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학기고 돈은 있을수록 좋다 생각에 알바몬 들락날락하다 모 호텔 1일 알바에 지원했습니다.
컨벤션에서 식기나 세척할 운명이었지만.. 오늘 모기업 행사가 있어 출장뷔페 인원으로 배정되었습니다.
알바팀장님도, 호텔 직원분도 당신은 희대의 꿀알바에 당첨 되었다고 축하해주더군요.
알바 경험이 적지는 않았지만 뷔페출장 알바는 처음이고 비는 추적추적 오는데다 경기도 모 도시까지의 출장이라 소풍 나들이 가는 기분이 다 들더군요.
서울 빠져나오는데만 30분걸리고.. 도착하는데 1시간 30분.. 시간당 최저임금이 차안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카운트 되니 묘하더군요.
직원 두분과 저까지 3명이서 짐 싫고 출발하였기에 무슨 성격의 행사였는지도 궁금했고.. 3명이서 다 할 수 있나 싶더군요.
도착해보니 국내 모 대기업의 IT경진대회 노고치하행사였고.. 모두가 전무님이라 부르시는 요리사복 입은 한 아저씨가 계시더군요.
네, 전무님이라 불리우는 아저씨 + 절 픽업해준 요리복 직원 2명 그리고 가벼운 마음의 저까지 4명이서 15만원 상당이라 하는 코스를 책임지는 하루였습니다.
밥먼저 먹고 오라는 전무님 말씀에 갔던 음식점의 최하가격은 12,000원의 갈비탕. 살면서 그리 맛있는 갈비탕은 처음이였네요.
가격, 아르바이트라는 처한 현실을 떠나서 비가 오는 슬슬한 날씨의 뜨끈한 갈비탕 그리고 달라는 대로 주시던 계란말이는 정말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본격 하는 일도 쉬웠습니다. 플레이팅하고. 접시 닦고 달라는 그릇주고 동갑의 직원과 담소나누며 각종 해산물 양고기등 굽고..
전무님과 나이많던 직원분도 젠틀하셨으니 말이죠.
그나마 신경 쓰였던 것은 대기업의 회장님이셨죠. 그리고 그 내가 갔으면 하는 그 대기업이란 곳에 다니는 그 양반들.
일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었고.. 국내최고급세단 리무진에 올라타던 그룹회장님도 그냥 가까이서 보니 옆집 아저씨 였습니다.
와 세상에 이런 꿀 알바가 있었나 즐거워하면서 호텔로 복귀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나이 많은 직원분과 동갑의 직원 두분이서 대화내용을 들으니 그 전무란 아저씨가 대단하신 분인가 봅니다.
'명장' '교수님' '최고' 등등의 단어가 들렸으니까요.
일을 다 마치고 근로계약서쓰고 집가기 전에 동갑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전무님 뭐하시는 분이시냐고..
이 호텔 총주방장이시랍니다.
아니, 그래도 유명호텔의 총주방장이 출장뷔페가서 밑에 3명두고 일일이 그릇을 만진다고????
외식 문화에 조리업계에 문외한이기에 집오는 중에 검색해봤습니다.
'조리명장' '국내최초외국계호텔한인총주방장' '중졸신화'
알만한 신문사에서 단독인터뷰는 다 하셨더라구요.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네, 한분야의 탑이셨더군요. 그제서야 떠오르더군요.
친구는 무슨 공부하나
저 고생하는 젊은이에게 물좀 줘
고마워 고생했네 등등.. 그 전무아저씨가 저에게 했던 말들이요.
요리 조리업계 첫 시작하시는 분들에겐 신같은 존재가 저같은 알바생에게 보인 인격적인 대우나 배려는 그 분의 인품이 인터뷰에서 나오는 수사가 아님을 증명해줬습니다.
살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을 많이 보긴 했지만 자타공인 최고라는 사람하고의 일은 처음이였습니다.
실력이 아닌 명장이란 이름에 걸맞는 분과 접시를 건네주고 받았음에 많은 것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는 최고를 본 경험에 기분이 좋아 무거운 자게 버튼을 눌렀습니다.
내일도 저는 막사는 인생을 살겠지요, 그래도 오늘은 최선을 다하는 최고가 보이는 품격에 감탄해서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꿀알바의 기회, 12000원짜리 갈비탕, 국내대기업회장님 뭐 그리고 남아서 먹은 양갈비의 맛등등보다 아.. 알바비보다
오늘 진짜 명장을 봤기에 만족한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인품을 느낄수 있어서..
아르바이트 하루치만 더하면 오늘 일한 호텔에서 숙박하고 전무아저씨가 총주방장으로 계신 호텔음식 먹는데 고민되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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