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문제는 비단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 고등학교, 중학교에서도 정확하지 않은, 혹은 뒤집힌 학설을 가르치고 있고 소수설을 다수설처럼 강사의 입맛에 따라 설명하곤 하지요. 아마 제가 제목을 저렇게 쓴 이유는 제가 지금 대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여자친구랑 밥을 먹으면서 서양 역사 교양과목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에 칼레의 시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라는 조각상으로도 유명한 도시지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4세기에 영국과 프랑스가 싸운 백년전쟁 때 프랑스의 칼레시(市)를 구한 영웅적 시민들의 기념상이다. 1347년 영국왕 에드워드 3세가 이끄는 영국군에 의해 북부 프랑스의 항구도시 칼레시가 점령되고, 이에 저항한 시민들은 영국군에 의해 학살당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때 시장을 비롯한 시민 대표 6명이 칼레시를 구하기 위하여 교수형을 각오하고 스스로 목에 밧줄을 감고 에드워드 앞으로 출두하였다. 에드워드는 이들의 희생정신에 감복하여 모두 사면하고 칼레시는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 백과 출처)
하지만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33) 칼레의 시민"의 글에 의하면, 이 글은 후세에 신화로 재 창조된 것이고,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칼레 항복을 기록한 당대의 문건들은 모두 약 20여 개가 있는데, 여기서는 모두 시민 대표들의 행위가 항복을 나타내는 연극과도 같은 의식이었다고 적고 있다. 에드워드 3세는 당초부터 이들을 처형하려는 의도가 없었으며, 시민 대표들 또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은 상태에서 항복 의례의 일부로 연출한 장면이라는 이야기이다." 라는 구절도 있습니다. 즉,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진실을 이상하게 왜곡하여 가르치는 거지요.
사실 저 진실이 아닌 평소에 알려진 대로 "6명이 죽음을 자처했으나 사면으로 인해 모두 살았다."라고만 가르쳤어도 그냥 강사가 잘 몰랐구나.. 했을겁니다. 근데 문제는 이렇게 가르쳤다는 겁니다.
"영국왕은 6명의 희생자를 요구했고 칼레시에서는 칼레 시장을 포함하여 7명의 지원자가 나왔다. 시장은 다음날 제일 늦게오는 사람 한명을 제외하고 6명이 희생하기로 하였다. 다음 날, 시장은 순교자들의 사기를 우려하여 스스로 방안에서 목숨을 끊었고 나머지는 용기에 감탄한 영국 왕의 사면으로 인해 모두 살았다." 라고 말입니다.
인터넷에서도 이런 글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 7명의 지원자가 나오는 이야기는 독일 극작가 게오르크 카이저의 희곡 <칼레의 시민>의 내용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을 인터넷을 조금만 쳐봐도 알 수 있습니다.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닙니다. 제가 듣고 있는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에서도 왜곡되거나 과장된 내용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았고 분명이 이는 저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엄연히 돈을 지불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대학 수업에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느끼는건데 이런 잘못된 내용의 가르침은 유독 역사과목에서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역사의 특성상 소수설과 다수설이 공존하는 일이 많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요새들어 더욱 그 정도가 심해진 느낌입니다. 대학교 측에서 강사비를 깎아서라거나 여러가니 변수로 인해 강사의 질이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런 잘못된 가르침이 이제는 없어졌으면 합니다. 사실 두서 없는 글이지만 하도 요새 어이없는 정보가 강사 분들이나 교수님들의 입에서 나오는걸 보다보니 너무 답답해서 썼습니다.. 저만 이렇게 느끼는건지 여러분의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