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정사 삼국지에 대해 어떻게 배울까에 대한 질문들이 많아 이 글을 쓰게되었다. 나 또한 천학비재한 사람이지만 스스로 독학하고 느낀 바를 허심탄회하게 작성해볼 요량이니 글이 부족하다하여 너무 꾸짖지않으셨으면 한다.
1. 역사로 삼국지를 접근할때 정사 삼국지부터 읽지마라.
아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이냐? 아이러니하게 정사 삼국지를 배우는데 정사 삼국지부터 읽지말라니?!
그 이유는 이러하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는 읽기 쉬운 사서가 결코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같이 상당한 기록이 전부 있는것도 아니고 각각의 기전마다 중복되는 서술을 피하여 간략하게 기록하였다. 따라서 기술이 깔끔해진 것은 사실이나 역사적 사건이나 전투는 이곳저곳의 기전에 흩어놓아 상당한 고심을 하여 고찰하지않는 이상 제대로 보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정사 삼국지부터 읽고 제대로 공부하지않는다면 많은 오해와 착각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적벽대전의 사건을 알고 싶을때 무제기만 보면 조조가 단지 역병의 발병으로 퇴각한 것으로 알지만 이는 사실중의 일부일 뿐이다.
2.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하여야 하나?
일단 자치통감부터 읽어야한다. 자치통감은 편년체로 기록되어있어 시간의 흐름을 정사 삼국지보단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 다음에 정사 삼국지로써 세부적인 내용을 보충하면서 읽자. 정사 삼국지안에는 배송지가 집록한 매우 많은 주석들이 존재하므로 진수의 정사 삼국지에 대해 알려주는 개설서를 읽어주는게 좋다. 그리고 중국사학사와 사통 등의 사료의 특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을 같이 읽어주는게 좋다.
3. 사건이나 전투기에 대해서 좀더 정확히 알고 싶다면?
관련된 인물의 기전을 모두 보아야한다. 어느 열전만 빠뜨려도 시간의 흐름이나 사건내용이 크게 흐트러질 수 있다. 전투기를 작성할땐 기본적으로 기전을 모두 참고하여 구성한다음 중국역사지도집과 구글지형지도로써 작성해보자. 그래야만이 좀더 정확한 모습을 알게 될 것이다.
4. 관련 개설서, 논문 등을 읽자.
읽으면 읽을수록 시대배경, 상황에 대한 이해가 커지며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하고 새로운 호기심이 생기게 된다. 왜? 라는 호기심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좀더 공부가 재밌고 이해가 더 빨라질 수 있다.
5. 당시 사회적 분위기 및 문화, 시스템, 제도, 관직 등에 대한 의문과 공부를 하자.
기본적으로 인간은 시스템이나 틀 안에서 행동하게 된다. 이 부분 많은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고 인물에 대한 비판을 위주로 접근하는데 사실 인물론보다 이 부분이 비교불가할 정도로 훨씬 중요하다. 관직에 대해 알고 싶으면 후한서 백관지, 삼국직관표, 진서 직관지 등을 공부해야하고 또 그 이전 시대의 유래도 살펴보아야한다. 물론 쉬운 공부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이것들에 대한 공부를 하게된다면 삼국지 시대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이 확 바뀌게 될 것이다.
6. 사료에 대한 소양없이 사료비판하거나 인물들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는 것을 삼가야한다.
소양없는 사료비판은 사료를 취사선택해서 읽기가 쉬워지므로 주의해야한다. 무조건 없다라고 의심하기전에 관련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근거를 찾아보라. 그리고 인물 들의 행보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게되면 역사로서의 삼국지 공부하는데에 있어 흑화될 여지가 매우 크므로 이 또한 삼가해야한다.
7. 역사 삼국지와 관련된 추천서적
- 자치통감
- 정사 삼국지
- 김경한 삼국지
- 리중텐 삼국지강의
- 리둥팡 삼국지교양강의
- 여명협 제갈량 평전
- 장쮜아오 조조 평전
- 장쮜아오 유비 평전
- 삼국지의 세계
- 사대부와 중국 고대사회
- 사대부와 술, 약, 그리고 여자
- 중국의 변경
- 사통
- 중국사학사
- 세설신어
- 시법
- 환관, 중국 고대의 환관
- 이십이사차기 2
- 후한 유교국가의 성립
- 와룡의 눈으로 세상을 읽다
- 중국 음식 문화사
- 중국고대사회경제사
- 삼국지 : 인물과 계략을 말하다, 사실과 허구를 말하다
- 선양과 세습
- 삼국지 군사 34선, 장군 34선
- 무기와 방어구 중국편
- 삼국지 쉽게 읽기
- 삼국지 상식 백가지
- 중국 고대의 역사와 문화
- 흉노, 흉노 제국 이야기
- 손자병법 등의 병법서
- 묵자
- 상군서, 한비자, 관자
- (계속 추가할 예정)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자치통감을 추천하셨는데 추천서적에 없는게 조금 아이러니하군요. 흐흐
사실상 국내 유일무이한 완역본인 권중달 교수의 자치통감(다만 책 자체가 무진장 많으니 삼국시대만 따로 읽어보세요)이나 요약본이라 할 수 있는 통감절요, 강목도 읽어보세요. 꼭 삼국지 파트만 찾지않아도, 전후의 역사를 읽어보아도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