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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0 23:29:12
Name 22
Subject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08-09 플레이오프 4세트 러시아워 이제동 vs 이영호(감상문&응원글)
http://www.tooniland.com/ongame/vodView.tl?vodInfoIndex=8603&parentIndex=1105

이제동 선수의 팬입니다.

요즘 준비하는 시험이 있어서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생활하는데 8게임단과 KT의 경기가 있다는 소식을 보고 아 이것만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아이폰으로 네이트 창을 열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바람과 마찬가지로 리쌍록이 또 한번 펼쳐질까가 가장 큰 관심이었고 1경기 후의 현장 함성소리가 그랬듯, 저 역시 도서관에서 혼자 흥분상태로 2경기 매치업을 지켜봤네요.

이제동 선수 성적이 오늘 경기 전까지 5승 3패로 이름값에 비해서는 그렇게 좋은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서도 그랬듯, 상대가 이영호라면 정말 미칠듯한 각성 모드로 화려하게 이영호를 잡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서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너무나도 아쉽고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네요.

이후 전태양 선수도 어이없게 탱크를 잃고 경기를 내주었습니다.

3경기 모두 너무 허무하고 무기력하게 끝나서 기분이 안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면서 맥주 한 캔을 사서 이제동이 이영호를 화려하게 제압한 경기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먼저 떠오른게 러시아워3에서의 경기였습니다.



손스타를 놓은지도 꽤 되었고, 보는 눈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자세한 경기분석을 할 능력은 안되지만 그냥 몇 가지 색다르게 느껴진 부분들을 중심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맥주 한 캔한 상태라서 그런지 약간 횡설수설 할지도 모르겠네요..)



- 해설진의 느낌이 색달랐습니다. 사실 경기의 대략적인 흐름만 기억나던 상태였고 방송사가 어딘지, 중계진이 누구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날의 중계진은 전용준 캐스터와 김창선 해설, 김정민 해설이었습니다. 전용준 캐스터야 지금까지 최고의 중계를 해주시고 계속 듣는 목소리지만 김창선 해설의 목소리는 오랜만에 들어서 굉장히 반가웠네요. 지금은 피시방 사업중이시라고 들었는데 이제 중계는 안하시는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김정민 해설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정확하고 좋은 해설을 들려주고 계십니다. 다만 신기했던 점은그 당시에 당연히 군복무중일거라 생각했는데 김정민 해설의 목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 경기가 벌써 3년 가까이 되었다는게 놀랍네요. 생각해보니 팀 이름도 KTF였군요. KT와 KTF합병 전이라는 뜻이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나봅니다.

- 러시아워3라는 맵. 당시 피지알 글을 찾아보니 테란이 저그 상대로 7연승중인 맵이었네요. 이제동 선수가 선봉으로 나와 3킬을 한 상황이긴 했으나 테란이 저그를 압살하던 맵, 그리고 상대가 이영호라는 점. 처음 중계진들이 말하는 뉘앙스도 어느정도 이영호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맵의 상황, 상대가 이영호라는 점 이 두가지는 오늘의 상황과 비슷했다고 봅니다.

- 보고싶지 않은 얼굴과 반가운 얼굴. 중간에 KTF의 경기석을 잠깐 잡았을 때 박지수 선수와 고강민 선수, 박찬수씨를 잡아주더군요. 고강민 선수는 오늘도 본, 현재까지 좋은 활약을 해 주고 있는 선수라 반가웠고, 박지수 선수는 현재 스타2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하여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제가 다 뿌듯하더군요. 온게임넷 앵글에서 오랜만에 봤기에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다만 다른 한명은 굉장히 이질적이고 어색하게 느껴지네요. 한 때 KTF의 박찬호 라인이라 불리며 활약했던 프로게이머 중 한 명이었는데 다른 두 명과는 달리 좋지 않은 선택을 한게 화가나고 안타까웠습니다.

- 경기가 시작되고 이제동 선수의 회심의 첫 수는 9시 몰래멀티. 본진 앞마당의 성큰콜로니는 상당히 늦게 올라갔습니다. 김창선 해설의 한마디가 굉장히 인상깊었네요. '성큰 두개 아끼니까 저렇게 몰래 해처리를 하나 필 수 있는 거에요.' 성큰 하나를 짓냐 안짓냐의 차이는 프로의 레벨에서 엄청나게 크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경기가 더욱 아쉬웠어요.

- 이제동의 엄청난 피지컬과 센스. 사실 이 점이 이제동 선수의 가장 큰 강점이고 저를 포함한 많은 팬들의 존재 이유겠지요. 이쪽 저쪽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난전과 디파일러의 활용능력, 베슬 터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도록 스커지는 계속 날아다니고 중간 중간에 보여지는 러커 겹치기를 통한 이득보기는 참 멋졌습니다. 또 이에 맞서는 이영호 선수의 경기력 또한 발군이었기에 이런 명경기가 탄생했겠지요.

- 바이오닉과 하이브 저그. 레이트 메카닉이라는 체계가 자리잡기 전이었기 때문에 바이오닉 위주의 테란과 하이브 저그의 소규모 난전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당시에 보면서 이것이 스타크래프트 전략 발전의 끝이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3년 사이에 또 이렇게나 변했군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대해서 다시한번 놀람과 동시에, 요즘에는 자주 볼 수 없는 스타일의 경기를 봐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 이제동의 눈빛. 지금도 여전히 강한 눈빛을 보여주긴 하지만 괜히 기분 탓일까요. 과거의 이제동의 눈빛이 더 강하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경기 승리 후 부스에서 나왔을때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올킬의 기쁨이 그대로 드러나는 표정이 보인다는게 신기합니다. 다시 한번 무적의 이제동, 그리고 그 때의 눈빛을 보고 싶어요.

- 경기가 끝나고 이제동이 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합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상대는 조정웅 감독이었습니다. 감독생활 거의 끝에서 이런저런 구설수가 있었던 기억도 있지만 화승오즈의 감독, 이제동의 감독 하면 역시 조정웅 감독님이 먼저 생각이 나네요. 주훈 감독님도 좋아하지만 '프로게이머 이제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현재까지 이제동 선수와 함께하고 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갑작스럽게 떠오릅니다. 지금은 무슨 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이제동의 올킬로 경기가 끝나고 화승오즈 선수들과 코칭스탭이 모여서 화이팅을 외칩니다. 그때 잠깐 마이크를 그 쪽에 둬서 화이팅 하는 소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8게임단의 모습과 대비되어서 조금은 안타까웠습니다.



오랜만에 이제동 선수가 대적 이영호를 상대로 피지컬로 찍어 누르는 경기를 보니 기분이 좋네요. 이제동 선수 지금은 잠깐 경기가 안 풀리는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경기 끝나고 부스에 남아서 분노에 찬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그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그 분노가 경기력으로 그대로 넘어 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제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거라 믿습니다. 염보성 선수를 비롯한 다른 8게임단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구요.



이제동 선수, 항상 응원합니다. 제동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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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0 23:41
수정 아이콘
당시 테저전의 끝을 보여준 경기였죠.... 이영호선수가 이제동선수만 이겨준다면 역올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는데 이제동선수의 후덜덜한 경기력;;
12/01/11 00:04
수정 아이콘
전성기 이제동선수의 경기군요. KTF전 선봉올킬 그 후의 위너스리그 결승전 3세트 끝난 직후가 포스의 정점이었습니다.
언제라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역대급 포스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클래스의 이제동선수는 분명 또 일어설 겁니다.
텔레파시
12/01/11 00:07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 끝나고 부스에 남아서 분노에 찬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그 모습을 보고 다행이다 싶었습니다.(2)
항상 이영호선수와의 경기를 허무하거나 완벽하게 질때면 그때를 떠올리곤 하는 제동팬 여기 또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젖어있는 느낌도 들지만, 그때만큼의 독기와 든든한 감독과 끈끈한 연으로 묶여있는 걸 보고 싶은 느낌이 너무나도 자주 드는 요즘이네요.
주훈감독님이 못하신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초기라 그런지 르까프시절만큼의 유대는 안느껴지는 것 같아서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제동 선수, 항상 응원합니다. 제동아 힘내라.(2)
12/01/11 00:20
수정 아이콘
영호선수 팬인지라 이 날의 경기는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네요
이영호 선수에게 가장 큰 좌절감을 준 두 선수 이제동, 송병구....
어찌보면 이 두 선수 덕에 지금의 이영호 선수가 있지 않나 싶네요...저그전과 토스전을 완성시켜준
테테전은 태어날 때부터 잘했구요 하하..
글이 샜는데 오늘 이후로 이제동 선수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리쌍은 패배를 통해 배우는 선수들이라
12/01/11 00:2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때 경기랑 위너스 결승에서의 이제동선수의 포스도 대단했었죠..... 특히 변형태선수랑의 경기에서의 2부대 뮤탈리스크컨은 정말 지금생각해봐도 충격과 공포;;; 4경기 5드론 막힌게 더욱더 아쉬워지는 순간이네요.. 아니 솔직히 거기서 막히고 이제동선수가 져도 화승이 이길가능성이 매우 높았는데 설마 역올킬을 당할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12/01/11 00:33
수정 아이콘
이거 저 광고만 나오고 안나오느데.......로그인 안해서 그런건가요??
아뒤가 없는데 ㅡㅜ
DavidVilla
12/01/11 00:42
수정 아이콘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이제동 선수는 그런 선수예요. 절대 좌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몹시 힘들 것 같아요. 오히려 '넌 당연히 좌절하지 않잖아.'라는 시선이 현재의 팀 분위기 등과 맞물려서 더욱더 힘들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염보성 선수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되고요.

전 이 선수들이 모든 걸 딛고 일어서길 바라는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는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차라리 힘들면 힘들다고 대놓고 소리라도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협회 직속인 만큼 더 크게 건의하고 더 많은 걸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들의 주변 사람들 역시 그저 '너희는 경기력이 좋아야만 스폰서가 구해진다.'라는 말로 선수들을 알게 모르게 닦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에서라면 산전수전 다 겪은 그들이겠지만, 그들도 사람입니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피나는 연습'과 '훌륭한 경기력'으로만 극복하기는 너무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눈에 띄게 없는 한 그들의 미래 역시 불투명합니다. 공군의 과거 모습과 다를 바 없어요.

부디 선수와 팬들, 그리고 관계자들 모두 힘을 모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제동 선수, 힘내세요. 진부하고, 또 글의 취지와도 맞지 않지만, 이 말 밖엔 해 드릴 게 없습니다. 우리, 밝은 미래를 기약해봐요. 아직 다 끝난 건 아니니까..
12/01/11 00:44
수정 아이콘
사실 이 경기전에 이제동 선수가 이영호 선수의 SK테란에 2연속 털리고나서
이 경기에서 SK 극상성인 히럴디파를 시전함으로써 멀티가 비슷한 상황임에도 이제동 선수가 역전했죠.
이영호 선수는 예전에 이겼던대로 그대로 했던게 패인이었구요.
이영호 선수가 계속 그런식이었다면 이제동 선수한테 아직도 부족한 선수였을텐데
각성 후에 다양한 빌드의 귀재가 되어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하던대로 선엔베 했으면 이제동 선수가 이겼을지도 몰라요.
12/01/11 01:55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 팬인 제가 리쌍팬이 돼버린 경기네요.
이마로
12/01/11 02:09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한분이 여기 계시네요... 토익공부로 너무 힘든 하루하루...이제동이 져도 이겨도 좋습니다..
스타를 좋아하지만 이제동경기는 반드시 봅니다. 얼마전 고인규에게 처참하게 졌어도..
이영호에게 결승에서 매번 져서 신의 자리를 내주었을때도...언제나 이제동선수의 팬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제발제발 리쌍록 나와라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고강민선수의 인터뷰중 환호성을 듣고
미안해요 고강민선수 인터뷰좀 그만해요 라고 티비를 보면서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제동이 5드론으로 이겼을때도 환호성은 질렀지만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영호가 벙커러쉬했을때는 몹시 싫어했습니다. 이 두선수는 정말 스타의 신인데 신들의 전쟁을 보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초반에 끝나는건 너무 허무하더라구요 구름베슬에 엄청난 바이오닉 운영 그리고 울트라에 플라잉 디파일러등등
엄청난 경기를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너무 슬펐습니다;;; 뭐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끝나다니...
저도 너무 짜증나고 화가나서 방금 이경기를 보고 왔는데...다시 보니 또 즐겁네요...
집에있는 빔프로젝트로 영화관처럼 스피커 빵빵하게 틀어놓고 생방송처럼 보고 있네요
이제동은 분명 다시 일어날겁니다. 그런 선수에요 힘내라 이제동...
이마로
12/01/11 02:14
수정 아이콘
그런데..이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건데...이영호선수는 지금 훨씬더 잘하는군요 이제동은 지금이랑 비슷한거 같은데...
그리고 이제동 정말 멋집니다..ㅠㅠㅠㅠㅠ
이마로
12/01/11 02:19
수정 아이콘
아니네요;; 이영호선수는 저때도 엄청났군요;;; 뭐 이런선수가 다있나요
만약에 위너스 리그가 부활된다면...왠지 무패를 하거나 승률 95%정도 나올거 같아요
위너스리그 참 잼있었는데...
이마로
12/01/11 02:24
수정 아이콘
이야....정말 장난아니네요 역시 리쌍록은 누가 이기던 장기전!!!!!
벙커링 5드론이 웬말이냐!!!!!! ㅠㅠ 최고의 멀티테스킹에...컨트롤... 그런경기를 원했습니다..ㅠㅠ
릴리러쉬.
12/01/11 07:40
수정 아이콘
이 경기 진짜 테란과 저그의 경기에서 저그가 승리하는 경기의 끝이었죠...
거간 충달
12/01/11 08:17
수정 아이콘
김창선 해설이었나요? 박태민 해설인줄 알았는데... 색드립 날리는 것도 그렇고... 박태민 선수 맞지 않나요?
한선생
12/01/11 12:03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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