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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29 18:16:24
Name 김연우2
Subject 어쩌면 더욱 잘 된 일 일지도 모릅니다, 투신....
어쩌면 더욱 잘 된 일 일지도 모릅니다, 투신....



*
제가 최고로 존경하던 스타를 잘하는 형 한분이 있었습니다.

그 형이 그러더군요.  

"진짜 간절히 원하던 저그 선수가 나타났다" 라고...

그땐 아직 어리고 스타에 대한 지식도 많이 부족했기때문에 스타크래프트를 방송으로 보는 것을 즐기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그 선수가 누구냐고.


*
그 선수는 박성준선수였습니다.

형이 그 선수의 화려한 컨트롤과 전투력에 흠뻑 반해버렸다더군요.

저는 형의 온게임넷 아이디를 빌려서 그가 펼쳤던 경기의 vod를 모두 감상했습니다.


*
만약에 제가 해설진들의 말을 듣지 않고 리플레이로만 보았다면 그의 팬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평소에 많이 좋아했던 온게임넷의 해설진들이었기에, 그리고 그들의 흥분된 목소리가 가미되었었기에 그의 경기가 더욱 돋보였던 듯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선수가 미칠듯한 포스를 뿜을때, 그들 역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해줄만한 해설을 하기 때문이죠....

16강에서 같은 스타리그 동기인 한동욱 선수를 4드론으로,
8강에서 올림푸스의 주인공이었던 서지훈을 엄청난 컨트롤으로,
4강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 불리던 괴물 최연성을 저그가 이끌어 낼수 있는 한의 모든 전투력을 발휘해서 이겼습니다.

그리고 결승....  그는 영웅 박정석을 꺾고 제가 바래왔던, 아니 모든 저그유저들이 바래왔던  저그의 우승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
그 후로 그의 모든 경기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프로리그가 활성화 되면서 그의 경기도 볼 수 있게 되었고 또한 POS의 에이스가 됬던 그였습니다.

홍진호도, 박경락도 보여주지 못했던 컨트롤과 다른 선수가 아닌 오직 박성준, 투신만이 보여줄수있는 전투력으로 그는 계속해서 선수들을 파괴하기 시작했습니다.


*
프로리그에서 오영종, 박용욱과의 레퀴엠전에서 다른 저그라면 이겨내지도 못할것 같았던 불리한 상황에서 그는 그의 컨트롤과 공격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이겨내었고,

스니커즈배 올스타리그에서 이윤열을 상대로 투신은 이렇게 벙커링에 대처한다는것을 똑똑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의 경기를 볼때마다 왠지모르게 대리만족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 당시 저그들을 몰살시키듯 했던 테란들이 죄다 미웠던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래도...

내가 좋아하고 즐기던 저그를 그렇게 쉽게도 압살하던 그들의 모습이 저에겐 마음 한 구석의 악(惡)이 되어있었던것 같았습니다.

마치 한 나라 안의 백성 같은 기분이었는지...

나라의 군주가 폭정을 펼치면 아무 힘이없는 나는 누군가가 이 세상을 뒤엎어주길 기다리는...

저는 그런 약자였나봅니다...


*
저는 그런 약자였나봅니다...

하지만 저는 누군가를 응원하고 끝까지 곁에 있어줄 것 만큼은 자신있었습니다.

아무도 제가 생각하던 그런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던 선수가 없었지만...

마침내 그 선수가 나타난 거였죠..


*
그를 응원했습니다. 에버 2005를 우승 할 당시 진짜 저는 눈물을 흘렸었죠.

이병민선수와의 그 5차전 경기.... 정말 지금 봐도 전율이 흐르는 그런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즌을 이후로 그도 점차 부진을 겪기 시작하더군요.

정말 미칠듯한 포스를 계속 뿜어내주길 바랬건만....

케스파 프로게이머 랭킹 1위를 11개월이나 수성한것도 굉장한거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버티길 바랬는데....


*
어쩌면 더욱 잘 된 일 일지도 모릅니다, 투신....

당신은 너무나 강력했던 힘을 발휘했기에,

그 경기력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역사에 큰 획을 그어놓았기에,

나 뿐만이 아닌 모든 저그들에게 공격이라는 하나의 해법을 제시했기에,

그래서 그동안 당신은 지쳐버렸기에....


*
추락하는 것에게는 날개가 있다고 했죠.

하지만 당신은 추락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당신은 잠시 쉬고있을뿐입니다...

더욱 강력한 힘을 내뿜기 위해서....

질레트때 그랬듯이 보란듯이 올라와서 모든 테란들을 싸그리 때려잡고 3회우승을 보여 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투신...

당신이 다시 좋은 모습 보여줄때까지...


*
앞서 말했던 제 형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와 함께 영원히 그의 팬으로만 남을것 같았던 형도 지속된 그의 슬럼프때문에 실망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최근에 그 형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형이 그러더군요.  "요즘 저그의 본좌는 인제 박성준이 아닌 마재윤과 조용호라고..."

요즘같은 테란들에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서  그들을 잘 이겨낼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전, 엄청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테란들도 언젠가는 박성준이라는 투신에 의해 다시 처참하게 쓰러질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쓰러지면서 그들도 느낄겁니다.

아... 박성준을 잊고 있었구나... 투신을 잊고있었구나...

제발 그런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이번에 처음 글올리는거네요 ^^

인삿말도 제대로 못올리고 두서없이 글써서 죄송합니다.

그동안 너무 pgr의 좋은글들 보다보니 저도모르게 한편 쓰고 싶어져서요.

박성준선수, 화이팅입니다~!~!


p.s.    pgr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중에 김연우 라는 분이 한분 더 계시더군요 !!
주옥같은 글들도 많이 써주셔서 은근히 기분 좋던데요?
그래서 이름은 김연우2로 하기로 했습니다.

p.s.2   김연우님,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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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레스
06/06/29 18:20
수정 아이콘
닉네임이 김연우2라서 깜짝놀랐습니다^^;
질레트배때 박성준 선수의 포스는 정말 엄청났죠. 시원시원...
그런데 한동욱 선수한테 한건 5드론이 아니라 4드론 입니다^^;
김연우2
06/06/29 18:21
수정 아이콘
카이레스/
아, 그랬었나요?? 그럼 정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체념토스
06/06/29 18:21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 투신 살아나야죠~
06/06/29 18:45
수정 아이콘
그럼요. 저그최강이라 불릴려면 기본적으로 온겜 1번 정도는 우승하고 박성준에게 도전해야죠.
김사무엘
06/06/29 18:46
수정 아이콘
테란팬인 저한테는.... 참 치가떨리는 선수중에 한명이었습니다..^^
싫다기 보다는 너무 잘해서 얄미운 선수랄까요?
지금은 종족 구분을 넘어서 홍진호 선수도 좋아하고 그의 부활도 진심으로 바라며, 그의 우승까지 바라고있지만, 애증이 교차한 기간이 너무 길었던 홍선수에 비해 조용호 선수나 그 뒤의 박성준, 박태민, 마재윤 등등의 저그 선수들에게 종족을 뛰어넘은 팬의 애정을 주는 것은 아직.... 정이 덜들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의 부진이 아쉬운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1.07 시절 이후 테란 시대가 열리면서 최소한 방송경기에서는 저그들이 압살당하는 모습만 봐왔기에..(테란이 이기는 것만 골라서 본 경향도 있기는 했지만 말이죠;;;) 투신의 등장은 테란팬으로서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투지가 끓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종족 선호도를 떠나서 온몸의 털을 전율스럽게 세울 수 있는 저그 플레이어는 역시 박성준이죠. 요즘의 부진... 잠시 쉬는 것 같아서 더 무섭습니다;;;
06/06/29 18:47
수정 아이콘
스타를 싹 지워버리고 다시는 스타 방송과 커뮤니티에 안 들어 오겠다고 몇번씩이나 다짐을 해도..

성준선수나 엠비시의 게임이 있는날은 어쩔 수 없이 들어올 수 밖에 없습니다..
박성준선수에게 너무 깊이 빠져 버렸나 봅니다..
요새 부진하기에 한게임만 이겨도 밑층에서 올라올 정도로 쿵쾅대니^^;

헌데 걱정되는건 성준선수의 건강입니다.
저같은 많은 팬 분들이 살 안빼도 좋으니 성적이나 잘 나오게 해 달라 라고들 하시지만 비만은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죠.
여기서까지 압박을 드리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만.. 성준선수 이 글을 보시면 코치님 몰래 단것 좀 그만 드세요-_-

아무튼 이번 듀얼에서 멋지게 2승으로 올라오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담배피는씨
06/06/29 18:49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가 슬럼프를 격고 있어도 변하지 않는건..
박성준 선수는 온게임넷에서 전무 후무한 저그우승자라는 것..
양대 메이저를 통틀어 유일한 2회우승한 저그유저라는 것..
그리고 부활을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는 것..^^
06/06/29 19:07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때문에 저는 스타 보기 시작했습니다...
역상성을 극복하는 모습에 중독 되어버렸죠...
아마 저와 같은분 많으실겁니다.
질레트때 당시 연습시간이 20시간 이었다는거 아시나요??
저정도의 노력을 하기에 저그로 2번이나 우승할수가 있던겁니다...
최근의 개인전부진도 인터뷰 보니까 하태기감독이 별 걱정 안하더군요...
프로리그에 집중하느라 개인전에 신경을 좀 못쓴거라고 하면서 항상 연습한만큼 이뤄내는 선수라며 전혀 걱정은 안하더군요...
분명 테란전에서 뭔가 새로운것을 들고 나올겁니다...조금만 기다립시다...
투신아
06/06/29 19:18
수정 아이콘
저 역시 기다립니다~~>>
질렛트때의 4강에서의 포스를~~:;
그 감동 10번더 느낄수 있도록 보여 주고 가야죠^^: 성준선수^^: ㅎ
프로리그 우승 하면 개인전 연습만 죽어라 하는겁니다^^: ㅎ
믿습니다 성준 선수^^*
호바우빙요
06/06/29 19:27
수정 아이콘
저도 박성준선수 vod는 다찾아봤어요
김연우
06/06/29 19:47
수정 아이콘
헐. 놀랐습니다.
김연우2
06/06/29 19:55
수정 아이콘
김연우/ 안녕하세요?
06/06/29 19:59
수정 아이콘
제가 써놓고 보니까 20시간을 연습한다면 분명 잠도 제대로 못잘것이고 그렇다면 살이 어쩔수 없이 지게 될것같네요...안습...
하루에 10시간넘게 잔다는 마재윤은 정말 뭐란말인지...(마재윤선수 까는거 아니에요...오해하지 마세요...)
볼텍스
06/06/29 20:05
수정 아이콘
담배피는씨// 아하하 전무였을진 몰라도 후무는 아닐겁니다. 홍진호 화이팅! -_-+
사라만다
06/06/29 21:11
수정 아이콘
하루에 열시간 잔다고 가정해도 먹고,싸는것과, 팀에서 연습외 기본적으로 하는일 빼면
연습시간이 10시간나올텐데요....
아!!! 방송하는날은 시간이 또 줄겠군요
06/06/29 21:15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와의 질레트배 4강전은 정말 전율이었져.
TV로 생방 보면서 혼자 나도모르게 오프에 있던 사람들 같이 박성준!! 박성준!! 을 외쳤던 기억이 나네여. 그때의 감동이란...울~
김연우
06/06/29 21:43
수정 아이콘
김연우2// 예~

질레트배 4강전, 정말 당시 최연성 선수의 포스를 미루어 보고 박성준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이길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1경기. 노스텔지어에서 저글링 럴커가 최연성 선수의 앞마당으로 난입한 후 GG를 받아낼때.
말 그대로 꿈만 같았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죠.
Den_Zang
06/06/29 22:07
수정 아이콘
제가 정말 저그 중에 진심으로 최고 최강 이라고 인정하는 유일한 저그가 박성준 선수입니다.. 모름지기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선수라면 박성준 선수 정도의 포스는 보여줘야죠~ 정말 지금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최연성 선수를 이겼던 그 질레트 배 4강.. 정말 누구의 팬이다를 떠나서 정말 전율 그 자체였던 경기였습니다.. 그 경기 이후로 박성준 선수는 제 마음속 저그 랭킹 1위 였습니다 늘 언제나.. 꼭 부활 하실겁니다 ~ 화팅 ~
담배피는씨
06/06/29 22:09
수정 아이콘
볼텍스// 박성준 선수 우승 이후로 지금까지 저그 우승자가 없다는 뜻입니다..
조용호 선수가 우승할꺼라 생각했는데..
마재윤 선수가 어여 올라와야 하는데..
메디쿠
06/06/29 22:42
수정 아이콘
온겜 우승해야지 저그최강으로 인정받나요? 그럼 박선수 엠겜은요?
Den_Zang
06/06/29 22:46
수정 아이콘
담배피는씨 님께서 쓰신 전무후무 란 표현은 그만큼 해당 업적을 높게 칭송하는것이니 틀린 표현이 아니구요 ;; 볼텍스 님께서 그런 의도로 쓰신게 아닌건 물론 알지만 ;; 그래도 분쟁 방지 차원 ㅡ_ㅡ;; 그리고 메디쿠 님께서는 자제 좀 부탁드립니다 ;
나의 길을 가련
06/06/29 23:14
수정 아이콘
저도 역상성 극복에 중독된 스타 유저로서...
박성준 선수가 준 감동이 아련하네요.
글쓴님의 선수에 대한 애정도 보기 좋고요...
조심스레 외쳐봅니다...
추게로...~~~
프로브무빙샷
06/06/30 07:04
수정 아이콘
음... 박성준 선수 대단한 업적이 있고... 저도 존경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대단한 스타일리스트... 라는 점이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마재윤 선수도 이번에 msl 우승한다면... 이정도의 주목을 받았으면 합니다...
박성준 선수도 우승후.. 잠깐 쉬고 다시 우승하셨듯이.. 마재윤 선수도 우승 후 잠깐 쉬고 (준우승으로.. ;;)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구도입니다..
나중에... 우승자 저그에 대한 회상이 있을 때...
osl엔 2회우승을 기록한 박성준이..
msl에도 2회 우승한 마재윤이 있었다는 이야기로 회자되었으면 합니다..
anti-terran
06/06/30 14:11
수정 아이콘
전 질레트 4강 때 '박성준이 한게임만 잡아도 실력을 인정하겠다'고 했는데, 이겨버리는걸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unipolar
06/06/30 15:44
수정 아이콘
도대체 김연우2와 김연우 간 관계는........?;;;
김연우2
06/06/30 18:32
수정 아이콘
unipolar/ 앗!! 유니폴라님! 평소에 왜 그는 임요환 부터 죽이지않았을까 잘 읽고 있습니다 핫핫 ^^
저와 김연우 님은 (이렇게 말하니깐 왠지 이상하군요) 원래 모르던 사인데 제가 피지알 눈팅하던 시절에 김연우님이 쓰신 글들을 보고 제가 만약에 피지알에 가입해서 글쓰면 김연우와 김연우2로 구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닉네임을 이렇게 정한거랍니다 ^^
사고뭉치
06/07/01 05:01
수정 아이콘
다음 경기가 많이 남았을때,
가끔 어이없는 경기력을 보여줄때,
혹은 잘하고도 결국 지고 말았을때,
마치 눈을 소독하듯이 예전 경기vod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ㅠ_ㅠ

12개월을 다 채워주기를 바랬었고,
오늘 7월 랭킹 보니 6위까지 떨어졌던데.. 이왕이면 높은 자리에서 머물러 주기를 바라고,
언제나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길 바라고,
항상 이겨주길 바라는, 바라는 것만 많은 팬입니다. ㅠ_ㅠ

아직은 이렇게 추억으로 회자될때가 아니라고요!!!!
이봐요! 투신!!! 쫌!!! ㅠ_ㅠ

프로브무빙샷님// 이미 마재윤선수는 본좌가 아니시던가요. 많은 사람들이 그리 말하는 것을 보며 전 내심 맨날 질투를 하고 있었는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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