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2/29 23:19:55
Name 곰주
Subject [일반] 위안부 협상타결, 고 김영삼 대통령, 그리고 여당이 잘했네 프레임.
#0
이런 식의 관점을 보여주는 글을 아직 pgr이나 다른 웹사이트에서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오랜만에 글을 적어봅니다.


#1
위안부 협상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도 아실 것 같고, 어떤 분들은 나름 긍정적이다라고 판단하실 것 같고 어떤 분들은 부정적이라다라고 판단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글에서 어느 쪽이 맞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다면, 이 협상의 논란에 대해서는 JTBC에 출연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인터뷰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공동기자 회견문에 대하여 나름 잘 정리한 것 같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잘 제시한 것 같습니다.

영상링크: http://news.jtbc.joins.com/html/423/NB11134423.html

요약본은 위키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namu.wiki/w/2015%EB%85%84%20%ED%95%9C%EC%9D%BC%20%EC%9C%84%EC%95%88%EB%B6%80%20%EB%AC%B8%EC%A0%9C%20%ED%98%91%EC%83%81%20%ED%83%80%EA%B2%B0?from=2015%EB%85%84%20%EC%9C%84%EC%95%88%EB%B6%80%20%EB%AC%B8%EC%A0%9C%20%ED%98%91%EC%83%81%20%ED%83%80%EA%B2%B0%20%EB%85%BC%EB%9E%80#s-4.3

호사카 교수는 50:50의 협상이었다고 시작했으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는 말에 힘주어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 협상이 앞으로도 갈길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비록 배상금에 대한 언급은 앞으로 나올 수는 없으나,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높이도록 한국이 앞으로 더욱 연구하고 협상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네요.


#2
그런데 말입니다, 위안부관련한 한일 협상의 논란은 비단 현 정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전두환.. 그 어느 정부도 위안부와 관련해서 일본과의 외교문제를 시원하게 털어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 그럴까요?

좀 안타까운 말을 하겠습니다만, 일본은 이미 전쟁-식민지에 대하여 한국에게 보상해야 할 모든 것이 다 끝난 상태입니다. 이미 법적으로 보상 및 책임을 다했다는 말이죠. 그것도 오래전인 1965년 에 말입니다. 바로 [한일 기본 조약]입니다. 이 조약은 일반적으로 박정희 정권의 쿠데타 이후 정통성을 얻으려는 목적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라는 의도가 어우러져 맺어진 조약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 조약 마저도 제대로 된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무효다라는 주장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이 또한 제대로된 조약을 준비하지 못한 정부의 연구부족과 합리적 근거의 부족, 그리고 정권 차원에서 이루어진 비 민주적인 조약이라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게 되는 아이러니도 보여줍니다.

요약하면, 일본에게 청구할 수 있는 위안부 할머니 및 민간인 배상은 법적으로 1965년 이후로 끝났다고 봐야합니다. 그럼 지금 들어오는 배상은 무엇이냐?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민간 차원의 배상일 뿐 국가차원의 배상은 향후로도 받기 어렵다고 봐야합니다.


#3
이상하게도 이 협상에 대한 뉴스를 보자마자 얼마전 돌아가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각종 언론과 여당의 논평들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공통적인 현상이 있더군요.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화 투사였다]라는 말이 많이 보이더군요.

신기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화 투사였죠.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해서 민주화를 위해 [박정희 군부 독재와 싸운 투사]였습니다. 바로 현 대통령의 아버지와 맞서 싸워 민주화를 이끌어 낸 장본인이죠.

이런 이야기는 다 사라지고 남는 것은 "민주화 투사이지만 3당합당을 통해 대통령이 된 지역주의를 고착화한 대통령"이라는 평가 뿐 이었죠.

독재자 박정희는 언론에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4
이번 협상도 마찬가지 입니다.

안타깝게도, 왜 현재 한국이 이렇게 까지 밖에 일본에 요구할 수 없는가에 대한 논평 및 기사는 아무도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현 협상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논란이 나올 수 밖에 없죠. 잘했다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못했다라고 보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은 민주사회라면 당연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독재도 아니고서야 한가지 의견만 나올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앞으로의 건설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왜 이런 협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사실을 현 언론이 무시하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말한 논란은 결국 여당이 잘했네 야당이 못했네로 논의가 이미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이 논란은 "그럼 독도는?"까지도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5
논란은 있어도 된다고 봅니다. 아니, 있어야 됩니다.  그러나 논란을 일부러 일으키거나, 혹은 논란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고 한쪽으로 이끄는 것, 심지어 본질마저 흐리게 하는 논란은 지양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830 [일반] [지식] 위성사진으로 본 백두산 인근 철도의 실상 [67] 이치죠 호타루14732 15/12/30 14732 70
62829 [일반] [기부 이벤트] 피지알배 사소한 지식 경연 대회를 시작합니다. [25] OrBef7548 15/12/26 7548 18
62827 [일반] 위안부 협상타결, 고 김영삼 대통령, 그리고 여당이 잘했네 프레임. [57] 곰주10407 15/12/29 10407 10
62826 [일반] 청풍상회 관련 경과보고 드립니다. [17] 고양사람8152 15/12/29 8152 2
62825 [일반] 젊음의 피를 드릴테니 노동개혁으로 답해주세요 [33] 어강됴리7550 15/12/29 7550 10
62824 [일반] [잔인함 주의] 어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문신 [21] 저 신경쓰여요7468 15/12/29 7468 38
62823 [일반] 임금피크제..찬성하십니까? [48] 굿리치[alt]7787 15/12/29 7787 0
62822 댓글잠금 [일반] 위안부 문제 협상 - "박근혜 정부 잘했다." [43] 삭제됨8857 15/12/29 8857 0
62821 [일반] 엄마. 나야. 책 나눔 후기입니다. [2] 내장미남2739 15/12/29 2739 4
62820 [일반]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중고등학생의 외침) [109] 파란무테13555 15/12/29 13555 3
62819 [일반] 안철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명가지고 조롱 [203] 에버그린14188 15/12/29 14188 1
62817 [일반] 나의 연극이야기3 [24] 정짱5503 15/12/29 5503 7
62815 [일반] 가디언지, 위안부 협상 합의는 일본과 미국의 승리 (기사번역) [51] aurelius10642 15/12/29 10642 16
62814 [일반] 크리스마스에 단합대회로 산에 올라갔다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70] 무한궤도15517 15/12/29 15517 1
62813 [일반] 안 그럴거 같죠? 백프롭니다. [93] 에버그린19001 15/12/29 19001 86
62812 [일반] 이별했네요.. [15] 하루하루7241 15/12/28 7241 0
62811 [일반] [사진 압박] 동물 보호소 이야기. [24] OrBef6532 15/12/29 6532 13
62810 [일반] 헌법재판소의 '한일협정' 사건 판단에 대해서 [32] 이순신정네거리5866 15/12/29 5866 5
62809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흥행 수입을 올린 공룡 영화 Top10 [4] 김치찌개4525 15/12/29 4525 1
62808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는 기업 Top10 [6] 김치찌개5347 15/12/29 5347 1
62807 [일반] [다양성 영화] 소녀가 또 [6] 양주오5003 15/12/28 5003 2
62806 [일반] 배드민턴... 배드민턴을 (시작해)보자! [19] 별이돌이7704 15/12/28 7704 7
62805 [일반] 2015 올해의 말 [29] 어강됴리7848 15/12/28 7848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