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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23 10:11:01
Name 남편
Subject [기타] [리니지2] 그 때가 좋았지..
군 제대 후.. 모 게임 잡지 기자님이 운영하는 리니지 혈맹에 들어 한참 게임을 했습니다..

고렙은 별로 없었지만,  여러 가지로 아기자기하게 웃음을 주던 사람들이어서 무척 즐거웠었지요..

그러던 와중에 혈맹에 해체 위기가 다가왔습니다.

리니지2가 서비스 되면서 당시 군주였던 기자님이 리니지2 쪽으로 옮겨가게 되서..

덕분에 자연스럽게 기존 리니지1 혈원들 일부도 리니지2로 넘어가게 되었지요..

뭐.. 그렇게 리니지2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당시 콘솔 게임을 비롯해서 다양한 게임을 같이 하던 때라.. 리니지1의 디자인은 왠지 성에 차지 않았는데..

양갈래 단발머리 남자 엘프 디자인을 보고.. '그래.. 엘프는 이래야지..'라며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엘프 캐릭터를 몇 개 만들어놓고 돌려가며 키워보다가 2차 전직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고..

에버퀘스트 했을 때도 바드를 했었기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이미지인 소드싱어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솔로잉이 정말 힘든 클래스였고.. 공격 스킬도 거의 없고.. 그저 효용성이라고는 파티원 버프 스킬 몇 개 뿐이어서..

파티 사냥에 들어가서 2분마다 버프 스킬 쓰고 평타+평타+평타... 이것의 무한 반복..

물론 그 당시에는 이런 클래스가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요.. ㅠㅠ

(그래서 그런가 소드싱어는 파티가 잘 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다른 인기 직업들에 비해 인구수가 부족한 클래스였습니다..)

..

사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40렙 이전에는 딱히 클래스 구분이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지요..

다들 고만고만한 스탯에.. 고만고만한 스킬에..

그래서 모집하는 직업도 공격을 담당하는 격수와 힐을 담당하는 힐러 두 클래스로만 나눠져 있었지요..

(아.. 몸빵과 타겟팅을 담당하는 역할이 있긴 했었던 거 같군요.. 그 역할만은 나이트 계열이 주로 맡았습니다..)

덕분에 30렙~40렙을 올리는 과정에서 크루마 탑에서 파티(8인이었나 9인이었나 헷갈리네요..;;) 맺고 사냥을 하는데..

종족이 뭔지.. 클래스가 뭔지.. 장비가 좋고 나쁘고.. 렙이 좀 높고 낮고를 안 가렸었지요.. 격수와 힐러 비율만 유지하면 됐었지요..

렙업의 의지에 불타오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직은 게임 초창기였기에 매너들도 비교적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리니지2의 제 1의 황금기였지요..

..

몇 개월이 지나고.. 크로니클1 업데이트가 됩니다.. 용던이 업데이트 되고..

로그 계열 클래스가 공격력도 좋으면서, 몇 가지 버프 스킬의 도움이면 탱킹까지 되는 상황이 되어버려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이 슬슬 나오던 시기였지요..

인기 클래스 몇 개만 활용도가 높았고, 나머지 클래스는 파티 맺기도 힘들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좋은 사냥터에 가려면 길고 긴 던전을 지나가야 하는데 선공 몬스터 때문에 그것도 힘들었던 상황이었지요..

사냥터 근처에서 로그아웃 한 뒤 재접속 해서 계속 게임을 하면 되지 않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리니지2는 게임 중에 사용하는 '정령탄'이라는 소모품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마을에 갈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파티 사냥 중에 그만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파티원이 전부 우르르 던전 입구까지 나갔다가

부족한 클래스를 다시 모집해서 사냥터로 이동하는 일도 종종 벌어졌었지요..

덕분에 당시 인기 직업 중에 하나이면서도 유저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소드싱어는..

한 번 파티에 들어가면 쉬고 싶어도 눈치보여서 게임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이른바 강제 렙업의 장면도 종종 연출되었지요..

..

크로니클2.. 풍요의 시대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오만의 탑이 업데이트 되고나서도 한동안 로그 계열의 득세가 계속 되었지요..

그러다가 몬스터의 어그로 개념이 좀 더 다양해지고.. 사냥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그나마 클래스 불균형은 조금 해소가 되었습니다..

(뭐.. 게임사가 기획을 잘했다기 보다는 비주류 클래스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하지만 여전히 제 클래스는 강제 렙업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었지요..

특히나 밤 11시쯤에 파티에 들어가게 되면.. 다음날 오전까지 대타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참 힘들었었지요..

밤 10시에 게임 시작했다가 다음날 낮 11시에 대타를 겨우 구해서 쓰러져 잤던 기억도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풍요의 시대'라는 업데이트명처럼 게임 상에서 돈 벌기는 제일 쉬웠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재미 중에 하나가 '자산 증식'이었던 저에게는.. 제 2의 황금기였던 것 같습니다..

..

이후로도 여러 업데이트가 계속 되었지요.. 업데이트 때문에 실망할 때도 많았지만 기대되는 업데이트도 많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대학원과 취업 때문에 신경을 많이 못썻다고 해야겠지요..

반년 가까이 잠수 타다가 잠시 한가해지면 돌아와서 몇 달 게임하고.. 이 패턴을 몇 년 동안 반복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한가해진 시절에는 솔로였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지요.. OTL)

다행히 돌아온 탕아를 반겨주는 혈원들이 있었고.. 여전히 레벨만 받쳐주면 어디서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클래스였기에..

부담 없이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크로니클2 때 벌어놓은 자산도 큰 도움이 됐었고요.. ^^;;

퇴근하고 들어가서 일일 퀘스트 잠깐 하고.. 혈원들이랑 채팅하다가 소규모 레이드 할 때 쫓아가서 놀고..

가끔 하루 날 잡아서 10시간 정도 게임 해서 레벨도 올려놓고..

덕분에 몇몇 대형 레이드에도 정식 멤버로 참여하고..

이것만으로도 한달에 29,700원씩 투자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한 달에 제대로 된 게임은 10시간도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계정비를 부어가며 게임을 했었지요..

물론 더 재미있는 게임들도 많았지요.. 리니지2 쉴 때도 플스는 돌려댔었고.. 후배들이 같이 하자고 해서 다른 게임에도 손 많이 댔었지요..

그래도 왠지 모를 회귀 본능 때문에 리니지2를 다시 설치하게 하더군요..

..

하지만 결국 제 컴퓨터에서도 리니지2가 영구삭제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업데이트에서 30개가 넘는 클래스를 10개도 안 되는 클래스로 확 줄여버렸더라고요.. 게임은 아이온 느낌으로 변해버리고요..

게다가 제가 애정을 가지고 키웠던 캐릭터가 한 순간에 다른 수많은 유저들과 비슷한 캐릭터로 바뀌어 버리니

게임을 할 의욕이 사라지더군요..

관성의 법칙처럼 그래도 한동안은 계정비 부어가며 게임을 했지만.. 재미가 없더군요..

남의 캐릭터로 게임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소드싱어를 키우면서 '나도 다른 클래스들처럼 공격스킬 파바박 쓰면서 싸우고 싶다..' 생각했었지만..

막상 그렇게 바뀌었는데도 별 재미를 못느끼겠더라고요..

그래서 리니지2를 지워버렸습니다..

..

그런데 리니지2가 클래식 서버를 업데이트 한다고 하는군요..

와이프 눈치 보여서 게임은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만..

괜히 밀려오는 향수에 왠지 오늘 집에 가면 리니지2를 다시 한 번 설치할 것 같습니다..

물론.. 계정비 내는 것은 눈치 봐서 내야겠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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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23 10:33
수정 아이콘
오베 초반에 템플나이트를 키웠습니다...그리고 한달만에 접었죠...(왜 날 필요로하는데가 없는것인가! ㅠㅠ)
아마 소싱을 했다면 아직도 하고있었겠네요...허허..
사과씨
14/05/23 10:44
수정 아이콘
지금 와이프랑 연애할 때 한 2년 같이 했었죠. 이아나 서버였나? 공성전이나 혈맹전이 참 재미졌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끔찍할 정도의 노가다를 강제하는 게임이었지만 캐릭터 디자인도 워낙 예쁘고 간지나고.. (특히나 다크엘프의 그 쩌는 캐릭터 모델링이라니~!!) 혈맹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들이랑 두런 두런 채팅하면서 몰이사냥 하던 기억이 과거 보정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그립기도 하군요 크크...
게임 시스템이 재밌었던게 아니라 게임을 매개로 형성됬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유저들이 만든 컨텐츠가 재미있었던 게임이라... (뭐 혈맹간의 분쟁이라거나 공성전이라거나 시세 조작이라거나 사냥터 분쟁이라거나.. 혈맹간의 합종연횡이라던가... 참 별일이 다 있었음...) 클래식으로 롤백한다고 그때의 재미가 느껴질 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뭐 옛날이 그립긴 하군요.
14/05/23 10:46
수정 아이콘
리니지2를 해본적은 없지만 벤치마킹용도로 사이트를 둘러보거나 뉴스를 보면서 '왜 굳이 클래스를 종족마다 만드는걸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언젠간 저 늘려놓은 클래스 갯수땜에 스스로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클래스를 줄였다가, 유저들 반발이 심하니 다시 늘리더군요.
애초부터 종족에 상관없이 클래스는 8종 고정 으로 갔으면 모를까 굉장히 무리수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과씨
14/05/23 11:21
수정 아이콘
리니지2 초반에는 종족별로 동일 클래스가 특색이 있는게 나름 개성있고 좋았습니다. 똑같은 힐러인데도 휴먼의 비숍과 엘프의 엘더, 다크엘프의 실리엔 엘더가 각자 개성이 명확히 있었고 파티에서 소외 받지 않도록 나름 필살기를 하나씩 주는 식으로 배려도 했었거든요 (뭐 비숍은 전체부활, 엘더는 파티리콜, 실엘은...에..엠파워?)
와우 초창기 해보셨으면 알겠지만 와우도 사실 종족별로 동일 클래스에 스킬 베리에이션을 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뭐 드워프 사제에만 다른 사제에 없는 스킬이 있다거나 블엘 성기사에는 인간 성기사에 없는 피문이 있었다거나...
고렙까지 가서 밸런스 문제를 직감하지 못하는 단계에는 이런식의 종족에 따른 클래스 베리에이션이 나름 종족 선택의 이유라든가 종족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서 게임 몰입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나중에 가면 이런 류의 밸런싱은 알다시피 와우에서도 사라집니다. 심지어 와우는 종족특성 개념도 게임 밸런스에 크게 영향을 못 미칠정도로 미미해지는 게 제가 접을당시의 흐름이었던걸로 기억해요.
뭔가 말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종족 별로 동일 클래스의 스킬 구성이나 밸런스를 틀리게 잡는건 초창기에는 분명히 매력있었어요. 하지만 초고렙 컨텐츠에만 사용자가 몰리게 되는 정체기에 가면 점점 걸림돌이 될수 밖에 없고 결국 리니지2는 그걸 쓸데없는 3차전직 추가와 같이 직업을 더 늘리는 형태로 타개하려고 했었는데 그 해결책이 와우 같은 게임이 나가는 방향과 완전 정반대였던거죠...
14/05/23 12:14
수정 아이콘
의견 감사드립니다.
윗덧글에 밝혔듯 직접적으로 플레이 해본건 아니라 완전한 이해는 아니지만 확실히 클래스의 개성에 대한 애착이 있는 분들에겐
확실히 어필을 할만한 요소겠구나 란 생각이 드네요. (저는 동시대 와우를 했습니다만 클래스의 개성에는 크게 애착을 갖지 않는 성향입니다)
와우가 조금 질려갈때즈음(?) 리니지2를 한번 해볼까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같은 PC방에서 리니지2를 하시는 아저씨들이
대타를 못구하셔서 강제로 파티에 남아계시는걸 보며 '굉장히 코어한 게임인가보네' 라며 지나친게 제가 받은 리니지2에 대한 인상입니다.
14/05/23 15:16
수정 아이콘
리니지2는 창파티가 강제로 해체되면서 인기가 급속도로 떨어졌죠;;;
마지막으로 드레드노트 78렙 찍고 캐릭터 삭제 자켄의 귀걸이 포함한 당시 S급 템들 전부 지인한테 무상 증정 등등하고 접었네요.
너구리만두
14/05/23 15:54
수정 아이콘
군 제대 하고 얼마 있다가 리니지2가 오픈하더군요 친구들하고 초반 열심히 했던 기억이... 정식 서비스 이벤트 할때 지포스 그래픽 카드 득템 친구들이 다들 부러워 했던;;; 반년 정도 했다가 학교 복학 때문에 잠시 접다가 단검 시대에 트레져헌터로 잠시 복귀 했는데
혈맹에 플핏,소싱 누님들 때문에 비교적 쉽게 2+1 패키지로 파티 쉽게 구한;;; 정탄질만 계속 하는데 플핏누님은 버프 돌리고 마나탐 아니 채팅이죠..
정말 부러웠다는;;;; b급 장비 다마춘 상황에서 와우가 오픈베타를 시작했더군요...마침 파티구하기 정탄질 등등 질릴시기였는지 와우에 잠시 외도를 했는데...
와우로 신세계를 경험 하고 와우로 잠시 외도가 리니지2를 추억으로 만들어 버린;;;; 그러면서 그때 장비 골드 친구에게 팔아달라고 했는데 친구가 잠시 일때문에 쉬고 있을때 계정비번을 알고 있는 친구 친척형이 그사이에 저랑 제친구 2명 총3명에 장비 골드를 홀랑 가져가버린;;;
결국 친구가 미안하다면서 치맥으로 때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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