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냥꾼으로 12승을 찍었습니다. 하...

저는 주로 컨트롤덱(얼방, 방밀, 핸파 등...)을 굴리는 유저입니다.
다른 덱들도 어지간한 건 가끔 굴리곤 합니다만, 어그로덱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요...재미가 없더라고요. 특히 돌냥은 덱 짜고 세판만에 바로 폭★파! 어우 정말 안맞는 느낌이었어요 크크

투기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냥꾼은 무조건 피해왔었습니다. 영능이 필드싸움에 도움이 안되니만큼...
그러다 어느 날 성기사를 뽑으려다가 마우스가 휙 돌아가서 실수로 냥꾼을 골랐었어요.
그런데 카드를 한장 두장 뽑다보니 어째 덱이 돌냥 비스무레하게 만들어집니다...?
아오 진짜 이러기 싫은데...그러다가 1승..2승...어? 5승...6승...10승!

와 이거 재밌었어요.
리밋이니만큼 내 덱도 불완전하지만, 상대 역시 마찬가지기에 덱만 잘 짜여지면 진짜 생각없이(등급전 돌냥은 나름 쉽지 않죠...) 명치만 패도 이기더라구요. 정말 [즐겜]을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뒤로 사냥꾼이 보이면 무조건 픽을 해왔습니다. 어지간하면 돌냥에 가깝게 짜보려고 했구요.
하지만 그 때의 뽕맛을 다시 느낄만한 덱이 잘 나오지가 않더군요.
위니만 잔뜩 뽑혀서 뒷심부족으로 털리기도 하고, 저코가 거의 잡히지 않아 시무룩해지고, 디나이얼 주문이 잘 잡혔다 싶으면 보이는 위니라곤 위습, 멀록, 게, 닭(...) 언젠가는 비밀만 잔뜩 잡고 파마냥꾼이 되어보기도 했더랬지요.

그런데 덱이 좀 잘 짜여졌다 싶어도 9승, 10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더라구요.
11승은 딱 두번 해봤는데, 12승 문턱에서 한 번은 그냥 2불기둥에 시원스럽게 털렸고 다른 한 번은 제이나의 은밀한 비밀이 증발시키기, 얼보, 얼방 중 하나일줄 알고 필드정리를 했다가 인형의식으로 3/6도발이 튀어나와서 패배.
그 와중에 12승을 성기사로 두 번, 법사로 한 번을 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드디어 정말 괜찮아보이는 덱을 짜게 되었습니다.
양질의 위니와 디나이얼 주문들을 확보한 상태에서 중간중간 튀어나와주는 사바나 사자님...오오 전설 그 자체...
무기가 없는게 꽤 아쉽지만 이정도면 훌륭하죠.

그리고 첫판부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0승 1패가 되었습니다.
...안돼!
마음잡고 다시 하다가 4승째에서 갓드로우 성기사에 패배...
이 때부터 거의 해탈하고 돌렸습니다. 다행히 운이 나쁘진 않아 무난히 11승까지 직행.

그리고 운명의 12승 문턱...상대는 도적이네요.
후턴을 잡고 첫턴에 동전-왕의 엘레크를 꺼냈습니다. 마상시합에서 이겨서 사막 낙타 드로우.
2턴에 상대는 데피아즈단을 내네요(제가 후턴이라 참 다행입니다) 무시하고 본체 치고 왕두꺼비 소환.
3턴에 상대는 검은날개 기술병 3/5를 뽑고 데피아즈단으로 엘레크를 죽였습니다. 제 턴에 기술병을 살상으로 정리.
4턴, 상대는 위니를 뽑고 영능 사용. 저는 사막 낙타로 장의사를 뽑고(상대는 1코가 없었습니다), 신비한 사격으로 적 위니 정리(이 시점에서 사실상 끝났죠)
5턴 불꽃 곡예사+늑대 기수
6턴 사바나
7턴 사!바!나!

이겼습니다!
사실 마나커브가 돌냥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는 좀 뭣합니다만...사바나 사자 3장이 뒷심부족을 너무나 잘 메꿔줘서 좋았어요 흐흐
다음에는 이왕이면 이정도 구성에 무기까지 한두장 추가된 덱으로 다시 12승 도전해보고 싶네요.

이번에 12승을 찍으면서 느낀 점이라면...
1. 사막 낙타를 소환한 판이 10겜은 되는 것 같은데, 단 한번도 상대쪽에 위니가 소환된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도 종종 써봤는데 비슷한 느낌이었구요. 1코 안쓰시는 분이 이렇게 많구나 싶네요. 나름 꿀카드..인듯? 덱 압축도 되고...
2. 역시 사바나 사자는 냥꾼 최고의 전설입니다.
3. 투기장 거미떼는 1장 정도는 좋지 않나 싶습니다. 패보충+의외성이 쏠쏠하네요. 한판은 거미떼에서 나온 크루쉬로 이겼습니다.
4. 화살 덫 좋습니다! 케잔 비술사로 뺏겨도 부담이 덜하고, 훼이크용으로도 좋고, 터졌을 때 상대 본체에 박히면 기분이 끝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