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2/10 00:31:43
Name Dizzy
Subject 역사에 남기 위한 첫 발걸음.. 박성준의 시원한 히드라 럴커~^^


(음악이 다소 시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오늘 친구와 약속 때문에 황급히 기숙사로 돌아왔을 땐 이미 3경기가 시작하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즐겁게 3, 4 경기를 보고난 뒤 곧바로 어둠의 루트-_-; 를 이용해서 경기를 보았습니다.
온게임넷 고화질 VOD 시청권이 몇개 남아있긴 했지만 1분 1초도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죠.
평소엔 스포일러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저이지만 오늘 경기는 동영상 총 시간마저도 보지 않기 위해 별 쇼를 다 했습니다.
이 경기가 박성준선수의 앞으로의 행보에 가장 중요한 한판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도형해설이 언급한 대로 플토, 저그전은 그런데로 이름값을 하고 있지만 테란전은 정말 암울 그 자체..
최근 10경기 승률이 20%밖에 되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3회우승, 랭킹 1위, 끝없는 테란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오늘 리그 첫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전적은 많이 앞서지만 최근 분위기가 아주 좋은 변형태선수와의 한 판이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그 순간 저는 박성준선수의 최근 테란전 경기들을 떠올렸습니다.
최근에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그의 대테란전 경기 스타일.. 그건 바로 본진에 2해처리를 한꺼번에 올리는 4해처리 뮤탈+저글링+럴커였습니다.
제가 저 플레이를 처음 본 경기는 아마도 작년 12월 31일날 이윤열선수를 2:0으로 이길 때 루나 경기인 것 같습니다.
당시 이윤열선수가 본진자원으로 짜낸 한방 병력을 박성준선수가 본진에 2해처리를 늘리고 4해처리 물량으로 쌈싸먹은 다음
타 스타팅 2개를 한꺼번에 가져간 뒤 울링체제 변환, 이윤열선수의 미칠듯한 방어에도 불구하고 결국 박성준선수가 이긴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멋지게만 보였던 그 전략이 이제는 박성준선수가 쓸 때마다 지기만 하는 빌드로 변했습니다.
본진에 2해처리가 올라가기만 하면 '아 또 올인이야?' 하고 한숨 쉬면서 경기를 보다 보면 결국 테란의 방어에 막히고 허무한 gg의 연속..
왜 자원전도 잘하면서 항상 그렇게 좁은 타이밍을 비집고 들어가는 줄타기 마냥 아슬아슬한 경기운영을 하는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최연성선수와의 질레트 4강 5차전, 변형태선수와의 ever2005 8강 2경기, 이병민선수와의 결승 2, 3경기 등등 물량으로 테란을 압도하는 경기는 많았는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뿐입니다. 상대방이 투신을 상대할 땐 항상 방어를 염두에 두는 걸 눈치채 주길 바랬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경기에서 또 다시 올인 플레이를 펼친 다면 그의 테란전은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3번째 해처리가 1시쪽 미네랄 멀티에 펼쳐지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이건 고수들 리플 보면 루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히럴을 위한 빠른 미네랄 멀티다. 드디어 더블커멘드를 다른 방법으로 이길 연습을 하고 온 것인가!!'
그리고 저글링 1기의 완벽한 난입...  늘어만 가는 투신의 해처리.. 점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변형태선수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습니다. 첫 교전에서 탱크 1기를 포석으로 저그 병력을 낚시질(;;)한 다음 다리 건너 탱크로 큰 이득을 보았죠.
순간 좀 당황하긴 했지만 박성준선수는 자원에서 앞선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소모전을 펼쳐줍니다.
그리고 최종병기 디파일러의 등장~ 보통 다크스웜을 치면서 히드라로 탱크 일점사를 자주 해주는데 여기서 투신의 센스가 빛을 발합니다.
스커지의 생산은 최대한 줄이고 대신에 다크스웜에 이은 히드라의 빠른 이동으로 베슬을 계속 일점사로 잡아내는 것입니다!
마치 북산 vs 산왕 경기에서 도감독이 강백호가 북산의 좋은 흐름의 원천이라는 걸 알아챈 것처럼-_-;; 디파일러의 천적 베슬만 잡는다면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거죠.
게다가 테란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빠른 업그레이드로 점점 경기를 압도해 가기 시작합니다.

2챔버에서 방업과 히드라 공업만 해주는 걸 보니 완전히 작정하고 히럴 물량전을 생각하고 온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멋지게 승리를!! 뇌속까지 안심빠인 저로서는 정말 짜릿한 한판이었습니다~!!
저그맨, 007 등 히럴 최강자들의 리플로 익숙한 패턴의 경기였지만 평소엔 잘 하지 않던 플레이인 만큼 박성준선수의 경기가 멋져보이더군요.
이걸로 이번 스타리그를 좀 더 기대해도 될까요? 박성준선수 예전보다 연습량을 늘렸다는데 숨쉴 시간은 있는지 모르겠네요.
더욱더 진화해서 지금의 부진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처럼 역사에 남는 그런 플레이어가 되길 바랍니다!!!
뭐, 이미 제 마음속에선 전설이지만^^

p.s 오늘 변형태선수 응원단 멋졌습니다. 솔직히 처음 카메라에 잡혔을 땐 의자에서 쓰러질 정도로 웃었는데-_-;;
      계속 보니까 은근히 비장한 느낌이.. 우리쪽은 치어풀도 없구 괜히 꿀리더라구요 ㅠ.ㅠ
      방학되면 꼭! 메가웹에서 박성준 화이팅~ 을 외쳐보고 싶습니다.

p.s2 배경음악은 개인적으로 게임 음악계의 불후의 명곡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스2 오프닝곡 'To make the end of battle' 입니다.
       j.d.k 밴드 어레인지 버젼이구요, 제목이 박성준선수의 닉네임과 꼭 맞는 느낌이 들어서 넣어봤습니다^^

p.s3 수도권에 사는 안심빠 여러분 생파가세요~~ 전 가고싶어도 멀어서 못가는데 ㅠ.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유신영
05/12/10 00:41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이것은 불후의 명작!
진공두뇌
05/12/10 00:43
수정 아이콘
싸우지 않는 투신도 무섭습니다.
김영대
05/12/10 00:43
수정 아이콘
크.. 뇌속까지 안심빠~
저도 뼈속까지 안심빠인데.. 크크..
내 안에 안심있다. 크크
이번에 역사 한 번 쓰자구요! 아싸!
Liebestraum No.3
05/12/10 00:47
수정 아이콘
모처럼 투신다운 경기였습니다.
남자이야기
05/12/10 00:51
수정 아이콘
투신으로서의 강력함.
상대방과 심리전을 하면서 후반을 운영하는 능력.
어제 경기는 정말 흐뭇하더군요^^
마요네즈
05/12/10 00:52
수정 아이콘
Daily MVP 투신..
오프닝의 비중이 적었을때, 좋은 성적을 매번 냈던 만큼. 이번에도 최소 결승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이 기세로 우승해서, 다음 시즌 오프닝은 이번 시즌의 오영종 선수만큼 비중있는 역할로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I have returned
05/12/10 00:54
수정 아이콘
정말 제가 쓰고 싶던 글을 써주셨네요^^
박성준 선수가 확장+히럴위주 조합으로 플레이해주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정말 가슴속까지 후련한 한판이였습니다
박성준 선수 너무 잘했지만 그래도 좀더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싸움을 걸기전에 속업 오버로드로 병력규모와 위치를 확실히 파악한 다음 싸우는것이 좀 필요해 보이더군요
첫 교전에서 다리 건너 탱크의 존재를 모른 상태에서 싸웠기 때문에 병력 손실이 매우 컸죠 하마터면 거기서 게임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저그맨같은 히럴 고수들에 비하면 평소 잘 안하던 플레이라 그런지 약간은 매끄럽지 못한 감이 있긴 했습니다만 박성준선수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히럴을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병력을 약간은 꼴아박는 감이 있더라도 상대병력을 줄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냥 거칠게 밀어붙이더군요
그리고 다크스웜과 플레이그 등의 디파일러 활용은 디파일러 잘쓰기로 소문난 다른 저그유저들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더군요
이제 투신을 상대하는 테란 선수들은 4햇 올인러쉬냐 확장후 히럴이냐 하는 두가지 카드를 놓고 고민해야 할테니 상대하기가 까다로워질듯 합니다
왠지 이제부터는 옛날처럼 테란전 연승 모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기고 지고 하는 정도는 될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 정도만 되도 플토전이나 저저전의 압도적인 승률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위치를 지킬 수 있겠죠
워3나해야지
05/12/10 00:55
수정 아이콘
아 왜 디지님이 성준선수 글안쓰시지 생각했었는데 올라왔군요

아 요즘엔 그냥 안심씨 응원만하고 스타는잘안해서;;
intothestars
05/12/10 01:00
수정 아이콘
앗, 이건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이스2의 오프닝송! 디지님 혹시 이스시리즈의 다른 명곡들도 가지고 있나요? 다른것도 듣고 싶어요. too full with love, endless history, stay with me forever.. 또 뭐가 있더라... 이스1 엔딩송이랑 기억이 잘 안나네..
멧돼지콩꿀
05/12/10 01:01
수정 아이콘
전율적인 공격이라는 무기를 가진 투신에게 운영이라는 날개를 달아서
세손가락을 보이며 3회우승하길 기원합니다.
조영래
05/12/10 01:08
수정 아이콘
투신 박성준 만세~
WizardMo진종
05/12/10 01:47
수정 아이콘
무슨곡인가했네요. ㅋ 일단 이곡부터 저장해야지.
Judas Pain
05/12/10 01:57
수정 아이콘
투신에겐 돈도 명예도 열성적인 여성팬도 치어풀도 하다못해 오프닝에서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없지만, 그에겐 비전이 있어요
그는 위대해질 겁니다 그리고 이 바닥에 전설로 이름을 남길겁니다
그러기 위한 여정에 저런 거추장스러운것들이 없는게 오히려 홀가분하지 않나요

박성준... 조지명식에서의 그 씁슬한 얼굴을 봤습니다
자신을 무시하는 이 쇼의 흥청거림, 다 비웃어 버리곤 우승을 주르륵 꿰차서 그토록이나 당신을 드러내길 꺼려하는 오프닝 쇼에서 메인에 나오지않게 하고는 못배기게 하는 악취미도 한번 길러보는것도 좋지 않아요?
재밌고 유쾌한 목표죠
로니에르
05/12/10 02:38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 승리 축하합니다^^
사고뭉치
05/12/10 03:57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를 응원하시는 분들이 조금만.. 아주 조금만 활동적이 되셔도 좋을텐데요.. ㅠ_ㅠ
여기저기서 보면, 은근히 박성준 선수의 팬분들 많습니다.
그 수만큼 많은 분들이 그냥 멀찍이서 바라만 보십니다.
마음속으로 응원해주시고..
그래도 오늘처럼 팬이 없다 어쩐다는 소리가 나올떄면..
그 많은 분들의 부끄러움이.. 조금만이라도 날라가버렸으면 좋겠어요.. ㅠ_ㅠ
사고뭉치
05/12/10 03:5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ㅠ_ㅠ
유신영
05/12/10 09:38
수정 아이콘
그는 역사에 남을 게이머의 자리에 올라설 것입니다!
05/12/10 10:28
수정 아이콘
정말 이번 게임 멋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팬들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투신이기때문에 .. 투신인터뷰처럼 역사에 길이 남으세요^^
낭만토스
05/12/10 10:29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는 박성준선수처럼 했고 오히려 박성준선수는 박성준선수처럼 했네요. 물론 그 박성준선수는 그 박성준선수입니다.
가승희
05/12/10 12:33
수정 아이콘
솔직히 박성준선수의 테란전에 대해 불안감이 있었는데..
한경기만으로 충분히 불식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보고 약간의 전율감을 느꼈습니다.
거만하진 않지만 엄청난 자신감을 볼수있는 내용과
특히 마지막멘트 역사에 남을선수가 되겠다는말
절정의 포스를 가진건 아니지만 정말 무서운 선수 같습니다.
홍진호선수 팬으로써 박성준선수 정말 질투나고 부럽습니다. 그리고 대단합니다.
투신아
05/12/10 12:37
수정 아이콘
저도 글 을 잘 못 써서....
Dizzy님이 글 올리기를 기달리고 있었어요...
투신 오늘 승리 멋있엇지만... 요환 선수 하고 경기는 더욱 강한 포스를 내보 자고요... 화이팅...... 투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요2년동안 매일 봤네요...
해피베리
05/12/12 10:48
수정 아이콘
이날 박성준 선수의 경기 꽤 재미있었어요.. 단지 저는 치어풀이 없는게 너무 맘에 걸리더라구요...제가라도 만들어 주고 싶지만 저는 포토샵도 못하는 컴맹이라.. 안심빠 여러분~치어풀 좀 만들어주세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045 주간 PGR 리뷰 - 2005/12/03 ~ 2005/12/09 [5] 아케미5245 05/12/10 5245 0
19044 2006 독일 월드컵 조편성 이모저모... [32] 최종현-_-4027 05/12/10 4027 0
19041 2006년 독일월드컵 각조편성..(우리나라 경기일정 추가) [109] estrolls5232 05/12/10 5232 0
19039 요즘의 김성제..그리고 박태민.. [10] 김호철4119 05/12/10 4119 0
19037 [4] So Far... So Good... So What...? [9] Saviour of our life4137 05/12/10 4137 0
19036 역사에 남기 위한 첫 발걸음.. 박성준의 시원한 히드라 럴커~^^ [22] Dizzy4573 05/12/10 4573 0
19034 기대되는 어떤 게임의 예고편 [2] 포르티3631 05/12/10 3631 0
19033 자, 잘된점을 한번 이야기해 봅시다! [8] The Drizzle3789 05/12/10 3789 0
19030 너는 왜 살아? [23] Timeless3770 05/12/09 3770 0
19029 팬이라는 사람들... [6] 가루비3703 05/12/09 3703 0
19028 메이저리그팀과 프로게임단의 닮은꼴 찾기 (1) [7] 로망테란4061 05/12/09 4061 0
19027 이번주 주말에 관심 한 번 가져볼 만한 리그의 마지막을 즐겨보실래요? [5] 워크초짜5812 05/12/09 5812 0
19026 과연 박성준선수(삼성)의 고집이었을까? [58] 낭만토스4213 05/12/09 4213 0
19025 프로 = 승리? [5] Winjun3717 05/12/09 3717 0
19024 저는 게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습니다. [33] legend3867 05/12/09 3867 0
19023 신한은행 스타리그 16강 1주차 시합 [22] kama4132 05/12/09 4132 0
19022 도대체 프로게이머란 어떤 존재란 말입니까? [211] legend5259 05/12/09 5259 0
19020 완전소중 견제양. -_-; (경기 내용 스포일러) [97] [couple]-bada4806 05/12/09 4806 0
19019 프로토스의 정신력vs저그의 근성 [23] jyl9kr3759 05/12/09 3759 0
19018 최연성 선수의 인터뷰를 읽어보고 난 뒤... [104] 케이5764 05/12/09 5764 0
19017 [Zealot] 다른 방면으로 이 세상을 본다면 [9] Zealot3647 05/12/09 3647 0
19016 싸이언 MSL 승자4강 마재윤선수vs최연성선수 경기를 보고생각한 분석 [5] 나르크4282 05/12/09 4282 0
19015 그가 다시 한번 거듭나다 (스타리그 2경기 스포일러) [28] 진공두뇌3488 05/12/09 348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