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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9/26 18:12:39
Name 항정살
Subject [일반] 숱 조금만 쳐주시고요. 구레나룻은 남겨주세요 (수정됨)
"머리 어떻게 잘라드릴까요?"

매번 같은 미용실에서 같은 디자이너가 같은 질문을 항상 반복합니다.

'숱 조금만 쳐주시고요. 구레나룻은 남겨주세요"

저도 항상 같은 얘기를 반복합니다. 한번씩 디테일하게 설명과 요구를 해도 결과는 매번 미용사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머리 스타일을 보면 한숨만 나오죠.

전 머리 자를 때 물 뿌려가며 자르는 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 뿌리면 머리에 숨이 죽어서 자르고 나서 얼마나 숱을 쳤는지, 볼륨을 확인할 수 없어서 불안합니다.

'치익~ 치익' 분무기를 들어서 제 머리에 뿌립니다. 이때부터 뭔가 슬슬 불안해집니다. 그전에는 물 안 뿌렸잖아요. 머리 말리고 잘라주세요. 속으로 외치며 안절부절못하며 감정을 꾹 억누릅니다.

그만 잘라도 될 거 같은데 자꾸 반복되는 가위질에 조급해져서 외칩니다. 그만 잘라도 될 거 같은데요.

'아 길이는 손 안 대는 거구요. 숱만 치는 거예요'

아니. 숱을 그만 치라는 건데, 하여…. 오늘은 망했나 봅니다.

머리를 다 자르고 샴푸 후에 말리고 나니, 길이는 바가지처럼 어정쩡해지고 풍성했던 머리는 비 맞은 강아지처럼 볼품없어졌네요.

'아 숱 너무 많이 쳤어요'

'원래 가벼운 머리 좋아하시잖아요'

미용사의 말에 당황스럽습니다. 머리 볼륨감 있게 하려고 일부러 댄디펌이니, 볼륨펌를 자주 하는데, 가벼운 걸 좋아하다니요.

거울 속에 낯선 얼굴을 보며 좌절하며, 이제 다른 미용실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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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6 18:14
수정 아이콘
미용실 어렵죠.. 한군대 잘 뚫어서 진짜 5년 다니다가 미용사님 이사가셔서 다른데 정착하는데 정말 오래걸렸습니다 ㅠㅠ
항정살
24/09/26 18:25
수정 아이콘
전 몇 달 전에 제가 이사를 해서 정착하기 쉽지가 않네요.
24/09/26 18:15
수정 아이콘
딴 얘기긴 한데,
구렛나루 관련된 얘기 중 가장 웃겼던 사연은 바로
https://youtu.be/RVAMdoEhf1w?si=AbGHgwm-06dSz5S-

길가에서 듣고 정말 데굴데굴 굴렀던 기억이 크크크
항정살
24/09/26 18:25
수정 아이콘
어디를..
24/09/26 21:02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상상도 못 했던 단어가 튀어나오네요
24/09/26 18:19
수정 아이콘
쉽지않음 크크크크크크크크
항정살
24/09/26 18:24
수정 아이콘
진짜 쉽지가 않네요.
그럴수도있어
24/09/26 18:28
수정 아이콘
전 이번 주말에 26번째 커트 방문 예약했습니다. 그냥 인사하고 앉으면 알아서 해줘서 너무 좋아요. 마음 잘 맞는 분 만나기기 바랍니다!
항정살
24/09/26 19:22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언젠가는 영혼의 단짝 미용사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카즈하
24/09/26 18:34
수정 아이콘
쉽지않음
Blooming
24/09/26 18:35
수정 아이콘
모든 미용사는 자기가 잘 자르는 스타일로 자르려고 합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자르는 미용사를 찾는게 고난의 여정이죠.
항정살
24/09/26 19:23
수정 아이콘
그러면 왜 원하는 스타일을 물어보는지..흐규
24/09/26 18:49
수정 아이콘
저도 몇번 당해보니 왜 비싼 돈 주고 바보샵을 가는지 알겠더라구요. 나도 모르는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만들어준달까, 머리를 자르는데 돈을 내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어떻게 해주세요 하기 전에 알아서 해 주는 그 서비스에 돈을 내는 느낌. 아깝지 않습니다.
24/09/26 18:54
수정 아이콘
제가 가는 곳은 100% 예약제인데 네이버 예약 들어가보니 다음달 예약이 42번째네요.
'투블럭 6미리, 4주 뒤에 지금 기장이 될 정도로 잘라주세요. 구렛나룻은 하얗게 쳐주시고,
옆머리 좀 안뜨게 해주세요.' 요렇게만 말하면 돼서 정말 좋습니다.
원장님 제발 망하지 말고 성공하세요. 더 좋은 위치로 갈 정도로 너무 성공하지도 마시고요. 제발..
코기토
24/09/26 19:02
수정 아이콘
남들이 보기엔 거기서 거기겠지만 본인에겐 미세한 차이가 굉장히 크게 느껴지기때문에
머리 맘에 들게 해주시는 분 만나는게 은근 고난도 미션이죠.
항정살
24/09/26 19:25
수정 아이콘
몇 미리로 참.. 이게 하하
재활용
24/09/26 19:21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 남자 헤어컷은 노동대비 인건비때문인지 바리캉으로 시원하게 밀기 + 뜨는 옆머리 다운펌 과금유도로 퇴화했습니다. 아니 샤기컷 울프컷 유행할때는 옆머리 가위로 잘만 잘랐는데 언제부터 한국인들 모질이 돼지털 직모만 있었는지..
항정살
24/09/26 19:23
수정 아이콘
미용실에 바리캉은 퇴출 시켜야 합니다.
재활용
24/09/26 19:27
수정 아이콘
전 다음에는 여자 프리미엄 커트만큼 돈을 두배 낼테니 바리캉을 쓰지 않고 커트해달라고 쇼부를 볼까 고민입니다 크크크. 직전에 커트할때는 정말 원하는 커트 샘플사진까지 준비하고 옆머리 길이 센티미터 단위까지 말했는데 미용사가 "아래쪽 조금만 바리캉으로 정리할께요." 하더니 스윽 아무 고민없이 밀더군요. 예약제 헤어샵인데도 그냥 사람 말을 안듣더군요.
항정살
24/09/26 19:30
수정 아이콘
미용사는 본인의 주관을 최대한 버려야 하는데, 왜 이럴까요.
재활용
24/09/26 19: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차마 링크는 못올리겠고 디씨 헤어갤러리에서 바리깡으로 검색하면 똑같이 분노게이지 만땅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엌크크크크크 아무리 생각해도 예전 남자 샤기컷 유행했었고 여자 숏컷도 지금 계속 잘만 하는데 이해가 안가더군요..
언네임드
24/09/26 19:34
수정 아이콘
- 헤어에 허용되는 가격대 상향조정

- XX맨즈헤어 이름 붙은 곳 중에서

- 해당 디자이너가 SNS에 손님들 머리 올려놓은 것 중 맘에 드는 사진 준비하기

- '알아서 이쁘게 잘라주세요' 절대금지



* 다운펌은 성형수술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4/09/26 19:38
수정 아이콘
투블럭 12mm 옆머리 다운펌 해주시고 뒷머리는 더짧게 상고로 쳐주세요. 앞머리는 눈썹까지.
한줄 달달 외워서 나머지 스타일링은 하늘에 맡깁니다...
다크드래곤
24/09/26 19:47
수정 아이콘
원하는 머리를 쉽게 하는 법은 중요한 자리가 없을땐 그냥 거의 정해진 포맷으로 자르다가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사진을 한장 준비한뒤에 자세히 미용사한테 설명하면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잘라줍니다.
그리고 자르기 전에 세세하게 물어보고요. 평상시에 대충 짜르는 사람이 이정도로 준비해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용사가 신경써주는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항정살
24/09/26 19:58
수정 아이콘
사실 말 하고 사진까지 보여줬습니다. 보여준 사진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라 빡쳐서 복수 한 거 같기도 합니다.
동오덕왕엄백호
24/09/26 19:53
수정 아이콘
전 그냥 너무 짧게 짜르지 마시고 옆은 중간정도로만 이렇게 하면 그냥 알아서...
하아아아암
24/09/26 20:01
수정 아이콘
"투블럭 6 mm 앞머리 눈썹까지" 이 말만 하는데도 결과는 미용사마다 판이하게 차이나더군요.
24/09/26 20:04
수정 아이콘
저도 머리가 심한 곱슬이라 조금만 자라도 머리카락이 하늘로 뻗습니다. 늘 가는 미용실
짧게 짤라주세요라고 요구해도 앞므리가 눈쎂 덮을 정도로 자릅니다.
내가 구체적으로 말 안했구나 싶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 잡아가며 이 정도로 잘라주세요 해도
똑같이 길게 자릅니다. 물어보지나 말지, 왜 어려운 주문도 아니고 대 놓고 몇 cm 손가락으로
짚어주고 말해도 안되는걸까요?

다른 미용실 가면 되지 않냐구요. 똑같더라구요.
사다드
24/09/26 20:22
수정 아이콘
가족 모두가 가던 단골 미용실이 동네에서 인기가 좀 있었는데 고된 노동에 힘들다고 원장님이 권리금 받고 넘기신 후 망해버렸습니다. 그 뒤로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지 못해 지금은 와이프가 유투브로 미용을 배워서 저랑 아들 딸 모두 커트해주고 있네요.
진세은
24/09/26 20:29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말안하고 추천해주시는대로 자릅니다.
한번씩 스타일 바뀔때 저는 어색한데, 주변반응이 좋아서 그냥 하자고 하는대로 하게되었네요.
거의 7년 다닌거 같은데, 원장님으로 승진하셔서 커트비용이 올라간거 빼고는 만족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크크
24/09/26 21:05
수정 아이콘
전 원하는게 심플하기도 하고, 애초에 눈이 나빠서 안경벗으면 장님이라
원하는거 말하고 안경 벗고부터는 그냥 자버려서 크크킄
자다가 눈떠보고 샴푸하고 머리말리고 맘에들면 킵고잉
별로면 다신안감

그러다 계속해주는분이 추천하면 한번씩 해보긴하는데
맘에들면 전에거로 해달라하고 별로면 원대대로 해달라합니다
24/09/26 21:34
수정 아이콘
본인은 뭔가 좀 이상하고 어색해 보일지 몰라도 사실 남의 헤어스타일을 그렇게 꼼꼼하게 보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의 인식부터 갖추고 나면, 결국 걍 전문가 하자는대로 하는게 낫다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됩니다.
녹용젤리
24/09/26 21:36
수정 아이콘
2001년에 만난 미용사님인데 저랑 동갑이었습니다.
이제 어엿한 중대형 미용실의 원장님이 되었고 여전히 저는 그분에게 그냥 맡깁니다.
시나브로
24/09/26 22: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샵 출신 분들은 다 잘하시긴 하는데.. 사람이랑 미용, 스타일 맞는 것도 있어서 어릴 때부터 제 머리 봐 주시고 사람 자체도 좋아 친근하고 실력도 승진 거듭, 고급 샵 이직, 점장으로 경력 가장 화려한 축인데 컷 불만족이 생겼었어요.

그냥 단정한 스타일 좋아하는데 특별한 말 할 필요 없이 전적으로 맡기고 친하고 재미있는 대화 하고, 완전 마음에 드는 머리 나오고 끝까지 화기애애한 행복 미용 기원합니당
24/09/26 22:46
수정 아이콘
많은 실패를 겪으며 깨달은건데, 비싸고 유명한 곳들은 다를지 몰라도 대부분의 미용사들에게는 너무 많은 걸 기대하면 안됩니다.
감각 좀 있다 하는 사람의 냉철한 심미안으로 내게 어떤 스타일이 가장 어울릴지 상담 및 맞춤추천 받고 싶다? 그냥 본인이 가장 자신있거나 손에 익은 스타일로 자릅니다. 사진대로 잘라달라고 했는데 결과물이 많이 다르다? 얼굴, 두상, 모질 등 개인차로 인한 것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순수 숙련도 딸리고 제대로 소화 못해내서 그래요.
미용사니까 당연히 유행하는 스타일들 정도는 다 꿰뚫고 있겠지가 아니라, 이 사람들도 각자 주력스타일 몇가지로 돌려막기하는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타율 높이려면 플렉스하든가, 번거롭더라도 어떤 머리할지 정한다음 인스타, 예약창, 사진리뷰 뒤져서 그 스타일 주력으로 하는 사람 찾아가야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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