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중경(Chongqing)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업무의 특성 상 중경 PC방을 여러 곳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과는 다른 재미있는 점들이 보이더군요.

(큰 프랜차이즈 PC방 위주로 방문했었기 때문에 중국 모든 PC방의 특징이 아닌 제가 방문했던 PC방들만의 특징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1. 롤잘하면 게임 공짜?

중국 PC방에서 LOL 로그인을 하게 되면, PC방의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연동이 되어, 플레이어의 모든 게임 내용이 PC방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연동이 됩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펜타킬을 기록하게 되면 PC방 카운터에 있는 마이크를 통해 몇번 자리에서 펜타킬이 나왔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알립니다.
ex) "16번 자리 손님 펜타킬 기록~"
단순히 방송만 하는 것이 아닌, 펜타킬을 기록한 플레이어에게는 PC방 이용권을 꽤나 두둑하게 제공합니다. 펜타킬 몇번만 하면 몇달은 PC방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죠(하지만 펜타킬이 쉽게 나오진 않으니...)
간간히 나오는 펜타킬이 아닌, 퍼블에도 상품이 있습니다. PC방 손님이 게임에서 퍼블을 따게 되면 음료수를 서비스로 줍니다.
그래서 초반 인베에서 미친듯 싸우는가봅니다 크크


2. 고랭커 관전? 오프라인에서 보세요

1번에서 이야기했던 PC방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기능 중 하나는, 손님이 로그인했을 때 티어를 파악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파악하는게 아니고 일정 수준 이상의 티어인 손님이 로그인하면 또 다시 중앙방송을 시작합니다.
ex) "22번 자리에 다이아 티어 손님이 로그인했습니다"
그럼 주변에 손님들이 22번 자리 뒤로 가서 모두 구경을 합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뒤에서 구경하고, 하는 손님도 별로 꺼려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같이 갔던 직원분이 중국 플레1이었는데, 로그인 때 방송이 나온걸 보니 플레 상위권 정도면 그 대상이 되지 않나...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중국분들은 정말 남의 플레이를 보는 걸 좋아하더라구요. PC방 자리 사이사이에 한국처럼 칸막이도 없고, 누가 옆에서 하고 있으면 옆자리 분들이 완전 기댈 정도로 붙어서 구경하는게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3. 롤챔스 부럽지 않은 PC방 대회

주말동안 갔던 모든 PC방에서 프랜차이즈별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월대회였는데, 상금이 천만원 이상! 대륙의 기상이 느껴지더군요
전국 PC방 대회도 아닌 프렌차이즈 PC방 월대회 상금이 천만원 이상이라니...
게다가 PC방 내에 해설가도 있었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관전 화면을 보며 해설하는 모습이 정말 이채로웠습니다. 해설가 분의 열정은 거의 롤드컵 급이더라구요. 중국어를 잘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 열정만은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4. PC방은 남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물론 국내에도 여성 LOL유저가 많지만, PC방에 가보면 대부분이 남자 손님들입니다. 이런 한국과 비교해서 중국 pc방에는 여성 유저 비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pc방마다 최소 10~20명의 여성분들이 LOL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옆에 앉고 싶더라구요(중국어를 좀 배워둘껄...)
물론 남자친구와 같이와서 즐기는 분들도 많았지만, 여성분들끼리 온 경우도 꽤나 보였습니다.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5. 번외. 중국 lol을 하면서...
- pc방과는 상관없지만, 중국 LOL을 접속해보니 랭겜에서 픽밴 시 같은 진영의 소환사명도 볼수가 없습니다(소환사 1,2,3,4,5로 표시됨)
  즉 자기 소환사명(+듀오일 땐 듀오의 소환사명)이외에는 확인할 수가 없어, 게임 시작 전 전적 조사 같은건 꿈도 꿀 수 없습니다.
- 중앙방송(?)으로 알게된 플레 이상의 손님들 게임을 몇개 봤는데, 30분 게임으로 cs가 150개 넘어가는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근데 양팀 합쳐서 킬 수는 50킬 이상. 체감적으로 거의 10분 경부터 한타가 시작되서, 게임 끝까지 한타만 하는 느낌입니다.
  LPL의 메타가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