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도 종류에 따라서 세 가지로 분류가 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 세 가지 종류의 초지능들도 궁극적으로는 같은 것들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만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좀 더 세분화해서 나누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럼 한번 초지능들을 분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Speed Superintelligence
우선 첫 번째로 언급되는 초지능은 “스피드 초지능(speed superintelligence)”입니다. 이 스피드 초지능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되 매우 빨리 할 수 있는 지능”을 가리킵니다. 그렇기에 이름에 “스피드”라는 말이 붙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인공지능이 나오게 되면 책 한 권을 2~3초 만에 다 읽을 수 있으며 박사논문 같은 것도 반나절이면 쓸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인간도 충분한 시간만 주어지면 책 한권을 다 읽을 수 있고 박사논문도 쓸 수 있지만 이 “스피드 초지능”은 이걸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완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스피드 초지능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반적인 인간들의 지적 활동은 모두 아주 느리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퀵실버가 메그니토를 펜타곤에서 탈출 시키다가 경비원들과 맞닥뜨렸을 때 그가 달리기 시작하자 본인의 시점에서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슬로우 비디오로 움직였던 것을 상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스피드 초지능은 벌써 책을 한 권을 다 읽고 두 번째 책을 읽고 있는데 이제 인간은 책의 첫 장의 첫 단어를 읽은 정도라고나 할까요?
Collective Superintelligence
두 번째 형태의 초지능은 “collective superintelligence”입니다. 이것을 “집합적 초지능”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네요. 이것은 말 그대로 많은 수의 작은 인공지능들이 모여서 능력을 합침으로써 전체적으로 초지능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개별적인 인공지능들은 초지능이 아니지만 이들이 많이 모여서 어떠한 과업을 진행하게 되면 초지능의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경우라고 합니다.
이 지능은 좀 흥미로운 것이 우리 인간들은 오래 전부터 이런 식으로 분업화와 전문화의 과정을 거쳐서 여럿이 참여했을 때 능력이 뛰어난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곤 한다는 점입니다. Collective superintelligence는 이러한 것을 그대로 인공지능의 영역에 적용시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하부 문제들로 나누고 그 하부 문제들을 전담할 몇 개의 인공지능들을 할당해서 문제를 해결한 후 그걸 다시 합치는 형식인 것 같습니다.
문외한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다면 당장 지금이라도 초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전 세계에 있는 컴퓨터들을 모두 다 동원해서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수학의 난제 같은 것을 풀어보라고 시켜보면 솔루션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00일 00시 00분부로 네안데르탈의 노트북은 리만 가설 증명 과업에 동원될 예정이오니 개인적인 사용을 금합니다.”라는 통지를 받는다면 별로 유쾌할 것 같진 않습니다만...--;;
(그런데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 L사 노트북은 그 자체가 인공지능이 아니어서 이런 놈들 백만 대 모아봐야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네요...--;;;)
Quality Superintelligence
마지막 초지능이 바로 “quality superintelligence”라고 합니다. 이걸 “질적 초지능”이라고 해야 할까 모르겠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건 초지능의 끝판왕 격이라고 합니다. 인간보다 더 빠르고 인간보다 더 영리한 놈으로 그야말로 속도와 질 양쪽에서 모두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지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우리가 인공지능 혹은 초지능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막연하게 머릿속에 떠올리는 지능이 바로 이런 형태의 초지능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제 생각에 “스피드 초지능”과 “집합적 초지능”이 결합하여 더 발전하게 되면 “질적 초지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려하는 것도 앞으로 이런 “질적 초지능”과 인간들과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정립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겠지요.
인공지능...과연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정말 우리 인류의 존재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할 위협이 될 것인지?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당장 저 보다는 제가 죽고 난 후 저의 후손들이 더 직접적으로 경험할 일일 것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인공지능 편에 서기 보다는 인간의 후손들 편에 서고 싶네요.

너희들 임마! 파이팅! 정 안될 것 같으면 전원 차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