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 실드가 4시즌 롤드컵에 진출하기까지 쭉 봐오면서, 인상깊었던 경기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모든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아올려졌기에, 기적과도 같은 롤드컵 진출을 이뤄낸게 아닐까 합니다.
1. 140101 - vs 제닉스 스톰, 2013-14 윈터 8강 3경기(이때는 제닉스 소속이었던) 애로우의 이즈리얼이 수호천사까지 나오면서 실드는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제닉스 스톰은 게임을 끝내기 위해 바론을 트라이하고, 꿍의 그라가스의 궁이 그 위로 작렬하며 노페가 빠진 4vs5 한타가 시작됩니다.
이전까지 무색무취한, 강팀도 약팀도 아니라 생각했던 어중간한 포지션의 실드가
그 끈적한 매력을 한껏 발휘한 경기이며, 소드의 팬이었던 제가 나진 구단의 팬으로 넘어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경기입니다.
2. 140110 - vs 삼성 오존, 2013-14 윈터 4강 3경기
바론 앞에서의 처절한 싸움 끝에 4명의 실드 팀원이 죽고, 반대로 4명이 살아남은 오존은 게임을 끝내기 위해 이동합니다.
그리고 꿍의 케일이 한발 늦게 도착합니다.
비록 당대의 강팀인 삼성 오존(현재 화이트)에게 패배하였지만, 잊을수 없는 극적인 순간중 하나 입니다.
지기는 했지만, 실드의 매력이 한껏 발휘된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3. 140425 - vs KT 블리츠, 2014 스프링 8강 4경기
나진 팬이지만 분명 이 시기의 KTB는 나진 실드보다 더욱 강한 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족한 것은 딱 하나, 집중력뿐이었죠.
경기는 어느덧 30분이 지났고, 킬스코어는 20vs12로 KTB가 앞선 상태. 글로벌 골드도 약 7천 가량 차이가 나는데다
억제기 2개가 깨진 상황에서 인섹의 판테온이 궁으로 이니시하며 한타를 엽니다.
잘 막는 것 같아 보이던 실드는 트위치 / 잭스가 순차적으로 전사하며 최악의 상황에 몰리는데, 그 때 꿍의 트페가 운명을 사용합니다.
"과연 이 운명이 이 경기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지켜보죠."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이 운명은 경기 뿐만 아니라 양 팀의 운명도 바꿔놓았습니다.
KTB는 분명 이 시점에서 집중력을 제외하고는 분명 실드보다 강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경기 패배후
블라인드에서 세이브의 쉬바나 / 꿍의 르블랑 / 고릴라의 쓰레쉬 / 제파의 루시안 / 와치의 리신이라는 베스트픽을 내주게 되어
패패승승승이라는 스코어로 이어지고 리빌딩을 하게 됩니다.
만약 KTB가 조금만 더 집중하여 승리하였더라면.. 역대 전적에 비추어볼때 4강에서 CJB를 높은 확률로 잡아낸 후 결승까지 진출했을테고,
그래도 블루에게 패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만 레오파드 - 인섹 - 류 - 스코어 - 마파라는 멤버도 유지되어 선발전까지 그 강함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을까 하네요.
반대로 실드 입장에서는 이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롤드컵 진출전의 기회까지 얻어낼 수 있었구요.
여러모로 의미있는 경기입니다.
이후 실드는 시즌4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NLB에서도 형제팀에게 3대0으로 패배하지만,
여기까지 차곡하게 쌓아온 실적 덕분에 선발전에 5위 자격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참.. 보고 있으면 팬으로써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한국 대표의 롤드컵에서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