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뻘글이지만 오늘은 더더욱 뻘글입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할 말도 별로 없고요. 그냥 제가 인상깊게 본 영화 두 개 이야기를 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이야기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클립으로 대신합니다.
첫 번째 클립은 인상깊게 본 두 영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얼마전에 유로비전 파이어 사가를 봤습니다. 유로비전이 뭔지만 (유럽 대륙 스케일의 노래 경연 대회) 대충 알고 있었고, 영화는 레이첼 맥아담스 보려고 봤죠. 영화는 뭐 그냥저냥이었습니다. 유로비전 팬들에게는 이스터에그가 가득했다던데, 저는 팬이 아니었다보니 그런 세세한 부분들을 즐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스토리 자체가 무난무난한 이야기라 (젊었을 때에는 무난무난한 스토리를 참 심심하게 느꼈는데, 이젠 이런 게 좋더라고요. 이렇게 늙어가는 것인가.) 부담없이 볼만은 했습니다. 굳이 영화를 추천하진 않고, 다만 아래 마지막 공연은 좀 멋있었습니다. 맥아담스가 품위있게 나이들어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좋았고요. 물론 영상을 보시면 그 자체로 스포니까 영화를 굳이 보실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근데 이렇게 커플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음악하는 영화는 사실 꽤 자주 나오죠. 개인적으로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는 비긴 어게인입니다. 형님이 뉴욕 사는지라 뉴욕에 갈 일이 많은데, 그러다보니 뉴욕을 배경으로 때깔 좋게 뽑은 이 영화가 눈에 밟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뉴욕 씬이 아니라 아래의 바 씬입니다. 전 이 장면이 완전 충격먹을 정도로 좋았는데, 제 기준에 이 장면 만든 사람은 천재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지는 잘 모르겠네요. 물론 이 영상도 보시면 그 자체로 영화에 대한 스포입니다.
저는 감독이 완전히 세련되기 전의 투박한 모습을 담은 초기작들을 찾아보면서 재미를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샘 레이미와 브루스 캠벨이 이블데드 시리즈를 만들기 전에 백만원으로 만든 파일럿 필름 Within the woods 같은 영화를 굳이 찾아보는 거죠. 물론 대표작들에 비해서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이 친구들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였을지는 그런 영화에서 조금 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긴 어게인 감독의 초기작 원스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혹시 드라마 연애시대처럼 '마음 약하고 착한 사람들이 정분났는데 워낙 소심해서 말 못하는' 그런 영화나 드라마 보면 막 짠하고 그런가요? 여기 나오는 커플이 딱 그렇습니다. 음악도 아름답지만 그 달달하면서 짠한 기분이 이루 말도 못해요. 아래 영상은 영화 전체의 요약본이기 때문에 보시는 자체로 스포입니다. 근데 사실 이런 영화는 스포 좀 당하고 봐도 괜찮은 것 같아요. 선택은 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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