가방 두고 내리셨죠? 방화역 입니다.'

할렐루야, 부처님, 갓뎀잇, 닝기리!!!!
세상에 얼마나 기쁜지.........
신분증과 명함이 들어있어서 다행히...  바로 전화가 온겁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제 가방은 선반위에 고이 모셔져서 5호선 마천역에서 방화역까지 종점 to 종점 지하철 횡단여행을 하셨던 겁니다.
역시 우리나라 치안 하나는 확실하군. 엄복동의 민족다워.
남의 것은 절대 손대지 않아!

밤이 늦어 바로 가진 못 하고 다음날 (긍게 오늘) 점심에 가서 찾아왔습니다.

유게에 빠니보틀님이 스페인에서 가방 도난 당했다는 글을 보고 끄적거려 봅니다.
오랜만에 정말 심쿵한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가방을 꼭 무릎위에 올려두고 탈 것을 다짐하며...

모두 잊으신 물건 없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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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마패마
22/01/19 23:17
수정 아이콘
저도 전에 지갑 놓고 내렸다가 그대로 찾은 적 있어서... 다행네요
닉네임을바꾸다
22/01/19 23:18
수정 아이콘
자전거가 아니여서...살았다
판을흔들어라
22/01/19 23:22
수정 아이콘
그 막막함을 알기에 제가 다 안심하게 되네요
태연­
22/01/19 23:25
수정 아이콘
역시 자전거가 아니면..
Your Star
22/01/19 23:28
수정 아이콘
역시 킹갓민국이야 믿고 있었다고 크크

다행이네요
valewalker
22/01/19 23:32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되는게 중요한 소지품 잊어버리면 이성을 완전 잃어서 주변에 비슷한 물건 가지고 지나가는 행인분들한테 눈이 돌아가게 되더군요. 아무튼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지켜보고 있다
22/01/19 23:36
수정 아이콘
10여년전 폭우가 오고 우면산 산사태로 난리가 나던 날
수표 + 현금 500만원 들어있는 지갑을 버스에 두고 내린 적이 있는데
터미널에 문의하니 그 버스는 이미 목적지로 떠났고 1시간 40분후에 온다고 기다려보라고 해서 발만 동동 구르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있네요.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한 버스에서 지갑을 발견했고 기사님이 잘 보관했다가 찾은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고나니 유튜브에서 국뽕채널 욕하면서도 도난에 관한 썸네일보면 클릭 안 할 수가 없더라구요 크크크
기사조련가
22/01/20 00:51
수정 아이콘
제가 그때 강남세브란스 옆 매봉터널에 갖혀서 거기서부터 양재역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그럴수도있어
22/01/20 07:20
수정 아이콘
저도 그날 하필 회사에서 행사가 있어서 산사태난 곳 중간에 갇혔었어요. 엄청 무서웠는데..
22/01/20 08:33
수정 아이콘
전 그때 집앞 도로가 하천이 되었던 경험이
League of Legend
22/01/19 23:38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김유라
22/01/19 23:43
수정 아이콘
자전거에만 한없이 엄격한 나라답군요 크크크크
눕이애오
22/01/19 23:45
수정 아이콘
저는 지갑으로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지하철 나갈때부터 머리가 깜깜해지고 한 시간 후에 환승해서 들렸서 화장실갔던 역에서 연락받아서 가는데
방에서 천원짜리 지폐랑 동전 구질구질하게 찾아서 갔던 기억이 있네요. 찾으셨다니 참 다행
지탄다 에루
22/01/19 23:47
수정 아이콘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앓아누워
22/01/19 23:48
수정 아이콘
지갑이나 귀중품을 잃어버렸다가 찾으면 깨닫게되죠.
아 행복이란 '아무 일도 안일어나는 것'이구나...! 크크 다행입니다
파핀폐인
22/01/19 23:51
수정 아이콘
와 가방이 없음을 직감한 그 순간 입에서 나오는 "c8" 이 너무 와닿아서 저도 소름돋았네요..
다행입니다..
ComeAgain
22/01/19 23:56
수정 아이콘
엄복동의 나라...
22/01/19 23:57
수정 아이콘
역시 한국은 자전거가 아니면 가져가지 않네요
타츠야
22/01/19 23:57
수정 아이콘
찾아서 다행입니다.
유머게시판에 5분 졸다가 가방 잃어버린 유튜버 케이스와 오버랩되네요.
이것이 한국이다 주모~~
바나나맛우유
22/01/19 23:59
수정 아이콘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자주 가지고 다니는 가방에 명함 하나씩 넣고 다녀야겠네요
22/01/20 00:02
수정 아이콘
자전거

화분

다육이

이 셋의 공통점은?
22/01/20 00:0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cctv가 진짜 많아서 진짜 왠만하면 안 가져가고 가져가도 금방 찾죠. 혹여라도 누가 놓고간 물건에 흑심 품지 마세요. 진짜 금방 찾습니다.
레이미드
22/01/20 00:09
수정 아이콘
페루가 아니고 대한민국이라서 가능한 결말이네요.
다행입니다. 축하드려요.
22/01/20 00:14
수정 아이콘
찾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킹갓민국 믿고 있었다구!!!
22/01/20 00:25
수정 아이콘
저도 두어달전에 가방 통째로 잃어버렸습니다 다행히 든건 블루투스 이어폰이라 그냥 눈물 머금고 가방 이어폰 새로 샀죠 후 ㅠ
아구아구쩝쩝
22/01/20 00:45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정말...!
아롱띠
22/01/20 00:54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아찔하셨겠군요
하늘하늘
22/01/20 01: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고속버스 휴게소 편의점에 지갑을 두고 왔다가 택배로 돌려받은적이 있어요.
휴게소 출발하고 얼마 안있다가 지갑 잃어버린걸 알아채고는 생지옥의 시간이었는데
한 30분 지났나 전화가 오는데 지갑 주었다면서 주소를 묻더라구요. 얼마나 고맙던지
22/01/20 08:05
수정 아이콘
진짜 이래서 귀중품에 연락처든 명함이든..꼭 넣어놔야해요 돌려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을때가 많아요 크크
닐리리야
22/01/20 01:04
수정 아이콘
스페인 아니고 페루에요. 글고 전 웬만해선 선반위에 짐 절대 안 올려요. ktx에도 캐리어 아니고는 절대 안 올려요. 절대 다리사이에 끼고 있어요. 본인이 까먹기 쉬워요. 그렇게 다리사이에 끼고 있으면 절대 편안합니다 :)
파랑파랑
22/01/20 01:08
수정 아이콘
천만다행이네요.
코기토
22/01/20 01:11
수정 아이콘
글만 읽어도 얼마나 기쁘실지 느껴지네요. 다행입니다.
잠시 분실하신 덕에 좀처럼 할 수 없는 짜릿한 체험 하셨다고 생각하세요.
에베레스트
22/01/20 01:41
수정 아이콘
궁금하긴 하네요. 저런 상황에서 물건 그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몇프로정도 될지. 그리고 전세계에 저렇게 돌아오는 걸 기대할 수 있는 국가는 몇개나 될지...
하늘하늘
22/01/20 10:55
수정 아이콘
유튜브 여론만 보면 일단 서유럽 동유럽쪽은 없는것 같고 아메리카대륙도 없는것 같고 일본도 좀도둑은 많은 편이고
북유럽, 싱가폴, 대만 정도가 가능성 있을것 같은데 확실한 정보는 없네요.
문재인대통령
22/01/20 04:29
수정 아이콘
회사물건은 진짜 ㅠ 위에다가 뭐라고 말해 그 생각만해도 식은땀이
카페알파
22/01/20 06:11
수정 아이콘
예상되는 뻔한 한국식 엔딩이라서 재미가 없......

은 농담이고,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근데, (자전거 빼면) 저런식으로 물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분실되지 않고 찾을 확률이 높은 게 단순히 치안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치안의 역할이 작진 않겠습니다만, 국민의식이나 민족적 기질, 교육, 사회 시스템(치안은, 넓게 보면 여기에 해당하겠네요) 등등의 복합적인 결과물 같습니다.
22/01/20 06:19
수정 아이콘
명함 들어있는 게 빨리 찾는데 엄청 중요합니다.
22/01/20 06:34
수정 아이콘
역시 자전거가 아니라서...
마포구보안관
22/01/20 07:17
수정 아이콘
한국 치안이랑 시민의식은 진짜 사기적으로 좋아요
하지만 엄복동이라면?
22/01/20 07:37
수정 아이콘
저는 지하철에 운동가방 두고 내렸었는데
내리자마자 아!! 하고 바로 역무실가서 말했습니다.
근데 가방밑에 앉아계신분이 자기가방이라고 했답니다... 그럴경우에 그 가방을 가져올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대로 잃어버렸습니다...ㅠㅠ
새로산 글러브 유니폼 옷가지들밖에 없었는데 ㅠㅠ
coconutpineapple
22/01/20 08:07
수정 아이콘
며칠전에 아이폰 지하철에 두고 내렸는데, 황급히 집에 와서 집전화로 걸었는데 다음날 누가 줏었다고 연락와서 찾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선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죠.
튀김빌런
22/01/20 08:36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제 지갑은 안돌아오던데..
두둥등장
22/01/20 09:05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요
스카이다이빙
22/01/20 08:39
수정 아이콘
그런데 자전거만은 왜.....
22/01/20 09:01
수정 아이콘
20대 초반 지갑을 잃어 버린 적이 있는데 누군가 주워서 우체통에 넣고 주민증에 적혀있는 부모님 댁으로 도착.
물건 관리 못한다고, 정신 머리 없는 x이라면서 엄청 욕 먹은 적이 있죠.
지갑에 돈이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20060828
22/01/20 12:25
수정 아이콘
현금은 수수료가 국룰이죠.크크
트루할러데이
22/01/20 09:17
수정 아이콘
요즘 그놈의 넷플릭스+노캔 조합때문에 소지품을 깜빡 하는 일이 종종 있더라구요.
저는 차에서 내리는데 시동이 안꺼진줄 모르고 밤새 켜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화려하게 등짝엔딩을 봤습니다...
22/01/20 09:33
수정 아이콘
거여에서 마천찍고 다시 방화까지 서울횡단했군요 크

예전에 종점에서 2정거장전에 선반에 책 두고 내린적 있었는데, 그건 결국 연락이 없던데..하
빈즈파덜
22/01/20 09:35
수정 아이콘
역시 엄복동의 나라이군요~ 자전거 이외에는 훔치지 않겠다~!!!
수타군
22/01/20 09:35
수정 아이콘
저는 예전에 여자친구 줄 SK2 화장품 세트랑 초콜릿 등을 놓고 내렸는데 못 찾았습니다...ㅠ
나선꽃
22/01/20 09:44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헬조선엔딩이네요 크크
발기부전
22/01/20 09: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자전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 우산은 그냥 쉽게 들고 가더라고요.
우산은 절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나봐요
나름 2만원 넘게 주고샀고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흡족해 하고 있었는데
식당에 들어갈때 문앞 우산꽂이 넣어뒀던 우산이
밥먹고 나오니까 없어졌다라고요.
그 뒤로 우산은 디자인 이쁜거 그런거 신경 안쓰고 그냥 삽니다.
어차피 남의 거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요
집으로돌아가야해
22/01/20 11:38
수정 아이콘
과연 가방에 빈폴 자전거 로고가 박혀 있었으면 그 가방은 돌아올 수 있었을까?
이경규
22/01/20 12:32
수정 아이콘
속이 철렁하셨을텐데 다행이네요
22/01/20 12:49
수정 아이콘
저는 전여친 집앞에서 지갑잃어버렷다가 찾았는데 현금은 하늘나라로 갔더군요..
공도리도리
22/01/20 13:06
수정 아이콘
저는 버스정류장 벤치에 노트북 두고 집갔다가, 20분 뒤 아차하고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어느 중년의 아저씨분이 지켜주셨는지 그대로 있더라구요. 지하철에서도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22/01/20 13:13
수정 아이콘
헤븐조선!
22/01/20 14:53
수정 아이콘
지하철에 두고 내린거라 다행인것 같아요. 글 읽기만해도 쫄렸다가 마음이 놓이는군요.. -작년에 길바닥에서 지갑과 폰을 잃어버린 자
밀리어
22/01/20 16:10
수정 아이콘
지하철에 cctv도 있고 가져갈경우 절도죄에 해당하기때문에 손대기 어려웠을거에요
22/01/20 16:57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노트북 잃어버린 사례 보면 은근 다시 찾기 쉽지 않던데..
22/01/20 17:09
수정 아이콘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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