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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08 02:43:16
Name 빙봉
Subject [일반]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왔습니다. (스포유)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도입부에선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첫 만남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남자의 뜬금없는 등장과 함께 이별에 괴로워하는 조엘을 보여주면서 오프닝 크레딧이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받았다는 걸 알게되고 본인도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받게 됩니다. 초반부까지 영화가 던지는 (것처럼 보이는) 화두는 ‘망각이 이별의 아픔을 덮어줄까?’라 보입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처음 만난(것으로 알고 있는) 두 사람을 보여주면서 운명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던 이야기는 한번 크게 뒤틀립니다.

우리는 이별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가

저는 개인적으로 작년 개봉했던 ‘그녀’가 떠올랐습니다. OS를 사랑하던 테오도르는 사랑이 끝난 그 순간 성장했듯이 이터널 선샤인에서 갑작스럽게 서로가 털어놓은 서로의 결점을 들으면서 겪는 당혹감을 뒤로한채 서로가 서로에게 싫증을 내는 그 순간이 오더라도 ‘괜찮다(okay)'라고 말하는 장면은 어쩌면 두 연인의 정신적 성장을 나타내는 장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영화 상에서 기억 소거는 역순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엘이 도피하기 위한 전혀 다른 기억은 부엌-놀이터-본인방에서의 ...로 이어지는 것도 인상적이었네요.)

찰리 카우프먼은 ‘존 말코비치 되기’나 ‘시네도키 뉴욕’등을 통해 이야기의 ‘나’에게 픽션과 논픽션이 뒤얽히는 상황에 대해 꽤나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런 픽션안의 픽션 류의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트루먼 쇼’의 주연이 이터널 선샤인에도 나오네요.) 이 영화에서 미셸 공드리는 그 픽션과 그 바깥의 이야기를 독특한 영상미를 통해서 연결하고 있습니다. ‘꿈’ 내지 ‘가상현실’이란 스타일은 ‘인셉션’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뒤죽박죽이고 자유분방한 비주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망각하는 자에겐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마저도 잊기 때문이라’ 영화 상에서 인용되는 문구이지만 영화는 정작 동의하진 않는 눈치입니다. 기억을 잊었음에도 다시금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잊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그렇다고 말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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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15/11/08 02:55
수정 아이콘
스포란 단어는 빼셔도되지 않을지... 저도 이 영화 너무 좋아합니다 ㅠㅜ그러면서 엄청 싫기도 해서 다시 보기는 싫은 복잡한 명화...
15/11/08 03:07
수정 아이콘
저는 이영화를 처음봤거든요. 크크 저같은 분이 있을까 싶어서 스포를 달았는데.
연애 경험이 거의 없지만 가장 찌질한 기억과 가장 행복한 기억이 교차되는게 연애가 아닐까 싶어요. 헤어지면 그렇게 아픈데 정작 자고 깨면 햇빛은 쨍하고. 크크
단호박
15/11/08 03:15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정말 명화인데 다신 보기 싫어요. 제 삶의 반쪽을 찾으면 마침내!!! 그때 다시 보렵니다 크크
1일3똥
15/11/08 02:58
수정 아이콘
10년만에 다시 보러 가려구요.
제게는 클로저와 이터널 선샤인이 최고의 영화입니다.
스무살적의 감동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기대되요.
15/11/08 03:08
수정 아이콘
어쩌면 저 같은 케이스보단 조금 더 경험이 쌓인 그런 분들에게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긴 해요. 영화를 보고 100% 끄덕이기엔 아직 좀 어리기도 하고.. 크크
1일3똥
15/11/08 04:23
수정 아이콘
맞아요. 두 영화 모두 여러 사랑을 겪은 뒤에 다시 보았을 때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라서 좋아해요. 나이들어가는 것이 조금 서럽긴(?) 하지만요.
우리엘
15/11/08 03:46
수정 아이콘
본 글의 주제와는 벗어나지만..
저 같은 경우는 클로저 보고 나서 내상이 너무 컸었는데..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신다니 관점의 차이라는게 이렇게 놀랍군요.
1일3똥
15/11/08 04:19
수정 아이콘
제겐 어린왕자같은 영화네요.

17살에 반짝이는 한달간의 연애를 하고 헤어졌던 친구와 스무살에 봤는데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던 저도 내상을 심하게 입었었지요. 하하

스무살 때엔 댄의 사랑이 맞는 것 같아 보였지만 몇년뒤엔 앨리스의 모습에 감정이입되고.. 네명의 네가지 사랑에 전부 공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15/11/08 07:19
수정 아이콘
저한테는 스웹트 어웨이와 더불어 가슴 한켠이 아련해지는 영화입니다...
Anthony Martial
15/11/08 07:3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아하는 영화죠.
재개봉 했나보네요
레몬사탕
15/11/08 07:45
수정 아이콘
며칠전 이별하고, 지금 조조로 보러가는 길인데 많이 설레네요. 히히
15/11/08 08:40
수정 아이콘
짐캐리가 참 연기 잘하죠. 이 영화로 아카데미 후보로 올랐는데 개그이미지 때문에 못 탔던 걸로 알고 있어요.
15/11/08 10:03
수정 아이콘
짐 캐리는 노미네이션이 한번도 없습니다.. 크크 짐 캐리는 연기 참 잘하는데 가장 잘했다기엔 좀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그이미지로 못받은건 개인적으로 빌 머레이도 참 아쉽네요.
15/11/08 09:04
수정 아이콘
연애를 시작할때와 헤어질때 보면 정말 좋다는 영화죠
마스터충달
15/11/08 10:00
수정 아이콘
시간이 지나도 변치않는 다이아몬드 같은 영화죠.
15/11/08 12:29
수정 아이콘
ost도 좋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은 참 고민스럽죠.
사티레브
15/11/08 13:36
수정 아이콘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은 이 영화에 붙여야 더 맞는 제목
웃자웃자
15/11/08 13:55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연출에 너무나도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군더더기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억이 사라지는 장면들은 현실에서 기억을 잊어버리는 과정을 섬뜩할만큼 이야기로 잘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넘흐 좋았던 작품
15/11/08 14:01
수정 아이콘
엇그제 보고 왔습니다.
딱 10년만에 다시 봤는데.

첫번째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두번째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첫번째 볼때는. 연애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죠.
기적소리
15/11/08 17:17
수정 아이콘
재개봉 첫날 보고 왔는데 그때 볼때랑은 또 다른 기분이였네요.
bellhorn
15/11/08 17:25
수정 아이콘
저는 몽탁이란곳을 가봤다가 이영화가 유명하다 그래서 찾아봤던 기억이 있네요. 재개봉한다니 한번 봐야겠네요!
도들도들
15/11/09 08:09
수정 아이콘
지상 최고의 연애영화입니다
조이9012
15/11/10 00:40
수정 아이콘
저도 참 가슴 시리게 보았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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