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팩 출시 전 경험치 50% 보너스가 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그때부터 디아를 다시 잡았었습니다.
그리고 확장팩이 출시되고 약 2 주가 되었는데 한번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부족한 시네마틱

블리자드의 게임하면 시네마틱, 게임 시네마틱하면 블리자드죠.
와우의 시네마틱은 왜 이걸로 영화를 안만드냐는 얘기를 오리지널 시절부터 듣고 있고 스타2는 사실 너무나도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미션 중간중간의 시네마틱을 보기위해서 시나리오는 무조건 다 클리어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확장팩의 시네마틱은 정말 실망스럽더군요. 오프닝 시네마틱은 상당히 그럴싸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전부라는게 문제입니다.
말티엘을 잡고 나서도 설마 그놈의 갈색 종이에 그림+ 나레이션이 나오게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갈색종이에 그림만 그리는 시네마틱을 어떤 분이 기획했는지 모르겠지만 대단한 원가절감으로 우수직원상이라도 받았을 것 같습니다.

2. 결국은 할 게 없는 건 똑같다

법사 정복자 레벨 146, 디피 50만, 강인함 540만 정도로 키운 상태입니다. 사실 제대로 달리시는 분들에겐 웃음거리 수준의 스펙이지만 전 이미 질릴만큼 달린 정도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디아가 가장 재미있는 시간은 만렙을 찍은 후 약 15시간이라고 봅니다, 시간 당 장비 2~3개씩은 교체해 가면서 캐릭터가 쑥쑥 자라나니까요, 그런데 그 이후 전설을 10개먹으면 7~8개는 뽀각을 하는 상황이 되고 게임의 재미는 반의 반절로 급락합니다. 그럼 또 가본 사냥터, 잡아본 몬스터 무한 사냥일 뿐이죠. 확장팩의 사냥터는 그다지 신선한 느낌을 주는 곳이 없으며 정주행 이외의 할 거리로 제공된 컨텐츠 역시 돌아본 사냥터의 반복 사냥일 뿐인게 다소 아쉽습니다.

3. 그러나 가격 값의 몇 배는 하는 게임

디아는 정말 본인이 이 게임 자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임입니다. 전 주변인들에게 같이 게임을 하자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디아는 정말 같이 하자고 하기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임을 하는 이유가 어디있냐는 명언이 있기는 하지만 디아는 이유가 없는 게임 중에서도 그 최고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디아를 왜하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캐릭터 키우는 재미에 한다고 하겠지만 키우면 뭐하냐면 몹을 빨리 잡을 수 있다고 하겠고 잡으면 뭐하냐면 캐릭터가 성장한다고 하겠고 성장하면 뭐하냐면 몹을 빨리 잡을 수 있다는 순환적 대답밖에 할 수 없는게 디아입니다. PVP도 없고 레더도 없으며 커뮤니티는 있을 지언정 딱히 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컨텐츠도 없고 유일한 내 캐릭 자랑 방법은 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죠. 그만큼 본인이 디아 자체에 애정이 없으면 즐길 수가 없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래도 디아는 돈값은 충분히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3인칭 게임 중에서 타격감은 따라올 게임이 없다고 생각하며 요즘 왠만한 온라인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 할때 드는 돈을 생각해보면 이 값으로 이 정도 게임을 서버 내릴때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