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4/22 22:43:00
Name lux
Subject [일반] 나는 왜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을 그렇게 좋아했을까?
저는 브레이브걸즈라는 그룹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는 원래 걸그룹을 거의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나마 걸그룹중에 그나마 좋아했던건 씨야 정도였겠네요.

나이가 어렸을때나 나이먹었을때나 마찬가지였고 군 전역후에 원더걸스의 텔미가 한창 유행했을때에도 멤버 얼굴 하나 모르고

이름도 하나 모를정도였습니다. 노래만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최근 롤린이란 곡을 토대로 하여 브레이브걸스라는 그룹이 역주행을 하여 거의 모든 방송에 출연하면서

지금은 브레이브걸스의 시대라고 소리를 치고 있죠.

그래서 저도 38살이란 나이가 되서 처음으로 걸그룹 덕질 중입니다.

브레이브 걸스가 화제가 된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요즘 사회적으로 너무 어려운 와중에 브레이브걸스는

우리가 원하던 드라마에 가장 가까운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팬도 거의 없었고,

말 그대로 그룹이 없어지기 직전이었죠. 실제 멤버중 한명의 라이브 방송은 데뷔 몇년은 된 걸그룹이 방송함에도 불구하고

약 30명 정도의 인원만 시청하고 있었다고 하죠. 밤에 방송을 키고 30명을 상대로 방송을 하면서 그런말을 했다죠. 낮에 방송을 해서 안들어

오는게 아니구나. 방송 시간이 문제가 아니구나. 나 지금 다른 직업 찾아보고 있다. 나 브걸 그만두고 나가면 우리 모두다 친구하자.

하는 방송을 할때 얼마나 마음이 착잡했을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고 이제 나이도 30이 되어 가거나 30이 넘거나 하여 현실과 타협하기로 마음먹고

이제 그만하자고 얘기하던 그 순간에 유튜브의 은혜를 입어 일주일만에 스케줄에 밀려 잠도 자기 힘든 생활이 되어버린 거죠.

요즘 브레이브걸스가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죠. 존버는 승리한다. 솔직히 저는 그 의견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3년전에 탈퇴한 멤버는 500만 팔로워를 거느린 틱톡커가 되어 있다죠. 현실적으로 보면 이 멤버의 선택이 맞는 겁니다.

마지막 활동이었던 운전만해란 곡마저 별 소득없이 끝나야 했을때 30이 되거나 30이 넘어가는 걸그룹으로서는 나이도 많은

그 시점에 자기 살길도 찾아야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먼저 나간 그 멤버는 현명한 선택을 한거고 올해 2월까지는 그게 맞았죠.

그런데 이 친구들한테 행운이 찾아옵니다. 기적같은 타이밍에 역주행으로 인하여 모든 방송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수많은 광고제의가 들어오며 당장 수중에 돈 5만원이 없어서 생활도 어렵고 좁은집에서 4명이 살면서도 그 집마저 계약이 끝나가고 있어

그만하자 하다가 이제는 다른 좋은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 된거죠. 물론 이 친구들의 성공은 그동안 돈도 안되는 군부대 위문공연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오고 누구보다도 즐겁게 자신의 할일을 해왔기 때문이며, 무명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군인들 포함 자신의 팬들의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이죠. 이런말이 있죠. 노력하는 사람들이 항상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모든 성공엔 노력이 뒤따른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노력하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보상이 뒤따르냐 하면 그건 아니죠. 오히려 대부분은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뒤돌아보니 그동안 시간과 돈을 허비하고 나이만 먹게 되는 경우가 많죠.

저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이 힘든 삶 속에서 이 해체직전의 모든것을 포기하다가 성공한 걸그룹을 보면서 자신을 이입하고

자신의 성공처럼 생각하였기에 이 걸그룹의 성공을 기뻐해주고 있는거죠.

누군가 드라마는 여자의 포르노라고 한적이 있다죠. 저나 대중들이 이 걸그룹을 통해 느끼는게 그런 감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하루 아둥바둥 죽을듯이 일하고 노력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힘든 우리들이요.

그렇기에 브걸의 성공을 보면서 우리의 성공처럼 느끼고 있는거겠죠.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차단하려고 가입함
21/04/22 22:54
수정 아이콘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낭만이죠. 우리가 살면서 리얼 월드에서 낭만을 위한 선택을 하기 점점 힘들어지잖아요. 일상생활 뿐인가요, 프로스포츠나 연예계에서도 낭만이 사라진지는 쫌 됐죠. 아이러니하게 그럴수록 사람들은 이런 스토리에 더 감동받고 흥분하는거 같아요.
21/04/22 23:41
수정 아이콘
와 공감합니다..
21/04/22 23:43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유비랑 제갈량을 좋아하는 이유
보로미어
21/04/23 00:05
수정 아이콘
댓글에 공감하고 하나 더 보태면 노래도 좋고
21/04/22 23:07
수정 아이콘
동화같은 스토리 덕에 감정이입이 진하게 되어서 역주행중에서도 이렇게 빡센 역주행은 처음보는거같아요. 물론 좋은 곡은 기본이구요.
21/04/22 23:14
수정 아이콘
3년전 탈퇴해서 500만 틱톡커가 된 사람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5인조에서 탈퇴한 한명 참 안됐다 싶었는데 500만 틱톡커라니 깜짝 놀랬습니다.
저는 브레이브걸스 성공이 각 맴버들에게 무조건 좋은 일인가 싶습니다.
지금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몸 상할 스케쥴 소화하고 있는데
고생을 보답받을 수익배분이 되고 후속곡도 잘 터져서 꾸준한 활동을 하고 그러면 다행인데 안 그럴수도 있으니깐요.
그랜드파일날
21/04/22 23:31
수정 아이콘
용감한형제가 참 입지전적인 인물인 것 같습니다. 찍어내는 곡은 소녀감성인데 걸어온 길이랑 의리는 코리안 허슬 그 자체;;
제지감
21/04/22 23:38
수정 아이콘
임팩트 있는 동영상 썸네일이 클릭을 유도 -> 댓글이 캐리하는 웃음벨 -> 어? 그런데 웃으면서 들어보니 노래도 좋아 로 시작.
이제 그룹활동 접고 전직하려 마음먹었던 짠한 스토리
학폭 왕따에 지긋지긋하던 사람들에게 찐 자매 같은 팀 케미
마침 멤버도 정리(?)돼서 딱 4명 외우기도 쉬워
근데 그 와중에 각자 개성 너무 확실해서 별명 각인, 근데 또 알고보니 각자가 반전 매력
그룹 활동 안 흥할때도 수없이 찍어놨던 위문공연 + 영상들 발굴, 식지 않는 떡밥
그와중에 나이도 많아서 털털하고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충만. 생각보다 4명 다 라이브 실력도 쩜.

......이렇게 서사가 완벽한 성공 스토리도 정말 오랫만에 보는 것 같네요.
우연히 찾아온 행운일지라도 그걸 받아먹을 충분한 자격이 되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21/04/22 23:46
수정 아이콘
자세히보아야 예쁘다는 말처럼 그동안 관심이 없을때는 몰랐는데 브레이브걸스는 그동안의 스토리에다가 다들 캐릭터도 겹치는거없이 너무 좋아서 역주행으로 생긴 인기가 팬덤으로 바뀌는거같아요.
개념은?
21/04/23 00:16
수정 아이콘
약간 그런것도 있는것 같아요. 50~60대들이 구매력은 있었는데 돈을 안쓰다가 트로트에 열광하듯이
30대 남자들도 이제 구매력도 생겼는데, 동년배(?)들에게 엄청 큰 매력을 느끼고 돈을 쓰기시작하는?? 크크
미나사나모모
21/04/23 00:23
수정 아이콘
홍은지 너무 좋아요 크크크크크크크 매력터짐
티모대위
21/04/23 00:31
수정 아이콘
쁘걸은 진짜 모든걸 다 갖췄어요. 필요한건 인지도 하나뿐이었다고 할정도로...
그 인지도가 너무나도 결정적인 거였는데, 하늘의 도움으로 주목을 받게 되고 보니 사랑받기 위한 모든게 이미 있었던 셈이죠.
준비된 스타 걸그룹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데, 심지어 낭만과 서사, 드라마까지 있으니 사랑받는게 어쩌면 당연한지도

저도 쁘걸의 위문공연 롤린영상 모음을 보고있었는데, 어느순간 콧잔등이 시큰해지더라고요.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을 해 왔는데 이제야 그 보상을 받는구나 하구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데도 오래도록 고생을 해온 모습이 우리 모습이랑 투영되는 측면도 진짜 있는것 같아요.
당근케익
21/04/23 01:31
수정 아이콘
어디선가 이름이 문제라고...
솔직히 20대때 브레이브걸스 라는 그룹은 눈길이 안 갔을듯한 느낌이라서
BERSERK_KHAN
21/04/23 01:52
수정 아이콘
그 분야 갑은 저에겐 방탄소년단이었죠. 크크. 이름이 너무 쇼킹해서 뭔 듣보잡 그룹이 또 나왔나 싶었어도 그룹명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월드스타가 되었더라고요 크크크. 그 이후로 아... 아이돌 작명 센스는 큰 문제는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크크.
당근케익
21/04/23 12:55
수정 아이콘
방탄은 bts가 한몫했죠
지금도 방탄소년단은...
이시하라사토미
21/04/23 06:35
수정 아이콘
아 브브걸 너무 좋아요. 진짜 옆집 동생들이 성공한거 같은 느낌 들어요
21/04/23 07:22
수정 아이콘
전 이게 exid엿는데....
내맘대로만듦
21/04/23 09:37
수정 아이콘
나이대가 그나마 좀 맞아요. 어린아이돌 좋아하면 안되는건 아니지만 어쩐지 심리적인 거부감이.
[장원영? 예쁘네? 여..열다섯살? 두배차이네? 엇흠엇흠....그래 열심히하고]

요새 걸그룹들 은퇴하는거 생각하면 저에게 누나로 남을 마지막 아이돌이 아닐까싶네요.
Proactive
21/04/23 12:25
수정 아이콘
브브걸 저도 매일 듣는데요. 스토리도 있고 감동도 있고 또 왜 안떳지 싶을 정도로 실력도 삼박자가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일단은 제대로 콩깍지쓰여있기 때문에 더 그런가 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그게 있어요. 왜 몰랐을까요...
구동매
21/04/23 13:42
수정 아이콘
자세히 보니 너무 이쁘더라구요
그래도 옆에 외이프가 있을땐 무표정으로 봅니다
크크
박기우
21/04/23 15:26
수정 아이콘
저도 저 나이때 꿈을 쫓기위해 진로를 확 바꾼 경험이 있기에 브레이브걸스를 응원하고 열심히 덕질 중 입니다 크크크크크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4/23 16:01
수정 아이콘
뭐 팬들도 브레이브걸스는 “갔다와도” 이해한다 라고 하는데 앞으로 꽃길만 걸을듯!!
21/04/23 16:39
수정 아이콘
아 군부대 영상 댓글 꿀잼 영상 꿀잼
아 노래도 좋네
아 왜 자꾸 유튭 알고리즘이.. 얘들을..
아 멤버들 매력있네
어 다른 노래도 좋네
오우 멤버들 매력 쩌네....
Blooming
21/04/23 23:25
수정 아이콘
언더독이 부단한 노력끝에 성취를 이루는 서사는 록키 이후로 늘 인기가 있거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503 [일반]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들 [111] 휘군17366 21/04/24 17366 81
91502 [일반] 에베레스트 정상 정체의 비극적인 결과... [25] 우주전쟁18362 21/04/24 18362 11
91501 [일반] [보건] 접종은 어디까지 와있고 또 얼마만큼 갈까 [96] 어강됴리19687 21/04/24 19687 19
91500 [일반] 아유카와 마도카 고화질로 보십시오. 80년대 애니 고화질 오프닝 모음(영상 추가) [17] 라쇼16316 21/04/24 16316 3
91497 [일반] 설치기사가 말하는 KT 인터넷 문제 [20] CoMbI COLa12543 21/04/23 12543 4
91496 [일반] 덕후 전용 4/23 Update Version이 공개됩니다.(???) [6] M270MLRS9762 21/04/23 9762 5
91495 [일반] 시노팜, 시노백, 스푸트니크 V 관련 정보 [70] 여왕의심복17724 21/04/23 17724 81
91494 [일반] [외교] 영국하원, 신장 위구르 제노사이드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31] aurelius12704 21/04/23 12704 19
91493 [일반] 예방접종 이상반응 및 보상 체계 관련 정보 [21] 여왕의심복12736 21/04/23 12736 34
91491 [정치] '中시노백'도 도입여부 검토 예정…"백신수급 등 종합 고려" [116] 어서오고18840 21/04/23 18840 0
91490 [일반] [외교?] 세련되게 중국을 맥이는 신임 영국대사 [10] aurelius11740 21/04/23 11740 5
91489 [정치] [외교] 미일정상회담의 비하인드 스토리 [30] aurelius16401 21/04/23 16401 0
91488 [일반] 고자질은 왜 하면 안되는 것일까. [35] 재가입12970 21/04/23 12970 12
91487 [정치] 민주당에서 20대 남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움직였군요 [185] 이호철23998 21/04/23 23998 0
91486 [정치] 대충 지금부터 김어준님 찬양을 시작하겠습니다 콘 [52] 훈수둘팔자21922 21/04/23 21922 0
91485 [정치] 소병훈 "부동산, 이제 자리잡아…입 닥치길 바란다" +" 당신은 머슴입니다" [99] 미뉴잇18758 21/04/22 18758 0
91484 [일반] 나는 왜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을 그렇게 좋아했을까? [24] lux9897 21/04/22 9897 23
91483 [정치] 올바른 사과문 작성법이란 무엇일까?(feat.민주당 윤선생님) [52] Tedious11805 21/04/22 11805 0
91482 [일반]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노래들(신곡 포함) [10] 라쇼12488 21/04/22 12488 2
91481 [정치] 박준영 변호사가 김학의 사건 최종보고서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34] 차단하려고 가입함13407 21/04/22 13407 0
91480 [정치]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출간을 환영하며 [72] LunaseA15577 21/04/22 15577 0
91479 [일반] 내가 미국 복권에 당첨되면 실수령이 얼마일까? [36] 인간흑인대머리남캐14197 21/04/22 14197 7
91478 [일반] 요즘 본 영화 감상(영화 스포 다수) [1] 그때가언제라도6575 21/04/22 6575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