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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8/10 19:55:36
Name 윤여광
Subject [yoRR의 토막수필.#21]감상에 젖어 남기는 기회비용에 대한...

[Dramatic By Yuki]
[허니와 클로버 OP Theme]

[[失(な)くした 約束(やくそく)は 星(ほし)に 思(おも)い出(で)は とけない
나쿠시타 야쿠소쿠와 호시니 오모이데와 토케나이
잃어버린 꿈은 별에 추억은 없어지지 않아
.
四(よ)つ葉(ば)の クロ?バ? 探(さが)しながら 君(きみ)の 顔(かお) 
요츠바노 크로-바- 사가시나가라 키미노 카오
네잎클로버를 찾으면서 당신의 얼굴을
ちらり ?(ぬす)み見(み)ては 目(め)を そらす
치라리 누스미미테와 메오 소라스
힐끔 훔쳐보고 눈을 돌리네
あれから どらくらい 夜(よる)を 越(こ)えたの? 苦手(にがて)な ?(どこ)から 逃(に)げてるの?
아레카라 도레쿠라이 요루오 코에타노? 니가테나 도코카라 니게테루노?
그 후로 얼마나 많은 밤이 지났니? 거북스런 곳에서 도망치고 있니?
服(ふく)を 着替(きが)えて 窓(まど)の 外(そと)を 見(み)てみよう 
후쿠오 키가에테 마도오 소토오 미테미요오
옷을 갈아입고 창문 밖을 바라봐
深呼吸(しんこきゅう)して 見(み)える 景色(けしき)は 違(ちが)うはずだわ
시음코큐우시테 미에루 케시키와 치가우하즈다와
심호흡한 후 보이는 풍경은 색다를 꺼야
こわれた 大切(たいせつ)な ものと いつか 又(また) あえる 日(ひ)が くるかしら
코와레타 타이세츠나 모노토 이츠카 마타 아에루 히가 쿠루카시라
부서진 소중한 것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까?
?(のこ)した 傷跡(きずあと)が 消(き)えない それぞれの 場所(ばしょ)まで
노코시타 키즈아토가 키에나이 소레조레노 바쇼마데
남긴 상처가 없어지지 않아 각자가 있을 곳까지
もう 行(い)かなくちゃ
모오 이카나쿠챠
이젠 가야만 해
.
ポプラ?木(なみき) 出(だ)せないままの ラブレタ?
포푸라나미키 다세나이마마노 러브레타-
길가에 늘어선 포플러나무 꺼내지 못한 러브레터
何度(なんど)も 手(て)を 振(ふ)り 返(かえ)した 別(わか)れ際(ぎわ)
나은도모 테오 후리 카에시타 와카레기와
헤어질 때에는 몇 번이고 손을 흔들며 돌려보냈어
幼(おさな)い 頃(ころ) 思(おも)い 描(えが)いてた 全(すべ)ては 
오사나이 코로 오모이 에가이테타 스베테와
어릴 적 마음 속에 그렸던 모든 것은
かなえられたかのように 見(み)えたのに
카나에라레타카노요오니 미에타노니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는데
優(やさ)しい 雨(あめ)は 降(ふ)る 私達(わたしたち)の 上(うえ)に
야사시이 아메와 후루 와타시타치노 우에니
상냥한 비가 내리네 우리들 위로
すれちがう 人(ひと)の ?(かず)だけ ドラマチックに なるの
스레치가우 히토노 카즈다케 도라마치익쿠니 나루노
스쳐지나간 사람 수만큼 드라마틱해지는 걸
失(な)くした 約束(やくそく)は 星(ほし)に 思(おも)い出(で)は とけないで そばに ある
나쿠시타 야쿠소쿠와 호시니 오모이데와 토케나이데 소바니 아루
잃어버린 꿈은 별에 추억은 없어지지 않고 곁에 있어
今(いま) 心(こころ)は ?(きよ)く 光(ひか)る ?(なみだ)で 見(み)えなくなる
이마 코코로와 키요쿠 히카루 나미다데 미에나쿠나루
지금 마음은 푸르게 빛나네 눈물로 보이지 않게 되네
ささやかな 流(なが)れ星(ぼし)を ひとつぶ
사사야카나 나가레보시오 히토츠부
보잘 것 없는 별똥별을 하나
手(て)の 平(ひら)に あげるから
테노 히라니 아게루카라
손바닥에 줄 테니까
.
こわれた 大切(たいせつ)な ものと いつか 又(また) あえる 日(ひ)が くるかしら
코와레타 타이세츠나 모노토 이츠카 마타 아에루 히가 쿠루카시라
부서진 소중한 것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까?
?(のこ)した くちづけは 消(き)えない それぞれの 場所(ばしょ)まで
노코시타 쿠치즈케와 키에나이 소레조레노 바쇼마데
남긴 입맞춤은 없어지지 않아 각자가 있을 곳까지
もう 行(い)かなくちゃ
모오 이카나쿠챠
이젠 가야만 해]
]



  이 언짢은 자리는 분명히 아니었다. 4년을 짝사랑했었고 겨우 결심을 세워 나름대로 알차게 준비한 계획대로 하루 일과를 같이 보낸 뒤 마무리 술자리에서 근사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솔직하게 마음만이라도 전하자고 작정했던 나에게 미처 말도 꺼내기 전에 취해서는

“넌 참 좋은 친구야. 고마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미리 알기라도 했다는 듯 한 그녀가 스페인으로 유학을 가기 전 친구들과의 모임이었다. 분명 나는 꽤나 들떠있었다. 이미 다른 사람의 연인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 내가 흑심을 품어 뭐하겠냐만 그래도 한 번 마음을 품었던 사람에게 그것도 장장 4년이라는 시간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그녀가 잠시 다른 나라로 떠난다는데 멀쩡한 속으로 모임에 나가기는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신경써서 나간다고 사놓고 1번 입고 1년 동안 처박아 놨던 정장을 꺼내고 푸석푸석한 머리칼을 재주도 없는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미리 만들어 둔 케잌 상자를 챙겼다. 이제 겨우 한 달을 배운 제빵 기술로 모든 것을 내가 하기는 힘들었지만 적어도 토핑으로 올려둔 과일들은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녀가 좋아하던 것들로만 올렸다. 누가봐도 흔한 생크림 케잌이지만 녀석이 싫어하던 키위와 블루 베리를 빼버린 그 것. 나는 그렇게 초라한 선물을 하나 들고 숙소를 나섰다.

  날씨가 무더웠던 만큼 나는 시간에 맞춰 모든 인원이 도착하기를 바랬다. 가뜩이나 내놓기 무안한 내 성의가 녹아버릴까 안그래도 작은 가슴이 이제는 새가슴보다 더 작아지는 것 같아 손에선 연신 담배가 끊어지지 않았다. 나를 그냥 두고 보기 하늘도 안타까웠던지 철저하게 코리안 타임을 지키던 친구들은 약속 시간보다 10분이 지나고서 전부 모였다. 슬쩍 둘러보니 그래도 챙겨입고 나온 것은 나 뿐이다. 하기사. 이 더운 여름날에 어느 누가 정장을 챙겨 입겠는가. 친구들은 나더러 장가가냐고 빈정댔지만 사실이 그랬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꾹 참았다. 늦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 옷차림은 참 뭣했다. 내 이마에 가득한 땀방울들이 내 생각을 대변하고 있었다.

  우리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영화를 보고 담배 연기 가득한 pc방 대신 보드 게임 카페로 들어가 시원한 음료와 잘 알지도 못하는 게임을 아르바이트생의 도움으로 겨우 규칙만을 숙지하고 어설프지만 즐겁게 게임을 즐기며 더운 여름 몸보신이나 하자며 북적이는 삼계탕 집으로 들어가 식사를 했다. 함께 움직이는 동안 나는 쉽사리 내 손에 들린 그 상자를 앞으로 내밀지 못했다. 사실 들이대지 못했다는 것이 이치에 맞다. 그럴 만한 자리가 아니었다. 내놔봤자 별 주목 받지 못할 그저 그런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렇게 더운 날 박스 안에서 언제 녹을지 모를 케잌을 생각하며 나는 어서 우리가 술집으로 들어가길 바랬다. 그리고 어차피 마지막에 가서야 내놓게 될 이 녀석을 미련하게 하루 종일 들고 서 있었던 나 자신의 어벙함에 탄복(?)하고 있었다.

  조용하면서 술 맛이 좋은 그런 곳을 찾았다. 쉽게 말하자면 비싸고 안주양이 적어도 사람들이 별로 없고 우리만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한적한 곳. 다행히 헤매지 않고 한 번에 우리가 원하는 그런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들어서서도 케잌을 앞으로 내밀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말 할 시간도 없이 이것 저것 시켜대는 친구들의 목소리에 그것을 내밀 용기가 서질 않았다. 잠자코 기다리다 주문이 끝나고 찾아온 잠시간의 침묵. 나는 때가 지금이라 생각하여 냉큼 상자를 앞으로 내밀었다.

“내가 만들었어....유학가는거 축하하고 가는 길 조심하라고....”

  쉽게 볼 수 있는 다른 케잌들과 별 반 다를게 없는 그런 것이었지만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말에 친구들은 ‘오오’ 따위의 소리를 냈다. 슬쩍 그녀의 눈치를 보니 다행히 마음에 들어찬 모양이었다. 자기가 싫어하는 과일들을 다 빼버린 내 배려도 눈치 채고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 이제와서야 다들 웃고 떠들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이 자식 4년동안 너 좋아했었잖아.’ 따위의 사실을 그들은 그녀와 함께 웃으며 하고 있었다. 고백하려던 날 나는 그 녀석의 좋은 친구라는 말에 할 말을 잃버렸다. 그래도 딴에는 사내라고 동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끝까지 ‘좋은 친구’로서 웃으면서 술을 마셨고 집까지 바래다 주는 오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평소처럼 버스에 타고 떠나가는 뒷 모습만 조용히 바라봤을 뿐이었다. 나중에서야 어찌저찌 하여 내 마음을 알게 된 그 친구는 내게 큰 미안함을 표했다. 그러나 그 미안함에는 내가 그녀의 연인으로 들어설 수 없음을 내포하고 있었기에 그리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지방에서 살게 됐고 자연스럽게 왕래도 적어졌다. 문자나 전화를 통한 안부는 한 번도 끊기지 않고 주고받았으나 속이 쓰리긴 매한가지였다. 어쨌든 마음이 설레거나 말거나 간에 서로 좋은 친구로서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혼자 미련을 남겨두기는 서로 손해만 보는 장사였기에 나는 일찍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었다. 몇 가지 필요했던 기억만을 남기고 정말로 친구로만 남겨둔 그 친구가 떠난 다는 말에 나는 숨겨뒀던 미련이 다시금 기어나오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는 꽤 길어졌다. 지난 시간동안 우리가 서로 서운할 만큼 같이 하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회상과 반성. 20대의 술자리가 그렇듯 생각할수록 재밌고 그립지만 결국엔 별 실속이 없는 그런 이야기로 우리의 술잔이 또 채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멍하니 친구들의 이야기에 취해 멍하니 술잔만 바라보던 나에게 한 친구가 말을 걸었다.

“넌 어떻게 지내냐?”

  누구에게 질문한 것인지도 모르고 얼빠진 바보 마냥 가만히 있던 나는 주변의 정적에 그제서야 그 질문에 대한 답변자가 나임을 깨달았다.

“나? 그냥 뭐....일만 하고 지냈지...”
“학교는?”
"학교는 나랑 잘 안 맞더라...그래서 그냥...빨리 자리 잡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일만. 사실이 그랬다. 나는 정말 일만 하고 살았다. 몇 번 출석하던 학교에 금새 질려버리고선 바로 사회로 눈길을 돌렸다. 아니. 따지고 보자면 쥐뿔도 없는 녀석이 좀 편하게 살아보자고 요령이나 부리며 돈을 벌러 다닌 것이다. 그렇게 내 친구들이 쓰는 돈 보다는 좀 더 큰 양의 돈을 손에 쥐어보고 써보면서 나는 돈 맛을 일찍 알았다. 그래서 일..이라는 것을 그만 둘 수 없었다. 내놓고 직업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닌 그냥 평범한 아르바이트. 나는 그 때만 해도 농담삼아 학생은 백수잖냐.. 따위의 농담을 친구들에게 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남들은 흔하게 가는 휴가라는 것을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걸어서 5분 거리에 다들 죽어라 애를 써서 가고 싶어 하는 바다를 끼고 살면서 여태껏 발목에 소금기 한 번 차본 적이 없다. 애초에 나에겐 지나간 시간에 대한 추억이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있다면 그저 한 달에 몇 번 만나 밤새 술이나 퍼먹던 시간들. 단순히 노는 것을 떠나 서로 함께 기억에 남길 수 있는 추억이 없다는 것에 나는 갑자기 서러워졌다.

“그래. 뭐. 일찍 자리 잡는 것도 좋지 뭐. 요새 대학 나오는게 나오는거냐.”

  내 말에 친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매우 가벼운 토의를 시작했다. 그렇게 각자의 대학 생활이 나열되면서 텅텅 빈 안주 접시를 다시 가득 채워가는 추억들을 보며 내가 보낸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갖고 싶었다. 그들과 같은 추억이. 나에게 남은 것이라곤 헛딴 곳에 날려버린 지폐와 일하면서 몸 여기 저기 남은 생체기, 그리고 손바닥에 굳은 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내가 했던 일이라곤 죄다 잡일이었다. 공사판. 식당. 편의점. 택배. 주유소. 나는 내가 일했던 한 곳 한 곳을 떠올리며 그래도 남들앞에 나 이런일 한다..라고 자랑할 만한 일을 떠올리려 애썼다. 나도 그들과의 대화에 끼고 싶었다. 어떤식으로든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 내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해봤자 아 그래?...정도의 대답이 전부다. 뭔가 함께 이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없었다. 2년전 그 추웠던 겨울 날. 병실 침대에 누워 멈춰버린 내 시계바늘을 움직여 보려 미친 듯이 발광하던 그 시간이 떠올랐다. 수술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도 핏기가 사라지지 않았던 왼쪽 무릎의 상처가 터져버리고 간호사와 담당 의사까지 달려와 나를 제자리로 옮겨 놔야 했던 그 시간이. 결국에 이렇게 될 거였으면서 나는 왜 그렇게 몸부림 쳤을까. 그 때 내가 갖고 싶었던 것들이 결국엔 추억이 아닌 몇 푼 안되는 돈과 냉혹한 사회가 내던져져 얻은 작은 베이커리의 제빵 기사라는 직업이란 말인가.

  이제 겨우 한 달. 배부른 소리다. 맞다. 배부른 소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내가 너무나 쉽게 지껄이는 ‘몇 푼 안되는 돈’이 없어 하루 세 끼를 굶는 사람들이 허다하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속이는 일이 흔한 세상. 나는 적어도 내 자신만큼은 사회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누가 들으면 귓방맹이를 후려갈길 지도 모를 건방진 헛소리. 하지만 좀 하고 싶다. 죽을 만큼 얻어 맞더라도 적어도 내 속내에 썩고 있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허공에 대고 내뿜는 담배 연기가 그걸 대신한다. 나는 아직도 친구들에게 내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과 즐겁게 웃고 있는 그녀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후회만이 깊어질 뿐이었다.

  그렇게 시끄럽던 자리가 끝이 나고 뭐라고 말이라도 붙여 볼까 하며 몇 번을 쳐다보던 그녀와도 잘 다녀오라는 싱거운 인사만 남긴 채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가고 싶다.

  다시 한 번 그 추웠던 2년 전 겨울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지금의 내 기억을 갖고 돌아간다면 미친 듯이 날뛰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지금의 후회만큼은 지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분명 그 때의 나는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될 일이 없겠지. 어쩌면 그 추억이라는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그 단어 하나 때문에 인생을 되돌리기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긴 하다. 아니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서도.

  기회비용.

  어렴풋이 이 말이 떠올랐다. 나는 내 친구들과 함께 얻을 수 있었던 추억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직업에 대한 댓가로 지불한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어느 한 가지를 얻기 위해선 그것을 포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다른 가치를 포기하는 것. 나는  이 단어의 뜻을 그렇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 직업이라는 건 내가 이리도 원하고 원하는 추억이라는 것과 더하면 더했지 덜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한 가지 잊고 있었다. 소중히 해야한다는 사실. 이유야 어떻게 됐든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을 소중히 하고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사실. 결국엔 이 모든 이야기가 내 심지가 약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차라리 그렇다면 낫겠다. 강해진다면, 그렇게 세월이 지나 내가 변한다면 지금의 이 감상도 어느 한 페이지에 추억으로 남겨지지 않을까.

“내가 그 땐 그랬지.”

  그렇게 말하며 지금은 아니더라도 맨날 늦게 들어온다고 바가지만 긁어도 사랑스러운 아내와 토끼같은 자식녀석들 한 둘이 반기는 내 집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어서 마찬가지로 나와 같은 가장이 되어 있을 친구들과 함께 그 때도 함께 할 씁쓸하지만 달콤한 소주 한 잔을 앞에 두고... 나는 그렇게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집안 책장에 가지런히 꼽혀 있는 내가 만든 앨범. 그 안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는 그 사진들을 보며 나는 한 번 더 생각을 고쳐먹는다.

‘이 땐 참 재밌었는데...’

  고작..이라고 생각했던 몇 번 안되는 술자리에서의 사진들. 부끄럽네. 나는 왜 이것들을 잊고 있었을까. 가슴 한 켠에 소중히 쌓아둔 내 기억의 조각들을 잊고 다시 또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후회와 희망, 그리고 설레임으로 가슴을 채웠다 비웠다 하는 나는 역시 살아있는 생명이긴 한가 보다.

  시간이 흘러가는 한 순간 한 순간을, 내 기억의 전부가 될 이 길을. 좀 더 소중히 하라는 이야기를 멍든 가슴이 말하고 있다. 결국엔 더운 여름의 어느 날 술버릇에 감상적으로 변한 내가 남긴 기억의 하나라는 것을 되새기며 다시 내일 기록될 새로운 기억들을 위해. 잠이 든다. 다시 하루를 살아갈 준비를 한다.


-글이 또 늦어졌네요. ㅜㅜ. 바쁘네요. 덥기도 하고. 이래저래 이야기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아. 혹여나 일어로 된 가사가 불편하실까 가사도 덧붙여 놓습니다. 제가 링크를 거는 음악들이 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 음악이다 보니 듣기 거북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드네요. 더운 여름 이제 한 달만 버티면 됩니다. 모두 힘내요!!. 지난 비피해로 힘드신 수재민분들도 빨리 기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서 가을이 와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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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_Life
06/08/10 20:19
수정 아이콘
여광님의 토막수필 꼬박꼬박 잘 챙겨보고 있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글을 참 잘쓰시네요...
그나저나 제과점같은데서 일하시나보네요;;
여광님이 만든 빵 한번 맛보고 싶네요^^
지금부터
06/08/10 21:01
수정 아이콘
4년의 추억. 오랫만에 뵙네요^^
06/08/10 21:09
수정 아이콘
저도 별로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가 적은 사람 중 하나네요. 제 딴엔 평범하기 보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어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운게 많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06/08/10 21:39
수정 아이콘
추게로
아케미
06/08/10 21:43
수정 아이콘
긴 댓글을 쓰다가 다 지우고 그냥 한 마디만 남깁니다. "멋있으십니다!"
백두급호랑이
06/08/10 22:08
수정 아이콘
3자에게는 어떤 소설보다 재밌는 이야기네요. 늘 고맙게 보고 갑니다.
이쥴레이
06/08/10 22:51
수정 아이콘
눈물나는것이 어쩔수 없네요..
붉은낙타
06/08/10 23:31
수정 아이콘
여운이(?) 남는 글이네요.. 저를 빗대어서 글을 읽었는데.. 여러모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 읽고 나니, 왠지 모를 씁쓸함.. 아쉽다는 느낌과 함께 마음 한 곳이 비어 있는 것 같아요..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전 이런 느낌 좋아합니다... 하하;;
아, 그리고 글 잘 봤습니다. 정말 잘 쓰시네요~ 추게로...
06/08/10 23:49
수정 아이콘
[yoRR의 토막수필] 그냥 지나쳤었는데.. 처음부터 다 찾아봐야겠네요.
글 참 잘 쓰시네요.
06/08/11 04:13
수정 아이콘
반가운 여광님 글이네요 ^^
새글 기다리다 이틀전 여광님의 이름으로 검색해서
토막수필들을 다시 읽었었는데...
잘 읽었습니다. 늘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
06/08/11 11:39
수정 아이콘
토막수필 댓글은 매번 길게 쓰려다가 실패하는군요. 그만큼 감상은 많은데 정리가 잘 안되네요.
여광님이 구우신 빵에서 여광님 글 만큼의 향기가 난다면 분명 대박나실 겁니다.^^;
나는 나!!
06/08/11 11:49
수정 아이콘
hyoni님 댓글에 무척이나 공감이 갑니다...
여광님의 글에서 느끼는 이 여운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매번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브무빙샷
06/08/11 12:49
수정 아이콘
아련한 안타까움이 저한테까지 젖어오는 것 같습니다..
말하지도 못했던 사랑..
버려야만했던 추억..
저도 그렇게 살아왔고 살고 있기에.. 더욱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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