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프로듀스X가 끝나고 논란이 많은 상황을 보다보니 작년 생각이 나네요.
프로듀스 광풍이 일던 1,2 모두 안봤었지만 프로듀스48에 일본 AKB48과 합작이라는 얘기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AKB그룹이 상당히 실력적으로 뒤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어왔거든요. 본방은 안봤어도 프로듀스 시리즈 첫노래 춤과 노래를 무반주로 하는 영상들을 본 게 있는지라 "아니 와서 어떡하려고?"하는 생각에 첫방송을 봤습니다.
그때부터였나요.... 금요일밤에 고정스케쥴이 생긴게.....
처음에 케이팝스타 애청자출신인지라 이채연양에 눈이 가더군요. 실력에 비해 고배를 많이 마신 아이. 쟁쟁한 실력을 가졌지만 외모가 컴플렉스여서 자신감이 없는 아이. 이채연양 빼고는 아는 친구가 없어서 처음엔 열두명 투표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대충 프로필사진만 보고 아무나 고르기도 하고, 방송에 많이 노출된 친구들이 잘 보이더군요.
그런데 에피소드가 지날수록 제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몰랐지만 사실 안예쁜 친구가 없더군요. 그래 욕심이 좀 많을 수 있지 어린나인데, 저렇게 어린데 너무 잘하네, 여기선 안되겠지만 착하니까 그래도 언젠가는 좋은 팀으로 데뷔하면 좋겠네.
그 변환점이라는게 뭐랄까요. 그 사람을 알게 된 기분이 드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저의 기준에서의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가 투영되겠지만, 얘는 어떤 사람이구나, 쟤는 이럴때 이런 사람이구나 라는걸 이해하게 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제 투표의 이채연양의 자리도 점점 바늘구멍이 되어갔습니다. 내가 아는 유일한 그 친구에서 여러 친구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죠.
그렇게 폭풍같던 프로듀스48 마지막회가 끝나고서 저는 국민프로듀서들을 원망했습니다. 아무리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다고 해도 누구누구가 떨어진건 절대 이해할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데뷔자리를 차지한 딱히 좋아하지 않던 친구가 괜시리 미워지더군요.
그런데 또 웃긴건 아이즈원 예능을 보다가 그 미워하던 친구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그 친구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거였어요. 그 이름.... 광배....
생각이 거기까지 닿고 나니 이게 사람살이도 별다를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에서 유독 과장 부장쯤 다신 분들이 사원들을 매몰차게 혼내실 수 있는 것이 내가 아는 누구가 아니라 그저 아무 이사원, 김사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연예인에게 다는 악플이라는 것들도 내가 이해하는 누구라면 그렇게 쓸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올해 프로듀스X도 보면 뭔가 더 아이디어가 생길 것 같아서 봐야지!하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첫화를 본후 흥미가 떨어져 그만두었습니다. 역시 남자들은 저의 감정을 움직이기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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