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픽밴 시스템에서는 윗 픽일수록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픽은 밴 3개를 고스란히 혼자 다 할 수 있었고 가장 먼저 가고 싶은 라인을 정해 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5픽은 아무리 서로 라인을 맞춰보려해도 남는 라인을 갈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었구요.

하지만 픽밴 시스템이 바뀌면서
3, 4, 5픽이 밴의 권한을 가지게 되었고 위 쪽 픽은 단지 먼저 챔프를 픽하는 의미 밖에 가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시스템에서 라인 선택에 따른 픽은 랜덤하게 이루어지는 걸로 아는데 이 것 때문에 게임에 문제가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면
블루 1픽은 탑에서 가렌을 가장 잘합니다. 그러나 가렌은 쉽게 카운터 당할 수 있는 챔프이지요.
반대로 퍼플 1픽은 서폿이고 알리스타를 잘합니다. 알리스타는 그래도 어느 정도 상성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블루가 1픽으로 가렌을 뽑자 퍼플의 탑은 상대의 탑 챔프를 보고 라이즈로 카운터를 칩니다.
가렌은 라이즈를 밴하고 싶었지만 3, 4, 5픽이 다른 챔프를 밴했거든요.

반대로 블루의 서폿은 공교롭게도 본인도 알리스타를 잘했지만 퍼플에게 알리스타를 뺐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챔프를 픽할 수 없기 때문에 챔프를 가지고 있다면 선픽 후 교환이 불가능하거나 까다롭거든요.

제가 예를 들었음에도 설명을 못한 것 같은데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1~5픽이 완전 랜덤하게 걸리기 때문에 1, 2픽이 상성을 많이 타는 라인을 가야할 경우
방어적인 픽을 하거나 공격적인 픽을 하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반대로 3, 4, 5픽에서는 본인이 잘하는 OP챔이 있음에도 뺏길 염려 속에 밴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혹은 픽을 풀어주고 자신의 차례까지 남을까 걱정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을 쓰거나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완전 카운터 치는 픽을 맞거나 OP챔프를 내주게 되면 게임 자체의 의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1, 2픽이 탑이 나올 시에 그 위험도가 너무나 큽니다. 본인이 힘들어 하는 챔프를 밴도 못하는데 선픽도 해야되거든요.
무난한 픽을 강요 받거나 나름 잘하는거 했다가 맥없이 라인전에 밀리고 팀원의 캐리를 바라는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초반 무의미한 30초 동안에 픽 간 스왑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서폿을 선택하여 4픽이 걸린 제가 알리스타를 먼저 가져오고 탑이걸린 1픽이 상대 픽을 보고 챔프를 가져오기 위해 서로 픽 순위를 바꾸는거죠.
반대로 5픽이 걸린 에코 장인과 소나를 가장 잘하는, 그러나 트런들도 비슷하게 하는 2픽 서폿이 서로 픽 순위를 바꿀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된다면 유기적인 게임을 강조하는 다인큐나 5인간의 협동의 의미가 더욱 살아날 수 있습니다.
또한 맥없이 터지는 게임 역시 방지할 수 있구요.

이에 대한 pgr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