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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관점을 보여주는 글을 아직 pgr이나 다른 웹사이트에서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오랜만에 글을 적어봅니다.
#1
위안부 협상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도 아실 것 같고, 어떤 분들은 나름 긍정적이다라고 판단하실 것 같고 어떤 분들은 부정적이라다라고 판단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글에서 어느 쪽이 맞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다면, 이 협상의 논란에 대해서는 JTBC에 출연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인터뷰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공동기자 회견문에 대하여 나름 잘 정리한 것 같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잘 제시한 것 같습니다.
영상링크:
http://news.jtbc.joins.com/html/423/NB11134423.html
요약본은 위키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namu.wiki/w/2015%EB%85%84%20%ED%95%9C%EC%9D%BC%20%EC%9C%84%EC%95%88%EB%B6%80%20%EB%AC%B8%EC%A0%9C%20%ED%98%91%EC%83%81%20%ED%83%80%EA%B2%B0?from=2015%EB%85%84%20%EC%9C%84%EC%95%88%EB%B6%80%20%EB%AC%B8%EC%A0%9C%20%ED%98%91%EC%83%81%20%ED%83%80%EA%B2%B0%20%EB%85%BC%EB%9E%80#s-4.3
호사카 교수는 50:50의 협상이었다고 시작했으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는 말에 힘주어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 협상이 앞으로도 갈길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비록 배상금에 대한 언급은 앞으로 나올 수는 없으나,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높이도록 한국이 앞으로 더욱 연구하고 협상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네요.
#2
그런데 말입니다, 위안부관련한 한일 협상의 논란은 비단 현 정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전두환.. 그 어느 정부도 위안부와 관련해서 일본과의 외교문제를 시원하게 털어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 그럴까요?
좀 안타까운 말을 하겠습니다만, 일본은 이미 전쟁-식민지에 대하여 한국에게 보상해야 할 모든 것이 다 끝난 상태입니다. 이미 법적으로 보상 및 책임을 다했다는 말이죠. 그것도 오래전인 1965년 에 말입니다. 바로
[한일 기본 조약]입니다. 이 조약은 일반적으로 박정희 정권의 쿠데타 이후 정통성을 얻으려는 목적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라는 의도가 어우러져 맺어진 조약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 조약 마저도 제대로 된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무효다라는 주장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이 또한 제대로된 조약을 준비하지 못한 정부의 연구부족과 합리적 근거의 부족, 그리고 정권 차원에서 이루어진 비 민주적인 조약이라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게 되는 아이러니도 보여줍니다.
요약하면, 일본에게 청구할 수 있는 위안부 할머니 및 민간인 배상은 법적으로 1965년 이후로 끝났다고 봐야합니다. 그럼 지금 들어오는 배상은 무엇이냐?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민간 차원의 배상일 뿐 국가차원의 배상은 향후로도 받기 어렵다고 봐야합니다.
#3
이상하게도 이 협상에 대한 뉴스를 보자마자 얼마전 돌아가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각종 언론과 여당의 논평들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공통적인 현상이 있더군요.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화 투사였다]라는 말이 많이 보이더군요.
신기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화 투사였죠.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해서 민주화를 위해
[박정희 군부 독재와 싸운 투사]였습니다. 바로 현 대통령의 아버지와 맞서 싸워 민주화를 이끌어 낸 장본인이죠.
이런 이야기는 다 사라지고 남는 것은 "민주화 투사이지만 3당합당을 통해 대통령이 된 지역주의를 고착화한 대통령"이라는 평가 뿐 이었죠.
독재자 박정희는 언론에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4
이번 협상도 마찬가지 입니다.
안타깝게도,
왜 현재 한국이 이렇게 까지 밖에 일본에 요구할 수 없는가에 대한 논평 및 기사는 아무도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현 협상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논란이 나올 수 밖에 없죠. 잘했다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못했다라고 보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은 민주사회라면 당연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독재도 아니고서야 한가지 의견만 나올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앞으로의 건설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왜 이런 협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사실을 현 언론이 무시하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말한 논란은 결국 여당이 잘했네 야당이 못했네로 논의가 이미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이 논란은 "그럼 독도는?"까지도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5
논란은 있어도 된다고 봅니다. 아니, 있어야 됩니다. 그러나 논란을 일부러 일으키거나, 혹은 논란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고 한쪽으로 이끄는 것, 심지어 본질마저 흐리게 하는 논란은 지양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