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2/26 00:09:22
Name EX_SilnetKilleR
Subject 스타리그를 처음 봤을 때..

99년.내가 스타리그를 처음 봤던 시기다.
햇수로 8년.
수없는 경기들이 있었고 수없는 선수들이 있었으며 수없는 사건들이 있었다.

처음 랜덤해서 나온 종족 프로토스를 부여잡고 배넷에서 끊임없는 저그들의 공세에
시달리던 무렵.
TV에 나온 가림토라는 아이디를 쓰는 청년에게 반해 그의 팬이 되고,토스를 놓지 못하게
되고.
테란하면 왕초보 아니면 초고수 소리 듣던 시절 드랍쉽 날려가며 다 진 경기 뒤집어버리는
박서에게 반해 스타리그를 보게 되고.
경기 끝날때까지 본진 자원 안떨어지고 유리한 경기도 공격만 하다 지는 한 게이머
옐로우에게 반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그 시절.
그들의 유닛 하나에 환호하고 그들의 경기 하나에 눈물짓던 그 시절.
배고프고 미래는 어둡고 결코 쉽지 않은 길에 자신의 젊음을 걸던 청년들이 많던 시절.

그 시절이 그립다.


적어도 그 시절엔.
경기 결과를 놓고 선수들을 비난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같이 아쉬워하고 같이 안타까워하고 같이 울고 ....

판이 커지면서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아쉽다.

누구보다 안타까운 것은 선수들이라는 걸 알면서도.나 역시도.
박서가 또 깨지면 화부터 나고 비난글엔 욕설부터 튀어나오고
옐로우보고 은퇴하란 소리 나오면 댓글부터 달고 보고.
아,이게 팬인가 보다.그런가 보다 해도.

예전의 나는 분명 그렇지 않았는데.

오늘도 경기가 있었다.
경기가 있으면 늘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승자에겐 환호를.
패자에겐 따듯한 박수를.

이게 너무 어렵다.

아마 그게 어려운 분들이 많아서.
화도 나고 울분도 치솟고.그러시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게이머들에 대한 애정에 비례해서 더욱 더 그러시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가슴으로 울고 있을 게이머들에게 위로를 보내는 밤이 되면 안 되나 생각한다.

2001년 코카콜라배 결승을 손에 땀을 쥐며 봤고
2002년 영웅이 황제를 꺾을 때 좌절과 환희란 두개의 상반된 감정에 고민했었고
2003년 올림푸스 결승에서 옐로우의 눈물을 봤을 때 펑펑 울어버렸었고
2004년 광안리에서 T1의 드라마 끝에 새로운 드라마를 써낸 한빛을 보고 박수쳤던

그때처럼...


*다소 두서없는 글이 된 거 사과드립니다.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잘 정리가 되지 않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스트라포트경
06/02/26 00:10
수정 아이콘
동감.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를 위로하는게... 이렇게나 힘든건가요?....
날라리
06/02/26 00:26
수정 아이콘
맞아요..... 패자는 너무...ㅡㅠ 위로해주고 서로 같이 칭찬해주는 그런 분위기를 기대하는데... 보기가 힘드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355 기대되는 대학생활 [33] 히또끼리5774 06/03/01 5774 0
21354 인터넷하시면 가시는곳, 다들 어디세요? [56] ParasS6528 06/03/01 6528 0
21353 드디어 3월이 되었습니다. [17] Eternal4185 06/03/01 4185 0
21352 기업팀 창단...올 해까지 끌고 온 협회... [37] mars5900 06/03/01 5900 0
21351 스타크래프트 헌터 맵에서의 2:2 팀플에 관하여 - (수정) [40] 햇살같은미소10518 06/03/01 10518 0
21350 방송경기에서 사라져가는 전략들. [51] 천재테란윤열5408 06/02/28 5408 0
21349 KTF가 아직도 강팀입니까? [87] 구양봉6234 06/02/28 6234 0
21348 정말 이게 얼마만에 느끼는 행복입니까 . . . [14] ☆FlyingMarine☆3779 06/02/28 3779 0
21346 2006시즌 김정민 선수 기대됩니다. [17] Figu4161 06/02/28 4161 0
21345 모두의 리그를 통해 본 온게임넷의 전략,그리고 현 e스포츠계의 2인자들. [29] legend5368 06/02/28 5368 0
21342 한국의 후삼국시대를 게임화한다면? [16] SEIJI6798 06/02/28 6798 0
21341 최강의 공격력(박성준)이냐 극강의 수비력(최연성)이냐.. [43] paramita4858 06/02/28 4858 0
21338 엄마친구아들. 을 실제로 보았습니다. [43] V5706486 06/02/28 6486 0
21337 해의 남자, 달의 이야기 (1) [4] 네로울프12680 06/02/28 12680 0
21335 KTF, 팀플레이를 잡아라. [9] Velikii_Van3950 06/02/28 3950 0
21334 '다시한번 4위로 무너지고 싶지 않다.'박지호 VS '첫 4강진출인데 4위로는 머물수 없다.' 한동욱 [8] SKY923816 06/02/28 3816 0
21332 신한은행 스타리그 우승자는 최연성? [34] 나멋쟁이5170 06/02/28 5170 0
21330 한동욱......아직 끝이 아니다. [24] 박지완4342 06/02/28 4342 0
21328 영화 <쏘우> 1,2편 다 보신분들 답변좀 [36] 냥이6732 06/02/28 6732 0
21327 박성균 vs 이제동 성사될수 있을지&한팀 3종족 3개시드 싹슬이 도전 [10] 초보랜덤4033 06/02/28 4033 0
21326 오늘 경북 영천이라는 먼길을 다녀 왔습니다 [2] Memories3927 06/02/28 3927 0
21325 박현준 선수의 승리를 보며 KTF에 바랍니다. [14] Velikii_Van4006 06/02/28 4006 0
21324 올스타리그 관전기 - 날...라!!! [21] 세이시로4829 06/02/27 482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