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가 많습니다.
-반말체로 썼는데 고치기가 뭐해서 그대로 올립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밤새서 깨고 자고 일어나니 지금이라 머리가 비몽사몽
-심지어 현타가 씨게 온 상황이라 2배로


1 최종전 브금뽕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각설하고

2차전에 걸쳐서 진행되는 가운데, 1차전에서 어그로를 잘못 끌었다.

결국 증원까지 차근차근 쓸어버리면서 진행했고 최심부로 들어와선 2차전에서 너무 지쳐버렸다.

그런데 귓가에 들리는 흐레스벨그 편곡 버전....편곡은 또 뭐가 이렇게 기깔나게 해놓았는지

최종전의 브금이 거의 폭력적이었다. 진짜루.



2 평화를 위해 일으킨 전쟁

뭐 쌉소리다.

전쟁은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이 행사하는 폭력이고 작은 인물 하나 하나는 거기 휩쓸린다

그래서 평화를 위해 죽인다는 말이 먹힌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 불가피함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쫓고,

더 나아가 개인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발버둥치고-그 발버둥에 이끌린 사람들이 힘을 더해 개인이 집단으로 번져가는 과정은 늘 아름다우니까.

근데 전제정이네;;

심지어 황제네;;

맙소사 인체실험까지;;

국가보다  거대한 개인이, 전체주의 광풍이나 민족, 국토에 대한 감정 문제로 이미 전쟁에 성큼성큼 다가가 있던 상황도 아니고 본인이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해서 일으킨 전쟁이었네......근데 디미트리도 맛이 간건 매한가지라 얼추 균형추가 맞는다. 흫;;;;

내 생각에

평화를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가 먹히는건 삼국지 정도인거 같다. 그건 십상시로 이미 시대가 곱창이 나버렸으니까




3. 캐릭터와 시나리오와 연출

개인적인 관점이다. 스토리가 좋다를 3 가지로 나눠서 본다.




하나는 캐릭터다. 풍화설월이 이거 하나는 기깔난다.

지원회화도 여기에 속한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뽑고, 그 매력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들.



하나는 시나리오다. 풍화설월이 이거 하나는 기깔나게 말아먹었다.

멀쩡한 스토리 셋이 서로 엮인게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를 3개로 쪼갠 느낌이다. 쪼갠 것도 잘 쪼개서 1.0을 0.5/0.5/0.4로 나누면 모르겠는데, 1.0을 0.3/0.2/0.2로 나눈 느낌이다.  나머지 0.3는 어디 있냐 하면 지원회화의 0.1이 숨어 있고, 0.1은 외전을 샅샅히 뒤져서 족집게로 뽑아내면 보이고, 0.1은 쪼개는 과정에 바닥에 흘려서 진공 청소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스토리가 맛이 갔다는 반증으로, 등장하는 다른 루트 인물들은 모두 병풍처럼 느껴진다. 이건 그냥 다회차를 하라는 뜻인데 다회차 편의성이 좋은 게임도 아니라고 들어서 좀 그렇다.



하나는 연출이다.

시나리오를 개말아먹어도 연출을 잘하면 없는 개연성을 이식 수술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코기의 제로 레퀴엠이나 슈타인즈 게이트의 딱히 의미는 없다 같은게 있다.

근데 풍화설월은 이것도 조졌다.

디미트리가 맛이 가버렸다가 갑자기 돌아오는거 보고

사실 디미트리도 납치되서 죽은거고 솔론이나 크로니에럼 첩자인거 아냐? 싶었다.

에델가르트는 그저 할 말이 없다.




4. 학원물 미연시 SRPG

솔직히 육성이 재미의 반, 아니 80%인 SRPG에서 학원물이 먹히는건 다들 알고 있다.

현존하는 미연시의 절반은 학원물일 거다(맞나? 아님 말고)

근데 이렇게까지 먹힐 줄은 몰랐다.....

내가 선생이고 학생을 지도한다는 점이 진짜 애착관계 형성에 기깔나게 통한다.

직접 가르치고, 진로 잡고, 전직하면 보람이 기가 막힌다.

이렇게 애착을 형성해 놓고 학생이 죽어버리면 진짜 피눈물 난다.

..그래서 결국 리트라이를 하게 만드는데, 이게 또 재미의 원동력 같다. 만약 클래식이 아니라 캐주얼이었으면 코에이의 30년 SRPG 내공을 녹여낸 전투의 재미를 반의 반도 못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1명이 죽어버리면 바로 리트하게 만드는데 이걸 또 절묘하게 천각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서....전투는 나중에 얘기하자.

각설하고 지원 회화 진짜 공들여서 넣어놨다

메인 스트림이 곱창 난 것도 아마 지원 회화 열심히 만들다가 시간 없어서 날림으로 쓴거 아냐?

아무튼 이 게임이 학원물이 아니었으면 캐릭터에 이렇게 몰입 못했을 것. 아네트랑 잉그리트 너무 기특하고. 실뱅 펠릭스 그냥 웃기고. 그리고 세계 최고 호감인 두두가 있다. 두두 죽었을 때 현타 나서 게임 지우려고 했다. 검색하다가 살아온다는거 알아서 다시 함.

꼭 같은 반이 아니어도 다른 반 애들도 얘기하면 호감인 애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전쟁에서 죽였을 때 타격이 더 큼

코에이 새끼들 애들 죽을 때 하나하나 공들여서 슬로우 모션으로 비명소리 들려주더라....

애들 성별 상관 없이 위아더월드 무지개 세계라고 들어서

디미트리랑 결혼할 생각으로 여캐 골랐다가 도중에 리시테아가 수명이 어쩌니 해서 리시테아로 방향을 틀었는데

리시테아는 여주로 결혼할 수 없었다...

여기서 현타 와서 지금 넉두리 중인 이 상태. 주저리 주저리.





5. 그래서 재밌냐?

재밌다.

요즘 리뷰할 때마다 단점만 주룩주룩 쓰고 90점 주는 나쁜 버릇이 든거 같은데 이것도 마찬가지.

단점 주룩주룩 썼지만 89점 정도 줄 수 있을거 같다. 이 정도면 호라이즌 제로 던이랑 타이고, 꿈섬보다 4점 높고, 레알세보다 1점 낮다.

2부 스토리만 안조졌으면 이것보다 3점은 높게 줄 수 있었을텐데......

아무튼 단점 줄줄이 썼지만 그만큼 장점이 많은 게임이다.

나는 SRPG가 취향이 아니다. 그런데 어릴적 봤던 기억과 환상이 있어서 해보고는 싶다.

그래서 대체로 도전하고 그만두는 이런 내가 재밌게 한 SRPG가 몇 있는데

삼국지11과 신 세계수의 미궁2와 풍화설월이다. 셋 다 명작이다. 그만큼 좋은 게임이라는 말이다.

삼국지11을 생각하면 재밌는게, 삼국지는 캐릭터 애착이나 지원회화 같은게 너무 쉽다.

레퍼런스가 도처에 널려 있어서 각색만 조금 잘하면 되거든.

플레이 타임이 5분인데 이미 주요인물에 대한 애착이 다 형성되어 있다.

장료 아직도 나오지 않았는데 장료 10년차 팬인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렇게 수십년을 우려먹어도 아직도 레퍼런스가 더 많이 남아 있는게 삼국지다.

근데 풍화설월은 제로부터 쌓아올려야 했는데 그걸 너무 잘했다.

리뷰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주절주절한 형식으로 써서 그런가.

어...뭐라 하지.

애들 그냥 너무 귀여워....



-현타를 너무 씨게 먹어서 2회차는 안할거 같네요
-아닌가...리시테아 때문에라도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