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새로운 화성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호가 어제 아틀라스 5호 로켓을 타고 지구를 출발하여 약 6개월 반이 소요되는 화성으로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탐사의 주된 목적은 화성에서 옛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입니다. 퍼서비어런스호가 착륙하게 될 장소는 화성의 북반구에 있는 제제로(Jezero) 크레이터인데 이곳은 과거에 호수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퍼서비어런스는 여러 샘플들을 채취하게 되고 향후 이 샘플들은 다음 미션을 통해서 지구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과학자들이 실제로 화성에서 온 샘플을 가지고 연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혹시 과거에 화성에 미생물 수준의 생명체라도 있었던 지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을 거라고 하네요.
또 화성의 대기에서 산소를 만들어내는 실험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화성의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인데 이산화탄소를 산소원자와 일산화탄소로 분리하는 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향후 화성으로 간 우주인들이 안정적으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고 지구로 귀환도 가능할 수 있다고 하네요. 현지에서 돌아오는 우주선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지구를 떠나면서 나중에 지구로 돌아올 때 필요한 산소까지 다 싣고 가는 것은 무리지만 화성에서 산소를 채울 수 있으면 이게 가능해진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제제로 크레이터
그리고 최초로 화성에서 동력비행을 실험할 예정입니다. 인제뉴이티(Ingenuity)라고 불리는 작은 헬리콥터가 이번에 퍼서비어런스와 같이 화성에 가는데 일단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 착륙하면 분 당 2400회를 화전하는 소형 헬리콥터가 화성 상공을 비행하는 실험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 대기 밀도의 약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비행체가 날아다니기 아주 어려운 환경이라고 합니다. 일단 이 실험이 성공하게 되면 최초로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비행체가 비행을 하는 기록을 세우는 게 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어제 발사 이후 좀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하게 퍼서비어런스호가 안전모드로 전환이 되었다고 하네요. 원래 퍼서비어런스호는 바깥의 온도가 설정한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안전모드로 전환한 후 지상 통제센터의 명령을 기다리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제 발사 후 퍼서비어런스호로부터 오는 신호를 분석해 보니 이 친구가 안전모드 전환이 되어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나사의 전문가들 말로는 로켓이 지구의 그림자 부분을 지나가면서 갑자기 온도가 내려가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하는데 작은 해프닝 정도이길 바랍니다.
퍼서비어런스호의 발사에 앞서서 아랍에미리트와 중국도 화성탐사선을 발사했는데 이 세 탐사선들은 서로 비슷한 시기에 화성에 도착해서 활동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발사한 탐사선은 인공위성으로서 화성 주위를 공전하면서 탐사를 하게 될 예정이고 중국의 화성탐사선은 궤도선, 화성착륙선, 로버로 이루어진 풀세트 구성으로서 로버가 무사히 착륙에 성공하면 약 90일 동안 화성탐사 미션을 시행한다고 하네요. 모든 탐사선들이 다 무사 착륙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예정된 탐사활동을 잘 진행하기를 빌어봅니다. 그리고 언젠가 대한민국에서 발사한 탐사로버가 화성에 도착해서 미션을 수행하는 그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