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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12 09:59:03
Name letsbe0
Subject 악마의 미소를 보여주세요

  제가 그를 처음 본 건 한빛소프트배 때였습니다.

  그때는 한창 황제가 주가를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라 솔직히 다른 선수들에게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_-

  그런데.. 4강에서 이름을 처음 들어본 (대부분의 선수의 이름을 처음 듣긴 했지만) 선수에게 황제가 일격을 당했습니다.

  물론 곧바로 되갚아 주면서 결승에 올라 왕좌를 차지하긴 했지만

  그 1패 때문에 임요환 선수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전승우승의 기회를 놓치게 되죠.

  박용욱 선수, 그 이름은 그렇게 해서 제 머릿속에 각인이 됩니다. 당연히 첫인상이 그리 좋진 않았죠. ^^;


  그 뒤로 한동안 리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기에 그저 그런 선수로 묻히나 보다 했는데...

  언젠가부터 다시 활동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학업 때문에 한동안 게임을 쉬었다나요.

  '계속 활동하는 현역들도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게 힘든데 오랜만에 컴백한 선수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챌린지리그 결승까지 오르며 의외로 녹슬지 않은 감각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강민 선수와의 악연의 고리가 시작된 챌린지 결승에서 강민 선수를 누르고 오랜만에 스타리그에 복귀신고를 하게 되는데..

  아마 여기에서는 곧바로 3패 탈락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니라면 댓글로 지적 좀.. ^^;)

  그 뒤에 벌어진 핫브레이크배 듀얼.

  여기서부터 저는 박용욱 선수를 주목하게 됩니다. 지금도 간간히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운재 선수와의 경기 때문이었죠.

  이운재 선수가 플토 상대로는 그다지 강하지 못한 선수였고 맵도 플토에게 다소 좋은 편인 기요틴임을 감안해도

  그 엄청난 견제와 상대선수를 옴짝달싹하게 못하는 플레이는 충분히 주목을 받을 만했습니다. 정말 이운재 선수가 '아무것도 못해보고' gg를 쳤으니까요.

  그러고 나서 박용욱 선수는 다시 스타리그에 올라 마이큐브배 우승까지 거머쥐게 됩니다.

  그러나 우승자 징크스 때문일까.. 아니면 그의 고질적인 바이오리듬 때문일까요. 그 뒤로 간간히 16강-8강에는 오르지만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엠겜에서는 스프리스배 때 다시 리듬이 치솟으며 결승진출을 이루지만 같은 팀의 괴물^^; 최연성 선수에게 막히고... 개인리그에서는 스무스한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언젠가 스갤에서 이런 짤방이 나돈 적이 있었죠.

  슬램덩크의 채치수에 합성이 되어 '넌 가자미다. 원래대로 재미없는 플레이를 해라' 이런 식의...

  전 거기에 그다지 동감이 되지 않습니다. 박용욱 선수도 충분히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박용욱 선수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악마의 프루브 컨트롤을 사용한 극악 견제지만

  이 선수는 플토 중에서 굳이 분류를 하자면 운영형으로 분류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략형 같은 강민 선수에 비해 뭘 할지 모르는 긴장감 내지 몰입감은 좀 덜하지만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능력은 정말 손꼽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대테란전에서 지상 물량싸움을 어느 정도 유지해 주면서 자연스레 캐리어로 넘어가는 운영...

  이게 좀 틀에 박혀서 대테란전은 재미없어 보일지 몰라도

  대 저그전과 동족전만큼은 정말 명경기를 많이 만들어 냈다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기억나는 것만 적어봐도 그 옛날 기욤 선수와의 준결승전부터 시작해서

  위에서 언급한 이운재 선수와의 경기, 강민 선수와의 결승전 (매너게이트까지 선보인),

  변은종 선수와의 루나 대첩, 김정민 선수 상대로 한 경기.. 스프리스 배에서 파일런 가두기로 김정민 선수가 아무것도 못했죠.

  나도현 선수와의 초대 815 대첩 (도망자 플토의 효시), 뒤이어 벌어진 이재황 선수와의 경기.. (극악 전진 게이트-상대방 입구를 막아버린)

  어제의 박정석 선수와의 경기에 이르기까지...

  뭐... 팬의 입장에서 생각한 거라 다른 분들과의 의견은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박용욱은 재미없는 경기만 한다'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많이 다릅니다.



  온겜에서는 아직도 부진하지만 엠겜에서는 이제 서서히 악마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8강에선 같은 조에 전부 같은 팀 소속인 선수들이 포진을 해서

  그리 쉬운 일정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더구나 그 세 명이 일명 테란한시로 불리는, T1이 자랑하는 세 명의 테란들이니까요.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요.

  이 극강의 테란 세 명을 상대로 해서 예전 악마스러운 모습을 다시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인터뷰의 말처럼 끝까지 살아남는 악마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프링글스배 결승전 무대에서 활짝 웃는 악마의 미소를 보여주세요.



  전 원래 임요환 선수 팬인데 -_-;

  어제 경기에 감명받아서 박용욱 선수 응원글을 썼습니다.

  본진, 멀티 이런 게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가 때에 따라서는 본진이 될 수도 있는 거죠. ^^;

  물론 임요환 선수도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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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12 10:09
수정 아이콘
저는 프로토스 선수들 중에 가장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박용욱선수를 꼽아요:D 혹 질거 같은 경기도 오늘 같이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결국 역전하는 걸 볼때마다 짜릿한 흥분이 느껴진달까요. 흐흐. 루나대첩이나, 815에서의 도망자 토스나, 이번 경기나.. 정말 이건 못이겨. 라고 했던 경기들을 박용욱 선수는 이기곤 합니다. 티원 최고의 근성맨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박용욱!이라고 외치렵니다. 흐흐.
T1팬_이상윤
06/05/12 10:13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 아직두 박용욱 선수에게 당했던 그 1패를 못내 아쉬워 하던데요.
06/05/12 10:20
수정 아이콘
요번에 박용욱 선수는 티원 3테란 상대로 팀원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제대로 한번 위력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테란전 상대로 강력한 모습 보고 싶습니다.
06/05/12 10:25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경기보고..녹차 선수 더욱 사랑하게 되었네요.^^; 진짜 멋진 선수에요.!! 그런데..참..이거 다들 멋진 선수들이라 누가 올라가야 할지 원..ㅜㅜㅜㅜㅜ
06/05/12 10:45
수정 아이콘
예전에 투싼팀리그와 스프리스배에서 잘 나가실때 SKtelecom P1 이라는 발언을 했었죠~! 이번 기회에 다시 그 때 테란을 잡아먹던 포스를~!
06/05/12 10:59
수정 아이콘
퐁캄님//투산팀리그 하니 생각나는데 결승전 7경기도 제대로였죠~ 결승 마지막이라는 긴장감 때문에 더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아주 명경기 ^^
컴퍼터
06/05/12 12:17
수정 아이콘
학업으로 잠시 쉬었을 수도 있구..제가 알기론 군대 갔다 온걸루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백이 있었습니다..^^ 성공적인 컴백이죠..
My name is J
06/05/12 12:46
수정 아이콘
실컷 적었던 댓글이 날아갔....쿨럭-

단 한경기로 내 눈을 빼앗고 프로토스라는 종족에 대한 개념도 바꿔줬던 선수입니다.
여전히 완성형에 가장 빨리 다다를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요. 으하하하
(종종...송병구 선수의 미래에서 그것을 꿈꾸기도 합니다만.)
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늘 그다운 능력으로 경기를 지배하는것- 멋지죠. 킹덤은-
My name is J
06/05/12 12:47
수정 아이콘
컴퍼터님...박용욱선수는 아직 미필-입니다. 학업문제로 잠시 게임을 쉬었던것이죠.
06/05/12 13:35
수정 아이콘
용욱선수를 재미없는 게임한다는 사람은 그냥 안티죠.
저는 송병구선수를 완성형에 가장 다가갈 프로토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프로토스는 박용욱선수입니다.
아니 프로게이머중에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용욱선수입니다. -_-
다른 프로토스의 팬들이 강민선수의 플레이에서 '꿈'을 볼때.
저는 박용욱선수의 플레이에서 꿈을 보죠.

단지 그만의 악몽을 보여주는 플레이 빈도가 적어서 그렇지.

강민선수가 남들이 생각지 못한 플레이로 꿈을 보여줄때.
박용욱선수는 자신만의 플레이로 꿈을 보여주죠...
후우...
아 진짜 기분좋네
Hypnoidplayi
06/05/12 15:07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프로토스에 가장 가까운 선수,박용욱 선수......
테란전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길..... 그래도 작년 이맘때쯤보다 테란전 분위기는 더 낫습니다. 작년 이맘때쯤이 최악이었고,서바이버에서 진영수 선수 상대로 이긴 이후로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김성기 선수에게 1:2로 지긴 했지만 이긴 1경기는 좋았음) 이번에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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