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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1/06 13:52:10
Name amalur
File #1 ubisoft.jpg (2.34 MB), Download : 1660
Subject [콘솔] 유비소프트 안녕 (뉴스 아닙니다)



** 의도하지 않은 낚시를 방지하기 위해 제목에 써 두기는 했지만, 혹시 유비소프트가 호흡기 떼었다는 소식인 줄 알고 들어오신 분이 계시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유비소프트 수 년 전부터 참 말 많죠. 관심이 없거나 유비 게임을 안 하시는 분들도 회사가 휘청이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뉴스와 게시글을 통해 많이들 접하고 계실 것 같아요.

저는 유비소프트 게임을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과거형)
양산형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을 즈음까지도 유비소프트 게임들은 스트레스나 복잡한 생각 없이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저에게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였어요.
많이 비판 받는 물음표 내지는 맵 마커 지우기조차도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해서 자기 전에 1-2시간 맵을 누비는 즐거움으로는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런 팬이었다보니 몰락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시점 이후로도 꽤 버텼습니다만, 
어느 시점부터는 저도 완전히 포기하고 유비 게임은 사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집 정리를 하다가 게임 디스크들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되짚어 보고 싶어져 글을 써봅니다. 다른 회원님들 생각도 궁금하고 말이죠.


** 제가 싱글+콘솔+디스크(패키지)충이라 마이트 앤 매직이나 Anno시리즈같은 PC게임, 레인보우 식스나 디비전 같은 멀티플레이 게임은 회상에 들어있지 않은 점 감안해주세요.

1. 황금기?
제가 유비 게임을 유비 게임이라고 인지하고 하게 된 건 어쌔신 크리드 1편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스플린터 셀이나 페르시아 왕자 (3D 3부작) 등을 하기는 했는데, 개발사에 대한 인지는 전혀 없었어요.

지금 보면 조악하지만, 당시에는 오픈 월드 게임이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때이다 보니 유비소프트의 게임들도 나름대로의 매력을 뽐냈던 것 같아요. 대체로 게임성은 반복적이고 단순했지만, 어디든 기어올라갈 수 있다든가 (어쌔신 크리드),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생태계가 구현되어 있다든가 (파크라이) 하는 식으로 다른 게임에는 없거나 보기 힘들었던 요소들이 보였어요.

스토리텔링과 연출도 매우 좋았다고 기억합니다. 스토리의 개연성보다는 명확한 주제/테마나 중요한 장면의 연출에 있어 아직도 기억나는 것들이 많아요. 평범했던 주인공이 점점 거칠어지는 과정의 묘사라든가 (파크라이3), 에지오가 알타이르와 만나는(?) 장면 (어크 레벨레이션), 앱스테르고의 기억 조작과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 (어크 리버레이션), 코너가 스승을 떠나보내는 장면 (어크3), 에드워드가 죽은 동료들을 떠올리는 장면 (어크4) 등등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2. 자가복제가 점점..
그러다 고개를 갸우뚱 하기 시작한 때가 있었는데, 저같은 경우는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즈가 발매했을 때였습니다.
밀리터리+택티컬 슈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고스트 리콘 시리즈는 거의 즐기지 않았는데, 와일드랜즈가 오픈 월드로 나온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겨 즐겨보니 제가 하던 다른 유비 오픈월드 게임들과 너무 똑같은거예요. 심지어는 전투의 전략성이라는 것도 거의 없었고, 그저 마킹하고  멀리서 저격하는게 전부였거든요. 파크라이 시리즈도 비슷하지만, 거기선 적어도 제가 직접 처리해야 했단 말이죠. 팀원에게 '딸깍'으로 사살 지시하는게 아니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때까지는 그냥저냥 잘 즐겼습니다. 같은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라면 뼈대는 공유하면서 마이너한 신규 요소만 추가하는 방식에 대해 제가 거부감이 덜하기도 했고, 다른 면면들이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아서 그럭저럭 커버가 되었거든요.


3. 대실망과 포기
다들 욕해도 꿋꿋하게 유비 게임을 사던 저는, 결국 실망 4연타를 맞고 포기하게 됩니다.
첫째 파크라이 뉴던 - 맵 재활용은 그렇다 쳐도,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 악역들 + 겉잡을 수 없이 퇴보한 스토리텔링, 무슨 생각을 하고 넣은건지 모르겠는 RPG요소
둘째 워치독스 리전 - 유비답지 않게 새로운 시도(수많은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했지만, 그 시도마저 복붙으로 스스로 망쳐버림
셋째 어크 발할라 - 매력없는 주인공들(레일라 & 에이보르 둘 다), 10분만 안 봐도 기억에서 잊혀지는 조연들, 오리진/오딧세이 대비 발전없는 전투, 쓸데없이 방대한 길이, 조금씩 거슬리기 시작한 PC요소들
넷째 파크라이 6 - 역시 매력없는 주인공, 관심 안가는 악역, 얄팍한 게임성, 완전히 퇴보한 스토리텔링, 본격적으로 거슬리는 PC요소들
※ 첫번째와 두번째 사이에 어크 오딧세이가 나왔습니다만, 저는 오딧세이를 파크라이 뉴던보다 먼저 했습니다.

결국 이후에 나온 어크 미라지, 아바타, 스타워즈 아웃로 등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고,
나중에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니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구요.

아직 나오지 않은 어크 섀도우즈의 경우에는 단순히 게임을 못 만들거나 돈독이 오른 것 뿐만 아니라
위선까지 만천하에 드러냈으니 더더욱 살 마음이 들지 않구요.


좋아하던 게임사가 서서히 몰락하는 걸 보니 씁쓸하지만,
부디 괜찮은 곳들에서 IP라도 인수해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하는 희망을 아직은 갖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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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멘츠
25/01/06 14:08
수정 아이콘
솔직히 PC요소는 좀 부가적인 곁다리고 여기는 진짜 문제가 자가복제가 심해도 너무 심한게 문제긴하죠
아 유비 신작이야 난 10년전 전작을 해봤으니 안해봐도 돼 그런 말을 해도 억까가 아닙니다. 혁신이란 게 아예 없어요.
마그데부르크
25/01/06 14:25
수정 아이콘
어크 오디세이 아직 할만하던데..
티아라멘츠
25/01/06 14:34
수정 아이콘
그게 이제 7년전 게임입니다.. 솔직히 오디세이가 플루크고 오디세이빼면 평균퀄이 아주
25/01/06 14:39
수정 아이콘
저도 pc요소는 최근에야 거슬리기 시작한 정도여서 핵심 요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pc는 전체를 좀먹는 속도가 다른 것들보다 빠른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유비의 부활을 비관적으로 보는 데에 큰 요인이 되고 있네요.
크레토스
25/01/06 14: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덩치나 네임밸류만 컸지 게임회사로서는 언제나 물음표인 회사였다고 봅니다. 일단 이익률이 너무 낮아서요.. 폭스콘 수준 이익률입니다. 아니 폭스콘이 더 높죠. 20년 평균 이익률이 1.8%거든요. 최근와서 망해가는 거 때문에 그런거 아니냐고요? 04년에서 13년까지로 끊어도 평균 이익률이 2.6%입니다. 정말 이 게임사가 지금까지 어떻게든 히트작을 만들어내면서 버틴게 신기할 정도로 고비용 저수익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한계인 거 같고요.
25/01/06 14:31
수정 아이콘
한글화 매번 잘해줘서 호감이었는데 아쉽습니다
유비식 오픈월드도 전 사실 괜찮았는데..
이오르다체
25/01/06 14:34
수정 아이콘
저도 어크 팬이라 신작 나올 때마다 구입해서 플레이했습니다.
지도에서 물음표 지우는 걸 좋아해서 엔딩 볼 때까지 플레이를 하긴 하는데 문제는 게임 자체가 기억에 남지가 않아요.
저한테는 발할라 그게 결정타였던 것 같네요. 그 이후로는 정이 많이 떨어져서 미라지도 안 했습니다.
그래도 한글화 잘해주고 한국 마케팅도 성의있게 해줘서 유비가 잘되길 바라는데 게임 만드는 것 보면 참...
아지매
25/01/06 14:35
수정 아이콘
전 유비식 오픈월드 좋아해서. 재밌게 하고 있는데, 부디 잘 됐으면.. 한글화도 제일 잘해주는 회사구요.
칼라미티
25/01/06 14:50
수정 아이콘
유비 한국지사 철수해서... 이제 장점이던 한글화도 예전처럼 잘해줄 지는 미지수긴 합니다. 살아남더라도 말이죠.
타카이
25/01/06 15:02
수정 아이콘
데스몬드를 죽여버리고 사세가 기울었음(아님)
그러니 데스몬드 살려내라!(진심)
어크시리즈는 현대쪽 줄기잡고 메인으로 갈 캐릭터를 갈고 현대파트 매력이 좀 많이 날아갔어요..
manbolot
25/01/06 15:2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유비 문제는 멀티가 너무 폐급입니다.
국내, 해외 가릴거 없이 멀티 게임의 수익이 결국 게임사의 꾸준한 수익 및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한가지 방법인데
뒷배없는 거대 게임사중 유비만 유일하게 멀티가 제대로 굴러가는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나마 하나 있던 레보식은 핵과 서버 관리로 자기들이 말아먹었고요.
25/01/06 17:56
수정 아이콘
제가 멀티는 안해서 막연하게 디비전과 레식은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군요..!
Lina Inverse
25/01/06 15:32
수정 아이콘
파크라이5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납치 ..ㅠ 경비행기 타고 도망가도 독침으로 납치되는 설정
25/01/06 15:40
수정 아이콘
세틀러, 아노1800이 유비 거더군요.
올해 아노 신작 나온다고 했는데 과연...
25/01/06 17:58
수정 아이콘
아노는 핵심 캐시카우가 아니라서 그런지 스튜디오에 많이 간섭하지 않아서 그럭저럭 잘 굴러 가는 것 같더라구요. 문제는 신작과 dlc들 나오는 동안 과연 유비가 살아있을지.. ㅠ
25/01/06 15:49
수정 아이콘
유비커넥트좀 없애줘..
인생잘모르겠
25/01/06 17:33
수정 아이콘
이제 후임 유선 소프트로 나와야죠.
머나먼조상
25/01/06 18:04
수정 아이콘
파크라이 6가 마지막 유비 게임이었는데 와 스토리 진짜... 그렇게 욕했던 5가 그리워질 정도였습니다
웜뱃어택
25/01/06 18:49
수정 아이콘
저도 그냥 암것도 안하고 여행다니듯이 경치만 봐도 만족하는 유비식 똥픈월드 매니아라서 꼬박꼬박 다 하고 파크 6이랑 프론티어오브판도라까지 샀는데 더는 안되겠어요. 아웃로가 스타워즈 팬으로 도저히 참고 할 수 없는 꼬라지길래... 잘가라 흑흑
25/01/06 20:24
수정 아이콘
플4 구매하면서 같이 구매했던 와치독. 당시엔 플4 초창기라 신작이 그닥 없을때라 사골이 나올 정도로 했었죠. 명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할 만 했어요. 벨튀 하는 느낌의 1:1 멀티가 나름 쏠쏠 하기도 했구요. 이후 2편은 꽤 재밌게 했습니다. 와치독도 어크처럼 3~4편 쯤엔 터뜨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뒤로 뭐 하나 더 나왔던거 같은데... 뭐 모르겠습니다. 와치독은 잊은지 오랩니다 크크.
오디세이 그리고 올해 페르시아 왕자... 뭐 뜬금포로 가뭄에 콩나듯 잘 빠진 게임이 나오긴 합니다만 확률이 낮아도 너~~무 낮아요. 무슨 가챠하는거도 아니고..
찬양자
25/01/07 00:34
수정 아이콘
최근 나온 페르시아왕자는 진짜 괜찮았는데ㅠㅜ
25/01/07 09:06
수정 아이콘
전 체감상 와치독스 1 e3사건이 시발점이었던것 같습니다.
Betelgeuse
25/01/07 09:23
수정 아이콘
그래도 한글화 불모지였던 시절 꼬박꼬박 한글화 해주던 유황숙님…잊지 않겠읍니다…
모두안녕
25/01/07 10:11
수정 아이콘
오디세이 한정판도 사고 그랬는데 츰 녀러모로 안습이네요
+ 25/01/07 16:19
수정 아이콘
저도 유비게임 좋아하는 편인데 민심을 너무 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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