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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12 05:58:45
Name intothestars
Subject 6월4일 에딘버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다.
1. 6월 4일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에서 대표팀의 최종 평가전이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어학연수하면서도 월드컵 티켓을 못구해서 계속 아쉬워하다가 꿩 대신 닭이라고 평가전이라도 보자라는 생각에 또 타국에서 대표팀 경기 잘할수 있도록 응원에 힘을 보태자라는 생각에 이날 에딘버러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교통비가 비싼 영국이기에(특히 기차는 상상초월..ㅜ.ㅜ) 코치를 이용해야하는데 제가 있는데서 에딘버러까지는 코치로 왕복 22시간이나 걸리는 초장거리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같다온후 휴유증도 있고 학생이 그렇듯이 경제사정도 여유치 않았지만 지난 2002 월드컵도 군대에서 봐야했던 쓰라린 경험이 저를 에딘버러로 가게 했습니다.


2. 예상대로 영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민분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당시 구장이 1만5천명 정도 들어갈거 같던데 2/3 정도는 찼구요 그중에 3/4가 붉은 옷을 입은 대한민국 응원단이었습니다. 대략 5-6천명은 되어보였습니다. 사실 얘기를 들어보니 전날 런던에서 에딘버러를 가는 비행기, 코치, 기차는 모두 한국인이 전세낸거 같다고 그럽니다^^ 저마다 붉은 옷을 입고 친구끼리 또는 가족끼리 왔습니다. 외국인중에 붉은옷과 태극기를 맨 사람도 몇명 보였구요 특이하게 외국인중에 수원삼성과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정말 그날만은 에딘버러 시내가 붉은 물결로 넘쳐났습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축구에 이렇게 열광했나 싶었는데 역시 지난 2002월드컵이 컸나봅니다. 군대에 있어서 그 열기를 몰랐던 저에게 있어서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3. 저는 아침일찍 도착했는데 할일이 없어서 그냥 몇몇사람과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우리는 모두 붉은옷을 입고 가끔식 북도 쳐가면서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면서 돌아다니니 에딘버러 사람들이 모두 신기하게 쳐다봅니다. 아마 대다수는 평가전이 있는지도 모르는것 같았구요 개중에는 평가전과 아드보카드 감독이 좋은 감독이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4. 에딘버러 성 앞에서 한국사람들이 모여 있고 가운데서 누가 까불면서 사람들이랑 사진찍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싶어 다가가니 노홍철씨가 사람들이랑 사진찍어주고 있더라구요. 잽싸게 끼어들어서 같이 사진한장 찍었습니다.-_- 이날은 엠비씨 느낌표랑 색션티비에서도 촬영이 있었구요. 박경림씨도 왔는데 그녀를 본 사람들은 모두 다 같은 말을 하더라구요 '우와 머리 생각보다 안큰데-_-'


5. 경기시작은 현지시간으로 3시였는데 아마 1시쯤부터 경기장앞에서 응원이 있었습니다. 이번응원으로 엄청난 비난을 들은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응원을 유도했구요. 가나 응원단도 몇몇이 보였습니다. 저희는 가나 사람들을 볼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행운을 빈다고 했습니다. 경기장은 티비로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거의 한국 홈 경기인듯이 붉은 물결로 가득찼습니다. 경기장 입장은 2시였구요 2시부터는 경기장안에서 응원이 시작되었습니다. 네, 저 이런 경험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흥겨웠고 그렇게 비난많이 받는 그리고 저는 별 관심조차 없었던 꽹가리 소리가 그렇게 흥겨운줄은 몰랐습니다.


6. 저는 자리가 1층 맨 앞줄이어서 상당히 자세하게 경기를 봤습니다. 윙쪽에 있던 이영표, 박주영, 송종국, 이천수 선수를 자세하게 봤는데요, 경기중에 이영표선수가 드로잉할때 사람들이 환호 보내니까 이영표선수가 관중석에 대고 윙크를 하더라구요-_-; 경기에 대해 잠깐 얘기하면 미드필더가 완전 밀렸습니다. 안정환 선수는 항상 2명에게 샌드위치 마크 당했구요(그걸보니 안정환선수도 이젠 국제적이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박주영선수는 볼을 잡을때 사실 좀 위축되어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워 보였구요, 근데 모두들 표정이 다 열심히 뛰고 실수하면 아쉬워하고 그런걸 보니 졌지만 선수들 비난은 못하겠습니다(수비수들 열심히 뛰지만 상대 공격수들을 못 따라가더라구요 정말 안습 ㅜ.ㅜ)


7. 경기가 끝나고 많이 아쉬웠지만 그냥 돌아가기는 아까웠습니다. 일단 쓰레기 치우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이길래 같이 합세해서 좀 치웠는데 나중에 경기장 관계자가 와서 괜찮다고 그냥 가라고 고맙다고 하길래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경기장 앞을 서성거렸죠. 예상대로 저처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응원을 주도했던(김덕수 사물놀이패 말고 다른 두분이 응원을 주도했습니다. 이 사람들 목 완전히 갔었습니다)두 사람이 다시 거리 응원을 주도했는데 이들의 말이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지금 경기장안엔 경기에 진 선수들이 있다. 지금 우리가 여기서 응원하면 선수들이 들을수 있다. 우리가 응원해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자'

'나는 7월10일 베를린에서 서울가는 표를 끊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이 7월 9일 베를린에서 결승전을 치를것이기 때문이다. 1936년 손기정옹은 베를린에서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손기정옹의 한을 풀어줄 차례다. 나는 우리 선수들이 7월9일 베를린에서 손기정옹의 아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을 풀어주리라 믿는다'

'자랑스런 우리 조국..대.한.민.국'

그리고 다시 거리응원이 시작되었고 가나응원단과 함께 흥겹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서로 결승에서 만나자고 얘기하고 헤어졌습니다.(정말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ㅜ.ㅜ) 이렇게 우리는 대표팀을 위해 다쉰 목을 가다듬으며 소리 지르고 2002년의 명성에 금가지 않기 위해 응원후 정리도 신경쓰는데 정작 고국의 높으신 어른들은 나라를 위해 뭘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잠시 한숨도 나왔습니다.


8. 이제는 제가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밑에 글도 그렇고 담날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니 현지 응원단에 대한 비난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비난의 주 이유는 가나 애국가 울러퍼질때 조용안하고 응원했다는 것 때문인데 특히 김덕수 사물놀이패에 대한 비난이 심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도 지고 응원매너도 졌다, 그것땜에 스코틀랜드인들은 가나편들더라 등등 마치 저도 죄를 지은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날 상황을 보면 경기장내 응원은 2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 중심으로 북치는 사람이 몇명(붉은악마는 아니었습니다)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신없이 응원하다보니 가나 애국가가 나오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저 같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앞에서 응원주도하는 사람은 고의로 그랬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그냥 일반응원객은 저랑 별차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당시 응원매너가 저질 아니었습니다. 경기전 가나 선수들 나와서 운동할때 저희모두 박수치면서 환영했습니다. 저희 앞에서 몸을 풀땐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경기 끝나고선 모두 박수치면서 수고했다고 했습니다. 가나 응원단과 함께 응원하고 축하한다고 본선에서 행운을 빈다고 얘기했습니다. 경기 끝나고 청소는 당연하다는듯이 했습니다. 경기끝나고 기죽은 선수들 기살리자고 경기장 앞에서 다시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마지막에 아리랑 부를땐 눈물 흘리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압니다. 가나 애국가중에 응원한건 절대 잘못한 것입니다. 근데 그것빼곤 특별히 잘못한건 없습니다. 경기중에 상대방에게 야유보내는건 당연한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프리미어리그를 몇번봤지만 상대편이 경기장에 누워서 안일어나면 그 선수는 경기끝날때까지 야유받습니다. 근데 이런것들때문에 현지 응원단이 한국 망신시킨다고 하니 정말 할말이 없어졌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잘못에 대해 너무 비난합니다. 용서의 여지가 없습니다. 물론 황우석 교수사건과 같은 경우는 비난도 부족하지만 그런것이 아닌 가벼운 잘못에도 항상 비난의 댓글이 달립니다. 모두들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아직 없어서 그런걸까요? 그런걸 보면 여유넘치는 이곳 사람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런던에서 에딘버러까지 코치로 왕복 17시간입니다. 또 영국 코치라는게 우리나라 버스처럼 좌석이 편안하지도 않습니다. 정말 불편합니다. 그런데도 이거 감수하면서 대표팀 응원하자고 런던에서 에딘버러간 사람이 수천명입니다. 이 사람들을 모두 비매너 나라망신시키는 응원단으로 돌변시키는 미디어, 네티즌들이 정말 싫었습니다.


9. 월드컵이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16강에 든다고 자신있게 말은 못하겠습니다. 이곳 분위기는 프랑스는 확실하고 나머지 한자리는 대한민국 아니면 스위스라고 하는데 스위스쪽에 무게가 좀 더 실립니다.(여기서 발매된 각종 월드컵소개,예상지를 보면 대략 저렇게 분석해놨습니다. 아시아권에서 16강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안봅니다) 설령 16강에 실패하더라도 대표팀 너무 심하게 비난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밉던 곱던 그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지 않았습니까?

p.s: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이 2:0으로 토고 이긴다에 10파운드 걸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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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2 06:0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글 정말 잘 봤어요.

직접 현장에 있지 않으면 사실 잘 모르지요.. 실황은 굴절이 많이 되니까요.
사라만다
06/06/12 06:52
수정 아이콘
월드컵 이야기는 아니지만.....
런던에서 에든버러/에딘버러(사실 뭐가 진짜인지는 저도... -_-_)왕복하는거 메가버스이용하면 최저 2파운드에 갈수있지요
시간절약때문에 당연히 야간으로 갔다가 와야겠지만, 그 후유증은... (>.<)
06/06/12 07:11
수정 아이콘
언론은 프리즘이랄까 하는생각이드네요... 뭐 그래도 잘못한것은 잘못한것이니 비난은 당해야겠죠 좀 정도가 심하긴했지만서도..
흠... 경순양함 에딘버러(음?)에 다녀오셨군요 마냥 부럽... ;;
저도 외국에좀 가고싶다는 ㅠ_ㅠ
06/06/12 07:15
수정 아이콘
에딘버러 정말 멋진 도시였는데.
제가 가본 곳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T1팬_이상윤
06/06/12 07:37
수정 아이콘
상대방 국가가 연주될때 소음을 내는거 진짜 해서는 안될짓입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애국가 연주되는데 야유를 한다면 그들 역시 비난을 받아야 하구요.
엘케인
06/06/12 08:2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내일이 경기인데, 벌써 가슴속 크림슨색 피가 울렁거리는 듯 하네요~
읏샤
06/06/12 09:12
수정 아이콘
intothestars님 안되셨습니다.
실수 하셨군요. 3-1 거셨어야 했는데 ...........
06/06/12 10:10
수정 아이콘
문론 잘못된 일이고, 저도 보면서 에효~내일또 인터넷에서 난리나겟구나 생각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본경기도 아니고, 영어멘트를 스피커로 정확히 듣지 않는 이상,또 그때 가나측 애국가가 먼저 시작됬져...이상의 상황을 보았을때 못들었을 확율이 일부러 그랬을 확율보다 많았을거라 생각됩니다.
담부터 않그랬으면 좋겠다는 말정도 해주면 적절했을텐데...붉은악마와 사물놀이패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너무 난무합니다.
분명 상대팀의 입장을 봐서 해서는 않될 실수이나 점점더 사회가 용서라는 말을 잊고 사는듯 합니다.
이곳 pgr에서만큼은 비난보다 긍정적 비판이나 조언정도로 수위를 낮추어 주시길 바래봅니다.
라비앙로즈
06/06/12 10:26
수정 아이콘
런던에서 연수 중이신가요? 저도 올해 9월에 런던으로 가는데..교통비가 정말로 그렇게 살인적이군요..흠..ㅠㅠ 박지성선수 경기 보러 많이 다니려고 햇는데 런던에서 하는 경기라도 잘 보면 다행이겠네요 ^^;
저도 그날 언론이 좀 오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도 졌고 매너도 졌다니, 국가 나올때 연주한 것빼고는 특별히 잘못된 것이 없어 보이던데 전체적으로 매도하는 느낌이 없잖아 있던걸요.
야보비트
06/06/12 10:48
수정 아이콘
intothestars//
gkrk//
안되셨습니다.
실수 하셨군요. 5-0으로 거셨어야했는데.
Den_Zang
06/06/12 13:15
수정 아이콘
역시 모든 상황은 양면이 있군요.. 한쪽 입장에서 밖에 판단하지 못하는 편협된 시각은 좀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글쓴 분 글 잘 읽었어요~
06/06/12 18:49
수정 아이콘
우와 노홍철을 보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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