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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16 20:01:09
Name 초갼
Subject [일반] 미군,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수정됨)
"치사율이 높지 않다고 안심하지 말아라. 그런 것으로 치면 세상 그 어느 병도 운전하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할 수 없을거다. 그러니 우선은 손부터 자주 씻자."
-미해군 M모 중령, 오늘 부대원 상대로 한 훈시 중에.




오늘부로 전 미국 군인들에게 5월 11일까지 Temporary Travel Ban "한시적 이동 금지령"이 떨어졌습니다.
참조: https://www.defense.gov/Explore/News/Article/Article/2112575/dod-officials-explain-new-coronavirus-domestic-travel-restrictions/


Travel 인데 왜 "여행"이 아니고 "이동"이냐고 물으신다면 이번 금지령이 여행은 물론이거니와 "공적인(Official) 이동"까지 포함되기 때문이죠.

PCS (Permanent Change of Station 근무지 이동)는 물론이고 TDY(Temporary DutY 단기 파견 근무),를 비롯한 모든 이동이 한시적으로 원천 금지되었습니다.

각종 컨퍼런스며 심포지움, 심지어 훈련마저 지금 줄줄이 취소되는 중이고.. 휴가요? 말할 것도 없죠.
휴가가 반려되는 것은 기본이고 휴가를 신청해도 지금 현재 있는 부대 근처(라고 하면 반경 100 마일/160 km 내를 뜻합니다.)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금 이게 얼마나 초유의 사태이고 조치냐면..

미국 군인은 전세계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그 규모에 걸맞게 전세계적으로 근무지 이동이 가능한 직종입니다.
저만 해도, 미국 워싱턴 주 - 한국 경남 진해 - 미국 캘리포니아 주 - 현재 일본 오키나와 로 근무지 이동을 했는데
지금 이순간에도 원래대로라면 수백에서 수천명의 인원이 하루에도 누구는 독일로, 누구는 영국으로, 아이슬란드로, 한국으로, 일본으로, 미국본토로 어마어마한 수의 군인들이 순환배치되었어야 합니다. 그 모든 이동을 금지시켜버린거죠.
게다가 각 군인 개개인은 물론이고 여러 부대를 훈련시키고 교육시키는데 중요한 TDY마저 중지시켜버린 겁니다.

심지어 미국 국내에서의 근무지 이동마저 막아버렸습니다. 물론 지금 현재 근무지 이동 와중에 있는 인원은 그대로 수행하되 당장 내일이라도 근무지 이동을 해야하는 모든 인원들은 Order-Mod (Order Modification 발령 수정)이 내려와 현재 근무지에 최소 2달은 더 박혀있어야 합니다.

비록 5월 11일까지의 한시적 조치라고는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세는
5월이 되어도 사그라들 기미가 있을거라 쉬이 짐작할수 없어 장기화될 조짐도 커 보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현재 유럽에 주둔하고있는 미군은 물론이고 주일미군, 주한미군 모두 그리 좋은 전망은 아닌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군인, 혹은 군인 가족들이 모두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는 위험도가 높기때문에 이동 금지령은 한동안은 지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러한 바이러스 사태에 있어,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 해군은 현재 강습상륙함 USS Boxer에서 확진자가 한명 발생했습니다. 함내 확진자로는 최초입니다.
https://www.military.com/daily-news/2020/03/15/navy-has-1st-coronavirus-case-ship-days-after-family-event-onboard.html

미 해군은 항해 중인 함정에 가족 및 친지들이 찾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렇게 가족들이 오고 간 9일 뒤에 바로 확진자가 발생했네요.
한 함정에서 많은 수의 인원이 오도가도 못하고 박혀있는 상황이니 그야말로 헬게이트 오픈이죠.



우스갯소리, 혹은 또다른 의미로는 유구한 전통으로

미해군에는 전투함에 타는 모든 인원이 항해동안 한번쯤은 걸린다고하는 Boat Crud (봇 크러드)라는 이름불명의 전염병(?)이 있습니다.
설사는 물론이고 기침과 고열 구토를 동반한 이 전염병은 정말 아무런 뭐가 없습니다. 병명도 없어요.  그냥 봇 크러드라고 부릅니다.

의무실에 가도 아 너 Boat Crud 걸렸구나 라고하고 그냥 약 몇개 주고 지사제 주고 침상에서 며칠 쉬고 복귀하라고 합니다.

이 전염병은 특이하게도 한번 걸리고 나면 그 항해 동안에는 왠만하면 다시 걸리지 않는데,
보통 해석하기를 세상 온갖 잡것들이 다 모여들어 한곳에서 생활하다보니
어떤 놈은 잘 씻고, 어떤 놈은 지 코딱지를 여기저기 묻혀놓고, 어떤 놈은 침튀기고 그러다보니
각종 세균과 박테리아가 슈퍼합체를 해서 돌고 돌아 함내 인원 전원의 순회를 끝내고 나면 몸에 면역력이 생겨 괜찮아 짆다는 것이죠.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진짜입니다.

한번은 노로 바이러스가 함내에 대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노로 바이러스는 병명이라도 아니 뭐라도 하지..
Crud는 뭐 아는 것도 없어요. 그냥 아 크러드, 그래 쉬고 와 라고 하고 맙니다.


그러한 환경이다보니 이런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죠.
슬픈 것은 크루즈 국은 각자 개인실 혹은 2,3인실이라도 있지
미해군 전투함은 4~60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은 예사기 때문에 정말 겉잡을 수 없을 겁니다.


지금 미국 국방부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해군일겁니다. 이런 바이러스 사태에 가장 취약한 곳이니까요.
막말로 항공모함에 확진자라도 한명 나오는 순간 5000명의 인원은 탈출도 못하고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어야합니다.

오갈데 없는 바다 한가운데서!



제 개인으로 말하자면 이 사태 와중에 육상근무 중이라 그나마 다행이려나 싶다가도,
정신 차려보면 중국인들이 그렇게 많이 찾고 또 그 크루즈 국에서 요코하마에 입항하기전 들리신 곳이 하필이면 제가 있는 오키나와 인지라

하루 일과가 끝나면 집에 박혀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키나와는 아직 확진자가 몇명이다 하는 큰 얘기는 없습니다. ..근데 또 검사도 안해요 아 나 진짜..
찾아보니 지금까지 3명이랍니다. 기도 안차서..말이 됩니까. 관광수입으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오키나와에서 3명?



돌이켜보면....88올림픽부터 시작해서 걸프전, 바르셀로나 마라톤 금메달, 성수대교, 삼풍, IMF, 9.11사태, 월드컵 4강, 리만 브라더스, 서브 프라임, 동일본 대지진, 셰일가스, 대통령 탄핵, 피겨 금메달,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강남스타일, BTS, 이번 전세계적 팬데믹까지..

나는 정말 다사다난한 시대를 살아오고 있구나 싶습니다. 하하하..

집에서 편하게 모니터 앞에 앉아 하는 철없는 넋두리겠지만, 어서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면 좋겠네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조카도 보고싶고..가족들도 보고싶고 7개월째 화상통화만 하고있는 여자친구도 보고싶고..우울합니다.ㅠㅠ



모두 코로나 조심하시고 손 자주 씻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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