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지구 반대편에서 반년 넘게 지내고 돌아온 저를 가장 심하게 괴롭힌것은, 예상과 달리 모기도, 미세먼지도 아닌 수면장애였습니다.
시차적응으로 힘들어했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금방 괜찮아지겠지, 하며 버텼는데, 2주 가까이 잠을 설치다보니 안식년이고 미래설계고 계획이 다 어지러짐은 물론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도 악영향이 있을것 같더군요.
그래서 가족들, 친구들과의 의견 교환끝에 좀 안락한 무드를 조성해보는게 어떨까 싶어 실내용 텐트와 무드등, 바디 필로우를 구입했고, 현재 한달가까이 쾌적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바, 혹시 도움이 될까 글을 남겨봅니다.
ㅡ먼저 말해둘것은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아니 정확히 말하면 민간요법에 가깝고, 수면 장애의 원인이 심리적, 환경적인것이 아니라 병리적인 경우에는 당연히 효과가 거의 없을것입니다. 귀납적으로나 연역적으로나 병원에 돈을 바치는것은 항상 논리적으로 타당한 해결책입니다.ㅡ
1. 실내용 텐트
ㅡ 저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저렴한 6만원대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크기는 더블 사이즈 베드와 바닥이 딱 들어맞을 정도의 크기이고, 바닥 여부와 재질을 제하면 야외 텐트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여자 혼자서도 조립 할 수 있을만큼 조립도 용이 합니다.
저는 실내용 텐트 설치만으로도 격리된 느낌 ㅡ 아늑함을 상당히 많이 체감했으며 사실 수면시간 자체는 이것만으로도 거의 되찾았습니다. 보온 효과와 모기장 효과는 덤이지만 나름 훌륭합니다.
눈감고 누우면 다 똑같은거 아니냐고 생각하실수 있겠지만 같은 침낭을 피고 눈감고 자도 5성 호텔 스위트 룸과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잠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 )
2. 무드등
텐트를 사고나서 수면 시간은 거의 정상화 되었지만 (오히려 좀 많이 자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정서적으로 막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기에 이유를 분석한 결과 조도가 문제인거 같아 과감하게 질렀습니다. 가격대는 온라인에서 만원 정도 합니다.
원래부터 적당한 수준의 조명이 있는게 심리적으로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할때 크게 도움이 된다는것은 직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텐트라는 폐쇄적 공간과의 시너지가 생각보다 더 뛰어났습니다.
조금 더 비싼 모델을 살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도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약간 그렇고 그런 모텔 느낌도 나고요 : 0
3. 바디 필로우
남자가... 무슨 바디필로우여... 거 꺼추 떼라 임마...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제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편견일뿐이고 바디필로우는 짱입니다. 남자건 여자건 껴안아서 뭔가 몸에 착 감기는 맛에 대한 욕구는 가지고 있잖아요.
다만 어디까지나 이는 수면에 도움이 되기 위해 사는것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를 우선시하면 안되고, 철저하게 잠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탄력과 적당히 작은 크기의 것을 사야 합니다.
괜히 귀여운 동물 모양이라던가 아시시한 프린트 따위에 현혹되지 말고 실학자의 마음가짐을 갖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그깟 사대의 명분이 뭐란 말이오.
* 백색 소음
특별히 뭘 산건 아니지만 저는 유튜브 등지에 흔히 올라와있는 빗소리등의 화이트 노이즈등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다만 이건 여건에 따라서 역효과가 더 클 수도 있어요.
전통의 세줄요약
잘 자는게 잘 사는것이다
병원은 짱이다
뭔가 안고 싶은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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