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22 09:58:01
Name Sly
File #1 king_simpson.jpg (970.0 KB), Download : 16
Subject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



(심슨 가족 스크린 샷은 plan9의 '주성치'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허락은 받지 못했지만 널리 양해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니 책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스티븐 킹의 이름은 들어 보셨을 것으로 압니다. 미국에서 '킹'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그를 지칭하는 말이 되죠. (아니, 생각해 보니 엘비스, 비비 킹, 래리 킹, 마틴 루터 킹에 라이온 킹까지... 많나요;;)

하지만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잊을 수 없는 이름입니다. 일 년에 많으면 두세 권씩 작품을 발표하면서 그때마다 각종 차트의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물론 매 작품 영화화 진행설이 오가는 超흥행 작가의 대명사이니까요. 샤이닝, 미저리,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은 그의 긴 영화화 작품 목록 중 굵직한 몇 가지에 불과합니다.

저 또한 스티븐 킹의 충실한 신도 겸 팬으로서,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출간되는 날이면 나는 듯이-_- 서점으로 향하곤 했던 사람이지만(요즘은 인터넷 서점이 대세니 광속 클릭질), 주위를 둘러보면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주변에 킹을 좋아하고 킹의 소설을 찾아 읽는다고 하는 사람들을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런 제 말을 보고 '(킹이 가진) 권위에의 호소'다, '미국발 문화 사대주의' 다 할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만화,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넘쳐나지 않습니까?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권위나 민족주의는 부차적인 문제죠. 물론 만화도, 영화도 보통 이상으로 좋아하는 저이지만 원래부터 활자를 사랑하고('활자 중독증'이라는 말도 일본 어딘가엔 있다는데) 인쇄물에 친숙했던 저에겐 소설이 푸대접받는 현재 우리나라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설, 좋아하세요? 라는 말에 '아니'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시간이 없어서, 할 일이 급해서.'라거나 '기왕 책을 사려면 보다 실용적인, '도움이 되는' 책을 사야지'라는 말이 따라 붙는 경우가 흔하죠.이건 결국 그다지 책(어쩌면 소설)을 읽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완곡한 거절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영화나 만화, 게임 등 오락의 우선 순위에서 책이 밀려난 현 세태를 반영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저 모든 문화 상품들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은 지난 수백년간 그 '이야기'를 가장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전달해 주는 매체이자 문화의 중심이었습니다. 소설(책)의 미래 혹은 위기를 둘러싼 논의도 의미 있겠지만, 벌써부터 소설을 지난 시대의 한물 간 존재로 생각하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현재 우리 곁에 있는 좋은 소설들은 돌아 보고 갈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괜찮은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그런 소설을 찾는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조금은 안전한, 일단 작가의 이름을 보고 선택하는 방법(권위에의 호소-_-?)을 추천해 드립니다.

...예상하셨듯, 스티븐 킹 말이죠^^;

그가 입을 열면, 4백만이 귀를 기울인다는 아마존 배너를 본 적이 있습니다. 킹은 '공포의 제왕'으로 잘 알려졌지만, 단순한 호러 작가가 아닙니다. 그린 마일? 쇼생크 탈출? 돌로레스 클레이본? 이런 영화에 '공포'의 코드는 없죠. 그는 최고 수준의 '드라마' 작가이면서,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판타지, 공포, 드라마, 러브 스토리, 순수 문학(킹은 90년대 말 이후 순수 문학을 시도하였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공로상, 대가(master)상 등의 순문학계가 주는 여러 상도 받았고)을 두루 섭렵하신 킹 선생의 작품을 볼 때마다 경외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부지런히 읽는다고 읽어도 이 사람은 간혹 제가 읽는 속도보다 더 빨리 신작을 내놓는 경우가 있어요-_- 그런데도 졸작이 없으니, 애거서 크리스티에 버금가는 변강쇠(?)라고 할까, 연구 대상이란 말야...)

소설은 '달콤한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어디선가 보고 참 적절한 표현이다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중 소설은 뻔해, 유치해. 온갖 스토리와 반전에 훈련된 내겐 시시해. 동시에 순수 문학이니 하는 것들은 다 XX나부랑이야... 지루하고 찌질해." 하시는 분들, 당장 하나의 소설을 읽어야 한다면 킹의 소설을 집어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더이상 쓸쓸함을 느끼지 않게...(You're not alone~) 그럼 언젠가 지상紙上에서 다시 만나요~^^


p.s. 지금 제 휴대폰에는 'Stephen King' 글씨가 선명한 금딱지(소설 내용과 관련한 전자파 차단 효과가 있다나요. 정말일까.)가 붙어 있답니다. 최신작을 사니까 주더군요. 휴대폰을 본 사람들마다 물어보니, 왠지 쪽팔린 기분은 들지만(제가 평소엔 연예인이건 스포츠 선수건 어떤 사람의 팬이라고 밝힌 적이 없거든요. 남들도 그렇게 알고 실제로도 그렇고), 독실한 팬으로서 당당히 밝히려 하는 중입니다. 나만 보기엔 아까운 작가니깐요. (by pgr에서 흔히 보는 '스티븐 킹을 아십니까?' 혹은 '스티븐 킹을 좋아하세요?'란 식으로 제목을 붙일까 고민했던 사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녀메딕
06/11/22 10:31
수정 아이콘
스티븐 킹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니 반갑네요.
제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작가 중에 하나입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불면증을 읽고 내리 스티븐킹의 책을 거의 다 찾아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런 장르의 소설가로는 단연 최고라고 생각해요.
StaR-SeeKeR
06/11/22 10:32
수정 아이콘
http://cafe.naver.com/mscbook.cafe
여기로 가시면 킹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저는 개인적으로 킹이 그닥 많이 와닿지는 않더군요. 재밌고 술술 잘 써내기는 하는데...
요새 외국 작가 중에는 데니스 루헤인이 좋더군요.
(근데 간혹 소설 싫어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_-;; 난감하더군요;)
박민수
06/11/22 11:20
수정 아이콘
정말 스티븐킹의 소설은 번역이라는 한계때문에 정말 아쉽더군요.(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것은 아니고 문화차이라고나 할까요 ) 그리고 그의 소설들은 아주 조금씩이나마 세계들을 공유하고 있는것도 솔솔한 재미이죠
it 은 정말 강추 입니다.
marchrabbit
06/11/22 11:33
수정 아이콘
스티븐킹 언젠가는 책 사모으라 다짐했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군요. 무엇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 쇼생크 탈출에 엄청 감동받았는데, 이 영화의 원작이 들어있는 사계 인가 하는 작품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나두미키
06/11/22 11:36
수정 아이콘
쵝오죠....... 한번 책을 열면 그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보게 만드는 몇 안되는 분..
06/11/22 11:48
수정 아이콘
star-seeker 님, 알려주신 바로 저 카페엔 저도 가입되어 있습니다. 제가 신작 정보 및 이벤트 소식을 보고 산 사람 중 하나거든요.^^
marchrabbit 님께 드리는 소박한 의견이라면, 판타지 취향 - 다크 타워. 드라마 취향 - 사계/그린 마일/돌로레스 클레이본, 문예 취향 - 자루 속의 뼈/내 마음의 아틀란티스, 호러 취향 - 그외의 전부 가 되겠습니다.
특별 케이스로 긴글혐오3줄요약파 - 스티븐 킹 단편집, 야구광 파 -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톰 고든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였던 선수입니다. 킹은 보스턴 광팬이죠), 작가 지망생 파 - 유혹하는 글쓰기(창작법 안내서입니다) 블록버스터 파 - 셀(2006 최신작이면서, 24k 금딱지 이벤트를 했다는 그 소설) 등등이 되겠습니다.^^
StaR-SeeKeR
06/11/22 12:06
수정 아이콘
까페 아이디가 윈디어입니다 -_-!

확실히 문화차이라고 할까 그런 이우로 그 명성만큼의 느낌을 받지 못하겠더군요.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킹 전집을 멋진 책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유명작들을 11권까지 나왔고 요즘 작품들은 그 출판사의 다른 기획물인 밀리언셀러클럽이라는 시리즈라는 이름 하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왕 보시는 거 처음 작품부터 보시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어떤 작가의 책을 본다 쳤을 때 순서대로 보면서 발전, 성장해가는 맛을 느끼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NC]...TesTER
06/11/22 12:09
수정 아이콘
밀리언셀러클럽에 킹 단변집1중에 안개라는 단편소설 끔찍하게 읽었습니다. 초기 소설이며 영화화 된 명작 호러 '캐리'가 던져준 공포가 아직도 느껴지네요.
06/11/22 13:22
수정 아이콘
그의 소설이 영화화 된게 무려 20개나 되지요..

original novel by나 screen play by 밑에 그의 이름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순모100%
06/11/22 14:12
수정 아이콘
It...
만화 '20세기소년'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게하는 스티븐킹의 걸작소설이지요.
기억이 잘 안나던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들과 현재 부딪친 문제들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왠지 비슷한 느낌을 주더군요.
물론 다소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고로 왠만하시면 성인분들만 읽으시길..^^)
킹의 소설이 좀 난해하시는 분들은 킹의 단편모음집으로 나온 책도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킹의 소설이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건...
아무래도 번역문제같더군요. 아니면 킹 특유의 정신분열(?)적인 심리묘사때문인지도...
'It', '불면증'의 경우 주인공의 생각을 쫒다보면 정신이 다소 산만해지는 때가 종종있더랬습니다.
뭐랄까? 해리포터같은 경우엔 쉽게쉽게 머리에 상황이 그려진다면 킹의 소설은 확실히 몇번 곰곰히 생각해봐야 상황이 그려지거든요.
(제 머리가 딸리는 건지도...)
이유가 어찌되었건 꽤 재밌게 보던 7권짜리 '다크타워'는 우리나라에는 3권까지만 나오고 끊겼죠.
현재도 특별히 이름이 알려진 (대부분 영화로 성공한 후에서야) 유명작들이 책으로 건너오는 수준입니다.ㅠㅠ

아무튼 다소 분명한 선악,(종종 주인공 자신이 악일 수도 있지만),
모호한 분위기, 난해한 정신세계(?), 그러나 짜임새있는 기승전결의 소설을 원하신다면 스티븐킹의 소설이 딱입니다.
정말 기발한 소재를 고르는 능력과 그것을 이야기화하는 능력이 타고난 시대의 재주꾼입지요.
EpikHigh-Kebee
06/11/22 16:52
수정 아이콘
저번 여름방학 도서관에 앉아서 스티븐킹 책들만 봤습니다만... 정말 굉장하더라구요 그 이상의 표현이 안떠오르는...

샤이닝이라는거 영화줄거리만 한번 봐봤는데 정말 재밌겠더군요.
(포스터는 충격적이라는거...)
06/11/22 18:34
수정 아이콘
존 그리샴, 마이클 크라이튼 등등도 영화화된 소설수로 치면 밀리지 않죠.
개인적으로 영어공부하시길 원한다면 영어소설만큼 쉽고(?) 재밌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새
06/11/22 21:47
수정 아이콘
PGR에서 스티븐킹 글을 볼줄은 몰랐네요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데 완전공감합니다 모든소설이 다 좋지만 다크타워 시리즈가 그중에서 제일 좋습니다. 황무지,태로우카드,총잡이 그후편을 계속 기다리고 있습다. 7권까지 나왔다던데, 보고싶습니다
정지환
06/11/22 23:50
수정 아이콘
스티븐 킹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입니다. 미저리/샤이닝/쇼섕크탈출/그린마일 등등 잘 알려진 소설들도 매우 좋지만
단편집이나 Dark Half(아주 예전에 게임으로도 나왔던;;;), Salem's Lot도 매우 볼만합니다. It이나 Stand 같은 대작도 있구요...
저는 심지어 스티븐킹의 글쓰는 방법(SK on Writing)도 재밌게 봤습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359 가장 복잡한 프로리그 시나리오(8개팀 5승 5패) [14] 아유3949 06/11/22 3949 0
27358 스스로에게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한 T1 선수들에게 [25] 거짓말4211 06/11/22 4211 0
27357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 [14] Sly4029 06/11/22 4029 0
27354 [잡담]음악인 이승환에 관해서(2) [20] 북극곰4401 06/11/22 4401 0
27353 PGR 설문조사에대한 프로리그 결과 분석.. [175] loadingangels4513 06/11/22 4513 0
27352 자....... 이제 내일 모레 벌어지는 서바이버 2R E조 결승전! [15] SKY924464 06/11/21 4464 0
27350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서른여덟번째 이야기> [22] 창이♡3835 06/11/21 3835 0
27349 무비스배(이게다 임요환 덕분이다배) 서바이버 와일드카드전 결승전! [149] SKY925056 06/11/21 5056 0
27348 현실은 언제나 냉정하다..(사랑과 우정사이..) [7] 영혼을위한술4193 06/11/21 4193 0
27347 몸은 편하고 마음은 힘든 수험생.. [29] 미라클신화3726 06/11/21 3726 0
27346 종족의 역류- 테란같은 저그, 토스 같은 테란, 저그 같은 토스 [12] 체념토스4020 06/11/21 4020 0
27345 [잡담]음악인 이승환에 관해서 [34] 북극곰4250 06/11/21 4250 0
27343 제 3회 슈퍼파이트 마재윤 vs 이윤열 데이터 정리 [16] 골든마우스!!5063 06/11/21 5063 0
27342 무비스(이게다 임요환 덕분이다)배 서바이버 와일드카드전 시작되었습니다! [509] SKY925576 06/11/21 5576 0
27339 [팬픽]AB형인 그녀의 특이한 애정표현요구 [6] Lunatic Love4600 06/11/21 4600 0
27338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과연? [16] 제로스의꿈3755 06/11/21 3755 0
27337 제3회 슈퍼파이트 맵대진이 결정되었군요. [53] 황제의 재림6448 06/11/21 6448 0
27335 차기 리그 시드자 소개 - (前) 곰TV 10th MSL [9] KuTaR조군3873 06/11/21 3873 0
27333 옵저빙의 차이 [37] Coolsoto5442 06/11/21 5442 0
27332 새로운 개인리그 게임방식 [14] 아유3659 06/11/21 3659 0
27331 불법,위법...아,정말인가요? [15] 엠케이4276 06/11/21 4276 0
27330 스타크래프트 성공한 사례..그리고..이래도흥 저래도 흥 [20] loadingangels3865 06/11/21 3865 0
27329 스타크래프트(Starcraft), 롱런(long-run)엔 이유가 있다! [3] 안석기4120 06/11/21 412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