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90년대 학번이고, 여자형제가 많아서 대학시절부터 페미니즘과 관련한 책을 읽고 공부를 해왔습니다.
메갈과 워마드로 대표되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논란이 되는 이때, 아직도 페미니즘과 성평등주의를 혼동하는 분들이 계신거 같아서 간단한 설명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 글은 논문이 아니고 간단한 설명글이라는 견지에서 굳이 주석이나 참조는 생략하오니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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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90년대에 처음 배우고, 당시 주류였던 페미니즘은 '리버럴 페미니즘'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성평등주의에 가까운 이론입니다.
남성과 여성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재능과 성향을 가지고 있으나,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와 교육제도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함으로써
환경적 요인에 의해 남녀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성별을 구분하지 말고 똑같이 교육하고 대접해주면 완전한 남녀평등이 실현될 것이라는 주장이죠.
당시에는 이상적인 이론 같았지만, 페미니스트였던 여성들이 결혼해서 남녀 아이를 직접 교육해 보며, 유아기부터 똑같이 교육해도 남녀는 차이를 드러낸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고,
그리고, 현대 뇌의학의 발전으로 남녀는 하드웨어 단계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는게 과학적으로 증명됨으로써 빠르게 주류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며 현재 페미니즘의 주류가 된 것이 '래디컬 페미니즘'이라고 불리우는 급진 페미니즘 이론입니다.
70년대 발행된 '성의 정치학' 및 '성의 변증법'이라는 책이 그 연원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책 제목만 봐도 쉽게 알수 있듯이, 공산주의 이론을 페미니즘으로 치환한 듯한 이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류는 남자와 여자라는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한 남성 착취권력을 해체하고, 여성이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래디컬 페미니즘의 주된 목표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해외에서 '페미나치'라고 불리우고, 한국에서 '메갈리즘'이라고 불리우는 바로 그것이구요.
이들이 페미니즘의 주류이므로 당연히 페미니즘=메갈리즘으로 등치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메갈리안들이 남성게이들이나 (남성에서 여성으로의)트랜스젠더까지 무분별하게 공격함으로써 문제가 된 일이 있는데요.
'Y염색체를 가진 것들은 성취향을 막론하고 타파해야할 적'일 뿐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그들에게는 당연한 행동이었다고 이해됩니다.
'동성애자들도 함께 차별받고 같이 투쟁해야할 동지'라고 주장했던 리버럴 페미니스트들과는 다르다는 것이구요.
다른 어떤 차별문제보다 성차별을 우선시함으로써, 모든 사회문제를 성차별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경제적 차별, 여성내부의 권력관계, 장애인 차별등 다른 차별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하면서 많은 비판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그 연원부터 '이데올로기'에 가깝기 때문에 한때의 과격 공산혁명주의자들과 같은 맹목성과 과격성을 가지고 있고, 논리적인 대화로 설득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박진성 시인의 무고문제에 대한 뻔뻔스러운 대처나 성추행-폭력관련 무고죄 폐지주장 같은 남성들로서는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도 '그 수단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남성권력타파라는 퀘스트 완수에 도움이 된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라는 견지에서 보시면 될 듯 하구요.
좀더 상세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Anne Koedt이 쓴 'Radical Feminism'이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아래쪽 영문위키만 훑어보셔도 대충은 개념이 잡히실 듯 합니다.
<리버럴 페미니즘>
https://en.wikipedia.org/wiki/Liberal_feminism
<래디컬 페미니즘>
https://en.wikipedia.org/wiki/Radical_femi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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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nicovideo.jp/hyodoshinji/blomaga/ar636635
글을 쓴후 일본쪽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도 이미 래디컬 쪽이 주류인 듯 합니다.
'남자는 모두 죽어버려'식의 발언이 횡행한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