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께서 미국은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소개하신 글이 있는데, 몇 가지 오해를 바로 잡아드리고자 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유럽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거든요. 물론 당연히 경제관계를 무 자르듯이 바로 싹뚝하는 건 누구도 바라지 않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만 바라보고 대중국 정책을 공조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중국 대사관이 트위터로 중국에 비판적인 프랑스의 중국 전문가를 실명으로 거론하면서 그를 욕설을 섞어가며 비난하였습니다. 마침 EU 차원의 인권제재안이 작성되고 있는 와중 터진 일이라 유럽 각계 전문가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죠. 그리고 EU는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신장 위구르 관련 대중국 제재안을 통과시켰습니다. 4명의 중국간부와 1개의 법인을 제재하는 것이 주요골자입니다. 이에 격분한 중국은 이에 맞서 10명의 유럽의회 의원들과 유럽 학자들을 제재하였고, 유럽의 싱크탱크를 제재하였습니다. 물론 중국이 딱히 제재할 수단은 없어 이들의 입국금지가 중국의 제제의 주요내용입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조치는 유럽의회 의원들 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국가들의 공분을 샀고, 프랑스의 경우 외교부 공식성명으로 중국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주프랑스 중국대사를 프랑스 외교부 건물로 소환해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이 유럽 브뤼셀에서 NATO 회의 및 EU 대표와의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미국과 EU의 공동성명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내용에서 핵심사항을 요약해서 소개해 드립니다.
전문링크:
https://www.state.gov/joint-statement-by-the-secretary-of-state-of-the-united-states-of-america-and-the-eu-high-representative-for-foreign-affairs-and-security-policy-vice-president-of-the-european-commission/
(1) 중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EU 양자대화 상설화"]
- 중국이 의미하는 기회, 경쟁, 도전 등 모든 분야에 대한 논의 및 협력
- 상호주의, 경제, 인권, 안보, 다자주의, 기후변화 등 포함
(2) 인도태평양에서 민주주의, 인권 증진 및 국제법 수호
- 이를 위해 미국-EU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해상의 보급로를 유지할 것이며 가치를 공유하는 (like minded countries)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임
(3) JCPOA가 중요한 성과임을 인정하고, 이란의 핵문제 관련 깊은 협력할 것
(4) WHO에서의 미국-EU 협력을 강화하고, 코로나19 관련 대응에 협력할 것
(5) 러시아의 위협 (우크라이나, 사이바공격, 군사적 행동 등)에 대해 공조하며, 대화 노력 지속할 것
(6) 동지중해의 안정과 긴장완화 위해 함께 노력하며 터키에서 법치와 근원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할 것
(7) 미국과 EU는 아프가니스탄의 장기적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할 것
(8) 유럽의 국방 이니셔티브가 대서양안보와 미국과의 협력을 위해 기여하도록 할 것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EU-US dialogue on China입니다. 중국에 대한 정책을 미국과 유럽이 조율하겠다는 것인데,
유럽은 여기에서 얼만큼의 commitment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