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서 점심 먹고 가볍게 랭크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픽밴창에서 패드립이 난무하기 시작했죠.
물론 픽밴창에선 그 어떤 욕설을 해도 사실상 제제가 전무하다는건 모르는 사람이 없고, 그래서 법이 없는 채팅창에선
차마 여기 게시판은 적을수가 없는 욕설이 난무하게된건 자연스러웠습니다. 결국 한숨만 내쉬었고, 게임할 마음이
싹 사라지면서 바로 게임을 껐습니다.

새삼 다른 게임하고 비교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른걸 떠나서 안해봤어요. 솔플게임 말고 여러사람과 같이 하는 게임은
롤과 서든밖에 안해봤는데, 안타깝게도 서든도 별반 다를건 없던 게임이었죠.

그런데, 롤의 욕설은 진짜 몇년을 하면서도 적응이 안됩니다. 픽밴창에서 패드립으로 가득차는건 별로 놀랍지가 않고
인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벤에선 대체 얼~마나 욕을 하루종일 하고 다니시는건지 지금도 욕 처벌이 과하다는 글을
열심히 쓰고있는데, 그걸 보면 더 한숨나옵니다. 지금도 인게임에서 욕을 한두번 보는게 아니라 전 여전히 처벌이 제대로
되는건지 의뭉스러울 따름인데... 아 물론 처벌 전보단 줄어들긴 했습니다. 예전엔 게임 시작 5분 내에 욕설이 없으면
이번 게임은 느낌이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한 2판중 1판은 게임 내내 욕이 없습니다.

바로 이 욕설 때문에 이젠 저도 게임을 혐오하고 자식들 게임을 막는 부모님 마음이 이젠 이해가 가더군요. 저도 대한민국
최고 인기 게임에서 나오는 대화들을 보고있으면 나중에 제 자식이 게임을 한다고 할 시기가 두렵습니다. 물론 언젠가 하고싶어하겠죠.
어떤 유저들은 원래 현실에서도 욕을 일상대화처럼 쓰는데 욕 좀 쓰는걸 뭐 이리 민감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살면서 한번도
이렇게까지 패드립으로 가득찬 일상을 살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욕이 그나마 많던 시기가 중학생 시절인데, 이 시기 학생들이
일상 대화로 서로의 부모님 욕을 자연스럽게 했다? 그런 주장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일부 유저들이 이상한 세상에서 살아온건지
제가 이상한 세상에서 살아온건지 모르겠습니다.

근래에는 다른사람과 같이 하는 게임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입니다. 조립피씨를 사고 솔플용 게임들을 스팀에서 구매한것도
결국 이 롤이란 게임은 패드립에 무던해지든지 내가 패드립을 하는것 말곤 방법이 없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죠.

이제 롤을 직접 할날은 정말 얼마 안남았다고 느낍니다. 그래도 롤챔스를 보는만큼 가끔 하고싶을때는 하겠지만 예전같지 않을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정말로 기쁩니다. 아마 조립컴이 이번주 내로 올텐데 이제야 뭔가 롤에서 해방될듯한 느낌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패드립이 일상 대화처럼 이뤄지는 온라인 게임 문화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가끔 궁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