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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0 16:33:27
Name 흐콰한다
Subject RPG게임과 대전게임(RTS, AOS, 격투) 간 저의 개인적인 선호에 관하여
오래전부터 게임게에 따로 글 하나로 적을까 생각했던 내용이기도 한데
마침 질게에 보니 대전게임과 RPG(혹은 싱글게임)을 비교하는 리플이 달린 글이 있어 이 참에 그냥 써보겠습니다.
결론 따위는 없습니다.

요새는 둘다 안하고 있지만 저는 스2, 디아3 두 작품 모두 참 좋아합니다.
특히 디아1,2 모두 안해봐서 디아3는 딱히 실망감 같은게 없었죠.
노멀 클리어하는 시간만 거의 20시간에 육박할 정도로 발컨에 생초보라 저승촉수 같은건 구경도 못해보고 1.03패치를 맞이해서 다른분들 줄줄이 접을때도 크게 신경이 안쓰였구요.
짐바블로 대란때만은 쌍욕을 해대며 접었지만 이후 1.04, 1.05 패치가 있을때마다 잠깐씩 또 재밌게 했었네요.
온라인 rpg게임 자체를 2004년 마비노기 한 3개월했던 이후 처음해보는지라 신선함때문이었는지,
승부에서의 패배가 주는 멘붕을 겪을 일이 없는 RPG 특유의 느긋함 때문이었는지
여악사가 너무 이뻐서 그랬는지
한때는 디아3가 '플레이할만한 게임'으로서 스타2보다 즐길만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누가 저보고 둘 중에 뭐가 더 좋냐라고 묻는다면 스2를 택하겠네요.

플레이관련 팁이나 얻을까 해서 인벤이나 루리웹디아게 같은 다른 유저분들 계신 커뮤니티도 돌아보고 하다보니 문득 느낀건데
온라인 RPG 장르는 뭐랄까 이게 전자오락놀음을 하는건지 주식투자를 하는건지 헷갈릴때가 있어요.
아무리 스킬 조합 연구나, 컨트롤, 아이템 드랍 등 게임내부적요소로 제 캐릭터를 애지중지 키워봤자
다른 사람이 현질로 쉽게 또 훨씬 강해지는걸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든달까요.
그렇다고 나도 같이 현질하자니 왠지 치트키 쓰는 거 같아서 거부감들고-_-;;;;

한창 오락실에서 대전격투게임에 열올렸던 소싯적 생각도 나더군요.
내가 킹오파하며 그놈의 중수 소리라도 들을만큼 실력이라도 쌓아보자라고 죽어라 코인러시해대고 있을때
남들은 RPG 게임하며 현질로 템사서 적당히 지존놀이하다가 질리면 캐릭터 되팔아서 알뜰하게 본전 챙기고 접었을거 생각하니
뭔가 난 참 멍청하게 산 것 같다라는 이상한 자책감도 들었구요.


이놈의 완고한 가치관 때문에 혼자 멘붕하다가 어느날 간만에 스2 래더 뛰고 난 뒤, 나한텐 스2 같은게 맞나보다라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비록 졌을때의 멘붕은 극심하지만 아무런 외부요소 없이 다른 사람과 순수 실력 대 실력으로 겨루는 게임 쪽이 마음이 편하네요.
특히 스2는 짜증나는 패작러만 아니면 대략 자기와 실력이 비슷한 상대와 매칭되기도 하구요.

제가 팀플을 별로 안좋아해서 카오스나 LOL 같은 AOS류는 한번도 플레이해본 적이 없지만 아마 요즘 대세인 LOL을 즐기시는 분들 역시 이런 승부욕, 다른 사람과 실력을 '직접적으로' 겨루는 데서 오는 경쟁의식을 즐기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RPG게임이라고 컨이나 실력의 요소가 없는게 절대 아니지만 아무래도 대전게임보다는 '간접적으로' 드러난다고 봐야겠죠.)





덧1. 어쩌다 RPG 장르 내지는 온라인게임 내 현금거래를 까는 듯한, 일대일부심 부리는 뉘앙스가 되버렸지만 절대 그럴 의도는 없습니다.
'치트키'니 '지존놀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사람과 사람 간의 긴장된 승부 말고도 CPU의 조종하에 까마득히 몰려오는 쫄들을 압도적으로 학살하는 종류의 재미 역시 분명 존재하죠. 저도 삼국지영걸전 에디터써서 깨본적 여러번 있고(...)
또한 그런 식으로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필요하다면 여력이 되는 한 현금거래를 활용할 수도 있을겁니다.
게임에 현실경제적인 요소가 적용되고 일종의 투자적 성격이 가미되는 것 역시 각자의 경제관념, 혹은 경기침체 및 경제난으로 인해 취미생활에 쉽사리 지출을 늘리기 꺼려지는 일종의 사회구조적 요인이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겠구요.
'현금을 들여 시간을 절약한다'라는 이유 역시 확실히 설득력 있죠.

(다만, 간혹 게임을 게임으로 즐기려고 하는게 아닌 진짜 작정하고 돈벌려고 달려드시는 분들, 소위 '린저씨'라고 불리는 분들의 심리만큼은 아무래도 공감하기가 힘드네요.)




덧2. 그래도 디아3만큼은 '나중에 안쓰면 팔아버리지'라는 심정으로 현질하지 마세요.
당장 필요하니까 지를뿐 딱히 거기 들인 돈에는 미련 없고 나중에 되팔아서 본전찾는거엔 관심없다 이런 분 아니라면요.
아이템 시세가 워낙 급변하는 게임이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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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0 16:44
수정 아이콘
와우같은 RPG는 좀 예외라고 봐야됩니다. PVP 컨트롤이 정말 많이 필요하죠. 레이드만 봐도 단순히 아이템 현질로 격차가 좁혀지는건
귀속 시스템때문에 거의 힘들다고 봐야하고, 그외의 컨텐츠들도 많아서 즐기기는 딱이죠. 아이템현질, 노가다등으로 대표되는 리니지나 디아3과는 좀 많이 다른 측면이 있고요. 다른게임도 마찬가지겟지만 와우는 보스를 잡는 레이드에도 정말 조금만 제대로 즐겨도 딜경쟁도 심해지고, 그 맛도 레이드에서 빼놓을수가 없어요. 정말 어려운 보스를 눕히는 맛도 있지만요.

그리고 스타와 LOL, 철권 등 실력 겨루는 게임은, 역시 상대방과 겨루는 그 승부욕때문에 특히나 남자들이 목을 매고 하는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정말 재밌을때도있고, 정말 열받을때도 있죠.
12/11/20 16:50
수정 아이콘
린저씨는 그냥 코어 유저가 봤을때 별로 열심히 하진 않고 실력은 어중간한데 현질만 왕창 하는 호갱님들(?)을 보고 하는 단어 아닌가요?

뭐 어쨌건 저도 남땜에 욕먹기도 욕하기도 싫어서 플레이어간의 싸움 & 다수 vs 다수인 게임은 잘 안합니다. 대표적으로 대전게임이나 롤?
대신 플레이어들이 합쳐서 몹을 조지는거나 (구 온라인 게임의 파티사냥, 혹은 요즈음의 레이드 등)
쓸데없이 어려워서 뒈지게 파봐야 겨우 깰 수 있는 게임(디아블로 극초기 불지옥, 슈팅게임) 같은건 싫어하지 않습니다만 흐.
Betelgeuse
12/11/20 16:52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과 같은 이유로 인해 와우에서 벗어나지 못한지 8년째입니다.
와우는 절대로 현질로 쉽게 강해질수가 없죠...
돈보더 더 귀중한 시간을 들여야 되는것이 함정이랄까요 크크
12/11/20 17:06
수정 아이콘
이게임 저게임 왠만큼 해봤지만
와우만큼 시간의 압박을 많이 받는게임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약속개념의 시간압박)

최상위권을 유지하려면 사실상 엄청난칼퇴근회사에 퇴근후사생활0 수준이거나 백수거나 둘중하나여야지
최상위권에서 놀 수가 있죠.
뭐 대충 중상권에서 놀려면 평일깨작+주말풀로가동 만으로도 가능하긴하죠.

하지만 승부근성강한 게이머라면 대충 어영부영 노는거보단 뭘하던 최고를 목표로 달리고 욕심이 많아지기때문에
적당히 한다는게 굉장히 어렵죠.

김동준해설도 와우관련해서 얼마전에 끊은 이유를 제대로하려면 시간이 너무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했었던것 같네요.
시라노 번스타인
12/11/20 17:15
수정 아이콘
제가 와우를 접은 이유도 그거였죠.
한창 빠져있을땐 몰랐는데 (그땐 레이드나 전장이 그어떤것보다 우선이였으니까요)
이대로가다가는 졸업을 못하겠다 싶어서
4학년 2학기때 접고나서 졸업후 취업 하고 실컷 와우만하자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다시 시작하려니까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구요.

직장인 유저들 처럼 라이트하게 게임을 하기엔 예전에 즐기던 그 와우가 아닌것 같고...예전처럼 즐기기엔
사회인은 할 일이 너무 많더라구요
흐콰한다
12/11/20 17:18
수정 아이콘
온라인 RPG 쪽을 최근에야 관심갖다보니 WOW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 으어어;;;
그대가있던계절
12/11/20 17:23
수정 아이콘
비슷한 이유로 대전시에 현질능력치 < 게이머의 실력인 게임들 위주로 하네요.
워3, 스2 등도 해당하고요.

킹오파도 한참 했는데, RPG처럼 돈은 못벌었어도 같이 킹오파 하던 친구들이 평생지기 친구가 되었네요.
돈보다 더 좋은 추억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글쓴분도 자책감 느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디아3 역시 글쓴분과 마찬가지로 1, 2를 열심히 안해서 실망할 것도 없고...
지존과 비교안하고 그냥 온라인으로 해야하는 싱글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면 재미있네요.
그리고 요즘 같은 경우야 괴물강화단계 때문에 단계 조금만 올려도(이제까지 안접었으면 기존 불지옥은 대충 돌아다닐 정도니)
골드 몇배로 잘 모이고, 100~200만 골드로도 소소하게 좋은템 구해지니 할만하네요.
감자튀김
12/11/20 17:37
수정 아이콘
저도 와우 6년 넘게했다가.. 데스윙 섭최초로 불태우고 접은 이후로 지금은 쳐다도 안보게 됐네요. 와우를 하도 오래하다보니 왠만한 RPG장르는 눈에도 잘 안들어와요. 블소도 딱 한달.. 나머지 RPG는 좀 그래요.요새 하는거 해봤자 하루 던파 3분, 디아 한바퀴 정도구요
롤은 멘탈이 남아나질 않아서 그냥 증명만 뺑뺑이 돌리고 있고.. 예전에 카오스, 올스타 뭐 이런거 할땐 이정도의 압박감은 없었습니다. 어려서그랬나=_=;
RTS쪽은 스투가 영 손에 안맞아서 안하게됐네요. 노바(는 좀 다르지만), 택컴, 레드얼럿2, 커프, 워3는 참 재밌게 했는데..
격투는 접하기가 좀 힘들어서 손을 잘 안대고있고..
최근에 트릴로지를 싼값에 구해서 해보고있는데 리듬게임 이거 참 어렵네요.
Colossus
12/11/20 17:44
수정 아이콘
흐콰한다님 생각이 저랑 비슷하시네요. 이래서 제가 요즘 그 좋아하던 던파, 대전격투게임 모조리 다 접고 스2만 하고 있는건지도...
가루맨
12/11/20 18:02
수정 아이콘
흐콰한다님은 저와 성향이 상당히 비슷한 유저시군요. :)
저 역시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액션 게임과 전략 게임입니다.
액션 게임은 대전 게임이든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든 3차원 액션 게임이든 다 좋아합니다.
전략 게임도 실시간이든 턴제든 좋아하는 편이구요.
스포츠 게임, 슈팅 게임, 레이싱 게임도 종종 했던 것에 비해, RPG 게임이나 어드벤쳐 게임은 많이 안 해 봤고 AOS 게임, 리듬 게임, 연애 게임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네요.
저도 순수하게 실력으로 겨루는 게 아닌 게임은 안 맞아서 리니지 같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상한 게 액션 게임이나 전략 게임에서 의도치 않게 약한 캐릭터나 종족을 선택하게 되더군요.
소싯적에 대전 게임에 빠져 있을 때엔 스트리트 파이터의 가일(시리즈가 계속될 수록 약해졌죠;), 아랑전설의 김갑환(한국 캐릭터라는 이유만으로 골랐는데... 다만 스페셜에서는 사기가 됐다는 게 함정), 사무라이 스피릿츠의 핫토리 한조(화려함에 반해서 골랐는데 화려하기만 할 뿐...), 킹오파의 한국 팀(그나마 시리즈가 계속될 수록 할 만해졌다는 게 다행이었죠;)을 주력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전략 게임에서도 스타의 프로토스(김동수, 임성춘의 플레이에 반해서 골랐는데...), 워3의 오크(프로토스와 마찬가지로 소수정예 느낌이라 골랐는데... 나중에 오크가 사기가 됐을 땐 전 이미 허접한 실력에 한계를 느끼고 플레이하는 건 접은 상태였더랬죠;)를 위주로 플레이했습니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흐콰한다님의 글을 보고 예전 생각이 나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
12/11/20 18:05
수정 아이콘
이미 라이트 유저지만 실상은 라이트 유저가 아니네요.
제가 하는 게임은 게임을 팔수있지만 지속적으로 시간을 유지하지 않고 습득이 빠르고 생각에 따라 실력이 결정나는 게임을 합니다.
일본식 rpg는 예전부터 해왔던거고 rts던 격겜이던 다 팔만큼 파고 철권은 정말 부은돈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하지만 하고 싶을때 하고
말고 싶을때 말수 있어서 아직도 하고 있는거죠.

같은 이유로 와우던 디아던 파티/파밍을 기본으로 하는 mmorpg는 아예 손도 안대고 있습니다. 하면 아는 사람이던 친구들이던
해야하고 연락오는게 귀찮다고 해야하나.. 그렇습니다 뭐.
차라리 마작 몇시간 쳐도 그건 그만하고 싶을때 그만할수 있으니까요.
불량품
12/11/20 18:12
수정 아이콘
와우 정말 시간많이 들죠.. 그래서 레이드는 완전히접고 말년에는 투박장만 라이트하게... 하려고햇으나 이것도 제대로 할려니

팀원 구해야되고 잘하는 팀원 구해서 음성챗 하면서 시드 잘못걸리면

검투사들 우루루 튀어나오거나 버스기사 돌리는 타이밍걸려서

몇시간 대기타기도 하고 하다가 전장 돌리면 또 대기시간이 있어서 그거 기다리고

용개형이랑 같은 전장군이라 같이 걸리면 헉 용개쨔응 하면서 붕대도 감아주고 용개형 호토바이도 태워드리고..

레이드 못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그래서 이대로 가단 도저히 안되겠다 내인생 6년의

칼림도어 생활을 끝내고 와우를 접었습니다.. 지금 준비하는것만 성공한다면 다시 돌아가서 판다리아를 하고싶네요 ㅠㅠ
LenaParkLove
12/11/20 18:2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만, RPG게임->RPG 입니다. RPG 자체가 Role-Playing Game의 준말이므로, 그 뒤에 다시 게임을 덧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본문 내용에 대한 생각을 약간 덧붙이자면 RPG가 온라인화 하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직접 다른 사람의 모습과 상태가 보이므로 거기에 경쟁심리가 생겼기 때문이겠죠. 그 경쟁심리가 재화의 측면에서 다뤄지는 면이 있고요.
하지만 다른 장르도 가시화한 재화가 없을 뿐 게이머의 경험치라는 부분도 일종의 자산이라 할 수 있겠죠.
흐콰한다
12/11/20 18:23
수정 아이콘
리듬 파워 집중력의 준말입니다ㅠㅠ

어쨌든 좋은 지적, 그리고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RPG에도 역시 나름의 유저간 경쟁심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건 간과했네요.
꼬깔콘
12/11/20 18:24
수정 아이콘
저는 텍켄크래쉬때문에 철권에 입문했고
절친3명이서 맨날 가는곳은 정인오락실...
뭐 실력은 잘 안늘지만
다른 사람들과 붙으니깐 재밌게 하고 놉니다.
내겐오로지원
12/11/21 20:47
수정 아이콘
저도 격겜 좋아합니다 스파 킹오파 철권. 스파를 가장잘하고 킹오파는 보통이고 철권은 이제 막 배우기 시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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