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면서 전광판에서 파울볼 피하라고 그렇게 주의를 주는데도
'한국이나 일본이나 파울볼 잡으려고 손 뻗는 건 똑같구나 하하' 하면서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파울볼이 뒤쪽 스탠드에 튕기면서 제 뒷자리로 뙇!
한국 야구장 100번 넘게 갔어도 파울볼 근처에도 못 갔었는데
일본 야구장 직관 오자마자 이런 기적 같은 일이 ㅠㅠ
와 너무 기분 좋아서 사진 찍고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 야구소년으로 보이는 짧은 머리 친구들이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더군요.
느낌 상 혹시 줄 수 없겠냐는 얘기 같았는데
이건 저에게도 너무 소중한 거라 ㅠㅠ
'와따시와 칸코구데스 스미마셍 ㅠㅠ'
'와따시와 칸코구데스 스미마셍 ㅠㅠ'
만 반복하다가 영어로 '이건 나에게도 소중하니 아니면 다른 새 공을 사주겠다'
고 말했는데 야구 소년들이 잘 못 알아듣더군요 ㅠㅠ
주변 일본 청년들이 통역을 해주더니
'다이조부 다이조부' 하면서 가는데 조금 미안했지만 차마 주지는 못하겠는....
일본 야구를 직관하면서 느낀 점이
'확실히 똑같은 야구라도 나라마다 스타일이 엄청 다르구나'였습니다.
한국 야구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극대화한 느낌이라면
일본 야구는 무언가 아마추어적인 낭만이 있다고 할까요?
한국은 코치들이 나와서 대충 라인업 카드 넘겨주는데.
경기 시작 직전에 감독들이 나와서 정식으로 라인업 카드 주고받고 악수하고 인사하고 나가는 것을 보고
'일본은 아직 야구에 대한 낭만이 살아있구만'라는 뻘 생각을 조금 해봤습니다.
아마 일본 야구장에서는 앰프 소리가 크게 안 들려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하고.
선수 각각의 응원가가 있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육성으로
(날려버려 토리타니~)
(토리타니 안타~)
같은 구호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각 팀의 시그니처 곡(부산 갈매기 같은)을 득점할 때마다 부릅니다.
이닝 중간중간 치어리더 공연도 있는데
관중석에서 하는 한국과는 달리 그라운드에서 하는 것이 특이한 점이었습니다.
하다 하다 양 팀의 마스코트들이 합동 콩트(?) 같은 것도 하더군요 크크크
그리고 많은 분들도 아시겠지만
한국의 맥주 보이와는 달리 일본은 맥주 통을 여성분들이 들고 다니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남자인지라 한 번이라도 더 사 먹게 되더군요 하하....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도 통에 담아서 팔더라고요.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본 야구장 한 번 가보시라고 강력히 권할 정도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혹시나 PGR에도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일본 야구장 한 번 가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